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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1순위는 건강 ①] '이명' 앓는 노인, 치매 부르는 '인지장애' 발생 위험 높다
  • 2019.10.01.
-보라매병원, 만성 이명 환자의 경도인지장애 발생율 분석
-만성 이명 환자 중 17%가 경도인지장애로 분류 돼

만성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치매의 원인이 되는 경도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이명’을 앓고 노인은 치매의 원인이 되는 ‘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외부에서 소리가 없는데도 마치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것이다. ‘귀울림’이라고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심한 만성 이명 증세를 보이는 고령 환자의 경우 경도인지장애(MCI)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김영호 교수팀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증세를 보인 65세 이상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K) 및 이명장애척도검사(THI) 등을 실시해 이명의 중증도와 경도인지장애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MoCA-K에서 23점 이상을 받아야 정상으로 분류된다.

연구 결과 58명의 만성 이명 환자 중 17.2%에 해당하는 10명에서 MoCA-K 점수가 23점 미만으로 나타났다. 23점 미만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다. 이들의 임상적 특징으로는 인지장애가 없는 48명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았으며, 청력 또한 상대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상인 사람들은 25.7dB에서 소리를 들은 반면 이명 환자들은 33dB에서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명장애척도 검사 결과에서도 경도인지장애 그룹의 평균 점수는 33.6점으로 대조군의 평균 점수인 21.9점보다 10점 이상이나 차이가 났다. 이명장애척도 점수는 30점 이상일 경우 이명으로 인해 성가심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이명으로 인한 성가심을 느끼고 있는 30점 이상의 환자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없는 48명 중 10%에 해당하는 5명만이 이명으로 인한 불편함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경도인지장애 그룹은 전체 10명 중 절반인 5명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심한 이명 증상과 경도인지장애 사이에 유의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도인지장애가 생기면 치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가면 길을 잃거나 평소 해오던 작업의 수행능력이 전보다 떨어지는 것 등이다. 함께 지내던 가족이나 친구를 완전히 못 알아보거나 갑자기 난폭해지는 등의 치매보다는 증상이 경미하다.

김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이명을 가지고 있는 고령 환자에서 심한 이명이 경도인지장애를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노년기에 심한 이명이 동반될 경우 주의력 결핍이나 일시적인 기억 손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낮은 수준의 인지장애일지라도 노년층에게는 치매로까지 발전될 수 있으므로 만성적이고 심한 이명 증세가 지속될 경우 속히 병원을 찾아 이명 및 인지기능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이비인후과학지인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지난 2019년 5월 발표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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