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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주 악재前, 팔아치운 특수관계인들, 해명은 그럴싸한데…
  • 2019.09.30.
‘임상 오염’ 공개전 주식 판 헬릭스미스 前사장 해명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바이오 주(株) 주가 띄우기를 한뒤 어느정도 자본이익을 실현하고는 임상 시험 문제 등 실물의 악재와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광신도’ 리더 처럼 “좋은 주식”이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주가를 지탱하는 자들이 있다. 결국 수많은 피해를 낸 채 몰래 빠져나가는 것이 바이오 1차 바이오 작전세력의 전형이다. 하락이 분명하므로 공매도 상품으로 추가 이득까지 챙긴다.

이후 제2, 제3의 ‘부흥꾼’들이 동일한 수법으로 적당한 이득을 취한 뒤 ‘먹튀’하고, 결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소액 주주들이 남아 신세를 한탄한다. 불쌍한 잔류파들은 소소한 악재만 나오면 생존본능에 정보출처를 향해 항거하지만, 대세는 이미 고꾸라져 있다.

임상 보다는 자본이득에 더 관심이 있는 일부 특수관계인들은 1차 작전세력, 2차 작전세력 비슷한 스탠스를 취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미 대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무렵에 등장하는 3차 작전세력과 막판 잔류파 사이에서 주식 매각에 나선다.

사회적 지탄과 개인 이득 실현 사이에서 눈치작전을 거듭하던 특수관계인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창업 당시 주식)가 이미 수차례 유상증자와 펀딩을 통해 커질대로 커졌으므로, 비록 후반이라 물은 좀 좋지 않아졌어도 충분한 이득을 남긴다. 제품의 상용화 보다는 자본이득 실현에 더 관심있는 극소수 특수관계인의 행태이다.

시장을 농락하다 ‘어깨’에서 팔아치운 1차 작전세력까지는 못되더라도, 꺼지는 장세의 ‘허벅지’ 쯤에서, 이미 알고 있는 나쁜 재료 공개 이전에 창업 멤버 혹은 창업 주주 중 일부가 주식을 팔아치우는 행태는 흔히 보아왔다. 이쯤되면, 선량한 개미들도 알아서 현명한 손절매를 할 수도 있건만, ‘미련’이라는 것은 참 모질다. 커뮤니티에 가면 바이오 작전세력들의 농간때문에 알토란 같은 재산을 다 잃었다며 ‘자살’을 거론하는 글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망연자실 소액주주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1년여 사이 A사 특수관계인이 회사가 박살나고 있는데도, 악재 공개 이전에 1000억원 이상의 물량을 팔아 먹었다. 헬릭스미스의 전(前) 대표 김용수씨도 이 회사 주력개발 신약물질 VM202의 임상 오염이라는 악재가 터저나오기 직전, 보유 주식 일부를 매도했는데, 몇가지 이해되는 점은 있지만, 나머지 잔류 주주들의 시선이 매섭다.

김씨는 30일 주식 매도관련 해명서를 자기가 지휘했던 회사에 냈다. 헬릭스미스로선 참으로 화가 날텐데, 친절하게 김씨의 해명서를 공개했다.

김씨는 해명서에서 “제 가족 명의로 보유한 헬릭스미스 주식의 처분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있다. 이에 대하여 임직원 여러분께 저의 진솔한 입장을 전달해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되어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총43만3274주 중에서 아내 보유분 증2500주 및 저의 큰 딸 보유분 증 500주를 9월23일 장내 매도했는데, 이같은 지분 매도는 헬릭스미스의 유상증자 참여 등을 위해 실행한 주식담보 대출의 상환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VM202의 임상(오염이 있었다는) 실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빚을 갚는데 썼다는 해명은 참으로 많이 보아온 내용이다. 설사 그게 사실이라도, 이전까지 하나 같이 그랬다.

김씨는 “처분한 주식은 저의 가족이 보유한 전체 주식 42만2273주 가운데 0.71%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량에 불과하며 제 가족이 주식을 처분한 사실은 법에서 정한 공시기한 내에 모두 공시했다. 전 대표이사로써 VM202의 성공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저와 제 가족은 아직도 42만주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저의 주식 매도로 인하여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일견 이해가 가는 면이 있지만, 자라 보고 놀란 소액 주주, ‘미련 잔류파’들의 가슴은 솥두껑 보고도 놀란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친 기업 치고 주가를 회복한 기업은 늘 없었다는 점이다. 김씨는 그나마 비판의 소지는 적다. 하지만, 앞서 해먹은 자들 중에는 파렴치한 특수관계인들이 적지 않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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