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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집 넘어 과식 경쟁으로 비화된 먹방, 건강은 어쩌나
  • 2019.12.05.
‘20인분 인증’, 자극적 실황중계 유튜브영상 범람
전문가 “대장 괴사, 근경색, 뇌경색, 관절이상 유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삼겹살에 비빔면 20인분 해치웠다’, ‘갈비 20인분 무한리필 성공’, ‘삼시세끼 아닌 스무끼라도 식스팩 유지’, ‘어마어마한 먹방 영수증 인증’, ‘먹방 방송 12시간 먹어 통편집’…

TV먹방 방송. 그래도 ‘맛있는 녀석들’ 같은 TV프로그램 제작진은 과도하다 싶으면 통편집을 해 시청자에게 송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튜브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방비로 내보낸다. 이 사진은 보도용 자료사진으로, 이번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하다.

‘먹방’에 대한 숱한 영양학적, 의학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먹방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건전한 맛집 탐방, 지역 특유의 맛 체험을 넘어 ‘많이 먹기 과식 경쟁’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유튜버들의 과도한 경쟁은 청소년 등 구독시청자의 모방으로 이어져 뜻있는 전문가들의 걱정이 커진다.

유튜브는 방송윤리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3개월 동안 매일같이 음주 방송을 한 영상 창작자가 지난해 사망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유튜브 영상을 찍겠다고 한강에 걸어 들어간 고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극적인 콘텐츠의 확산도 문제이지만, 먹방 유튜버의 건강도 걱정스럽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한 유튜버가 주먹밥 먹방을 시도하던 도중 거품을 물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먹방 유튜버들의 건강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위는 원래 크기보다 68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데 먹방을 하느라 많이 먹게 되면 위가 늘어나면서 소장이나 기타 골반에 있는 장기를 압박하게 되고 심하면 횡격막을 눌러서 호흡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더욱 위험한 것은 위가 하대정맥이나 복부 대정맥을 눌러서 혈액의 흐름을 떨어뜨리고 소장이나 대장의 괴사나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많은 먹방 유튜버들이 과체중에도 시달리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먹방 자체로도 몸에 큰 무리를 주지만 과식으로 인한 비만도 무릎 관절 등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체중이 5㎏ 늘면 무릎에 주는 부담은 그 세배로 늘어나게 된다. 과체중은 이른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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