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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받는 20대 건강 ②]20대 간은 싱싱하다?…20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대폭 증가
  • 2019.11.28.
-해운대백병원, 20년간 간질환 유병률 추이 분석
-알코올성 간질환, 20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

지난 20년간 알코올성 간질환은 20대 젊은층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직장인 박모(28)씨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직장에서나 개인적으로 모임이 많아져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아졌다. 주변에서는 '아직 20대이니 간은 싱싱하겠다'며 술을 많이 권한다. 박씨는 평소에도 술을 즐기던 편이어서 술은 빼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술 먹은 뒤에는 피로를 많이 느끼게 됐다. 시간이 갈수록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피로감이 더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알코올성 간질환이 의심되니 최대한 절주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적절한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박승하 교수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김동준 교수팀은 19세 이상 한국 성인의 간 질환 유병률 추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1998~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4438명과 2016~2017년에 참여한 1만1455명의 간질환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18.6%에서 21.5%로 16% 증가했다. 또한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률은 1998~2001년 3.8%에서 2016~2017년 7%로 84%가 증가했다.

특히 알콜성 간질환은 6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에서 상승했는데 20대가 1.6%에서 6.4%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30대는 3.8%에서 7.5%, 40대는 4.2%에서 7.6%, 50대는 5.3%에서 8.6%로 각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복부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복부비만은 29.4%에서 36%, 당뇨병은 7.5%에서 10.6%, 고혈압은 22.6%에서 27.1%로 각각 증가해 만성질환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만성 B형 간염은 5.1%에서 3.4%로 감소했다. 만성 C형 간염은 기존(1998~2001년) 데이터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6~2017년 유병률은 약 0.3%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간 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유전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약 40%에 이를 정도로 많다. 이런 사람들은 술을 조금만 많이 마셔도 독성 물질인 알데하이드가 체내에 축적되어 부정맥 등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충분히 있는 경우라도 지나치게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에 의해 간세포가 손상을 입게 되고 장기적으로 손상이 지속되면 결국 간경화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박승하 교수는 “만성 간질환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고령화 등으로 인해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1인당 술 소비량이 증가추세여서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률과 합병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간질환은 바이러스 감염, 술, 만성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예방과 조기발견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 영문학술지 ‘임상분자간학(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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