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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고기 없는 치킨’ 열풍 불까
  • 2019.09.03.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소고기 맛이 대체육류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식물성 재료로 만든 ‘닭고기 맛’ 치킨이 글로벌 패스트푸드체인 케이에프씨(KFC)에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KFC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닭고기 맛이 나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Beyond Fried Chicken)을 조지아 주 애틀란타의 한 식당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KFC 제공]

KFC는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 대체품을 제조하는 식품업체인 비욘드미트와의 협업을 통해 너겟과 뼈 없는 닭날개 제품을 출시했다.

이 매장에서 시범 출시한 ‘가짜 치킨’은 5시간 만에 매진됐다. 이날 팔린 식물성 치킨(뼈 없는 날개와 너겟) 판매량은 인기 제품인 팝콘 치킨의 일주일치 판매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KFC는 밝혔다.

비건 운동가 애슐리 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을 사기 위해 애틀란타 매장 앞에 긴 줄을 서서 두 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KFC는 고객의 반응을 살펴본 후 출시 품목과 일정을 결정해 전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케빈 호츠만 KFC 대표이사는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은 너무 맛있어 우리 고객들은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는 것을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치킨을 맛본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진짜 닭고기의 맛과 식감을 갖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치킨의 식감과 다르다는 사람도 나왔다.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을 사기 위해 KFC 애틀란타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 [Ashley Renne 트위터]

이런 논란에도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은 KFC를 비롯한 치킨 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욘드미트의 에단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KFC는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많은 소비자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점은 전설적인 커널 자신이 이 중요한 순간을 즐기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널 샌더스는 KFC의 창업자로, KFC의 할아버지 마스코트는 그를 본뜬 캐릭터다.

최근 미국에선 식물성 재료의 가짜 고기를 끼워 만든 채식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채식이 육식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식물기반 단백질에 대한 수요는 식당 고객들 사이에서 급증했다. 2017년 11월부터 일년간 식물성 단백질의 식당 출하량은 20% 늘었다.

가짜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는 자사의 채식버거 패티를 납품받는 식당이 미국 전역에서 2만곳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도 임파서블 푸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 4월부터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등 59개 매장에서 식물성 버거 ‘임파서블 와퍼’ 시험 판매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도 미국 시장에 식물성 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내놓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모닝스타의 분석가 R.J.하토비는 맥도날드가 늦어도 내년 초에는 미국 시장에 식물성 고기가 든 버거를 시험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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