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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재발에 대한 불안감 높을수록 사망률도 높다
  • 2019.12.12.
-삼성서울병원, 악성 림프종 환자 추적 분석 결과
-재발 두려움 큰 환자, 사망 위험 2배 이상 높아

암이 재발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암 환자일수록 사망 위험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암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혈액종양내과 김석진,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2012년 2월부터 2017년 3월 사이 악성 림프종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 정도와 실제 사망률을 분석했다.

림프종이란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 중 하나다. 백혈병이 골수에서 시작하는 혈액암이라면 림프종은 백혈구를 이루는 림프구가 악성 종양으로 바뀐 경우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에게 암환자를 대상으로 만든 삶의 질(QOL-CS-K)을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 환자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재발에 대한 두려움 정도를 측정했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3세였으며 B세포 림프종 환자가 75.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84%가 ‘어느 정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했고 16%는 ‘두려움이 매우 심하다’고 답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예후가 좋은 저위험군 림프종 환자와 공격형 림프종 환자간 차이는 없었다.

평균 3.1년의 추적 관찰기간 동안 연구 참여 환자 중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89.2%가 림프종이 직접적 사인이었고 나머지 10.8%는 폐렴 등 다른 질환 탓이었다.

1000인년으로 환산한 사망률을 비교하면 두려움 정도가 심했던 환자군의 경우 46.6명, 대조군은 22.3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상대적 위험도를 계산했을 때 사망 위험은 두려움이 큰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2.5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 저위험군 비호지킨성 림프종 환자의 경우 재발에 대한 심한 불안감을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상대 위험도가 6.8배나 차이를 보였다.

이는 환자의 나이와 성별, 림프종의 세부 종류와 진행 상태, 암의 공격 성향과 치료 방법 등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에 대한 보정을 거친 결과다.

즉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것만으로도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 또한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큰 환자들이 더 낮았다. 같은 설문에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지표화 했을 때 두려움이 큰 환자는 평균 64.3점인 반면 대조군은 71.9점이었다. 이 밖에 신체, 인지, 정서, 사회적 기능 또한 재발 두려움이 큰 환자군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김석진 교수는 “암 치료 성적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암에 대한 환자들의 두려움은 여전하다”며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충분한 교육을 통해 이겨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주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환자에게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 개발로 환자들을 돕는 데 나서겠다”고 말했다.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FCR)과 사망률(Mortality)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이번 연구는 이 분야 1위 국제 학술지 ‘정신종양학회지(Psycho-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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