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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보다 기운 없고 잠 많아졌다면…‘계절성 우울증’ 의심
  • 2019.10.02.
-계절성 우울증은 주로 가을철 많이 발생
-수면 과다·무기력·체중 증가 등이 주 증상
-햇빛 충분히 쬐고 주변 사람과 대화하는 것 도움

가을철에 계절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주부 박모(42)씨는 가을이 되면서 잠이 많아졌다. 아침에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집안일을 하고 잠깐 소파에서 잠이 들고 일어나면 점심시간이 지나기 일쑤다. 그런데 이렇게 낮잠을 잤음에도 피곤함은 계속된다. 계속 누워만 있고 싶고 만사가 귀찮아 외출은 오히려 줄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다보니 우울한 감정만 커져간다.

가을이 되면 감성적으로 변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달리 말하면 기분이 울적하거나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시적인 우울감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특정한 기간에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르는 '계절성 정동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13년 계절성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7만 70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11.7% 정도 증가한 것이다.

주요 우울장애의 11% 정도는 계절성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우 계절성 우울증은 우울감과 무기력 등의 증상이 가을 또는 겨울에 시작되고 봄에 회복된다. 여름에 심해지는 우울장애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신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겨울형 계절성 우울증 유병률은 성별, 위도 및 연령에 따라 다양하다”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 이상 많이 나타나며 위도가 높고 북유럽과 같이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 거주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증상이 다르다. 일반적인 우울증이 주로 불면, 식욕저하,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는 반면 계절성 우울증에서는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는 과다 수면 증상이 나타나고 무기력이 심해 하루 종일 누워서 지내려고 한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하고 과식을 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겨울형 우울증의 경우 일조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신 교수는 "햇볕을 덜 받으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D가 줄어드는데 비타민 D 수치가 낮아지면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된다"며 "세로토닌은 기분과 식욕, 수면 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하므로 세로토닌의 감소가 계절성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햇빛을 충분히 보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일조량은 비타민 D를 만들어 관절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기분을 좋게 해준다. 적절한 신체 활동 역시 우울한 기분이 호전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낮 시간 동안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당분이 많은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신 교수는 “또한 야간에 스마트폰의 빛에 노출될 경우 생체리듬 불균형이 악화되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회적으로 고립될수록 우울한 기분이 심해지므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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