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수면장애 환자 10월·3월에 많다는데…
  • 2019.09.20.
겨울전후 환절기 신체리듬 악영향
작년 수면장애 57만명 진료 경험
70세 이상 10명 중 3명 꼴 압도적

# 주부 김모(36)씨는 지난 해부터 1년 가까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3살과 5살 딸들이 엄마 없이는 잠을 못 자 함께 자는데 자는 동안 수시로 잠을 깨곤 한다. 걷어찬 이불을 덮어주고 소변이 마렵다고 일어나는 일이 자주 있다보니 숙면을 해 본 적이 언제인지 싶다. 이렇게 수면장애에 시달리다보니 하루 종일 피곤이 가시지 않아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진 것을 느낀다.

피부도 많이 안 좋아졌고 소화도 잘 안 돼 체중도 많이 빠졌다.자고 나도 피곤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이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계절별로는 겨울을 전후한 환절기에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여 요즘같은 시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해 수면장애 진료 환자 57만명, 70세 이상 10명 중 3명 꼴=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음에도 낮 동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있어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수면장애 종류로는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이런 수면장애를 겪게 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하다. 일을 할 때도 집중이 안돼 업무효율 저하는 물론 운전 중 졸음 증상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몸에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활용해 최근 5년 간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8년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57만 명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1.1%가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을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했는데 70세 이상 진료인원이 15만6779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10만명당 진료인원도 3275명으로 나타나 70세 이상의 3.3%가 수면장애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65~69세가 2.2%, 60~64세가 1.7%, 55~59세가 1.5% 등 나이에 비례해 환자 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도별로 봐도 수면장애 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2014년 수면장애 진료 환자 42만명에서 2018년 57만명으로 연평균 8.1%씩 증가했다.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4배 더 많았으나 그 차이는 지난 5년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로는 생리주기, 임신, 출산, 폐경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시기 호르몬과 신체의 변화, 출산과 폐경과 관련한 우울과 불안 증가 등이 불면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각성반응과 관련한 콜티졸 분비가 사춘기 이후 여성에서 더 많은 점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인과 젊은층에서 불면 많아…환절기에 환자 급증=한편 성과 연령대를 같이 고려했을 때 60대 전체와 20~30대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생물학적 노화는 불면의 악화와 연관이 높은데 통증, 야간뇨, 호흡곤란, 하지불안증후군 등 노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불편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며 “또한 불면은 불안과 연관이 있는데 불안한 경험을 한 후에 혹은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을 앞두고 악화된다.

최근 20-30대에서 스트레스가 많고 20대 남성환자의 우울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 젊은 남성의 불면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계절적 특징도 있었다. 최근 5년 간 봄이나 여름에는 수면장애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반면 겨울 전후 환절기인 10월과 3월에 특히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10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은 월은 1, 3, 10, 11, 12월이었으며 그 중 10월(10만3777명)과 12월(10만5450명)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

박 교수는 “사람의 몸은 약 24시간 주기의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에 따라 수면 및 각성주기를 보이는데 빛 자극에 따라 멜라토닌의 생성이 조절되고 일주기리듬은 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들면 낮 시간 졸음이 길어지는 것이 야간 수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추운 날씨에 실내생활이 길어지는 것 또한 수면 및 각성주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