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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우면 안돼요’ 냉동실에서 탈출할 식품들
  • 2019.12.30.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냉동실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은 비밀공간이다.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배달음식부터 한참 지난 명절음식에 고기와 생선, 떡까지…없는게 없다. 하지만 냉동실은 어떠한 식재료도 장기보관할 수 있는 ‘만능’ 저장소가 아니다. 먹고 남은 식재료나 음식을 무조건 냉동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냉동실 보관은 수년까지도 가능하나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식품의 질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어떤 음식은 냉동후 맛이나 향을 잃어버릴 수 있으며, 질감이나 모양이 크게 변형될 수도 있다.

오이나 셀러리처럼 수분이 많은 채소가 대표적이다. 채소 속 수분이 얼음으로 바뀌면서 해동을 한 후에는 흐믈흐물해져 아삭한 질감을 망친다. 그린빛 색감이나, 맛이 변하는 것은 물론이다.

치즈는 냉동실에서 안전할 것이라 여기기 쉬우나 종류에 따라 냉동보관이 적절하지 않은 것이 있다. 크림치즈나 코티지 치즈처럼 물렁한 치즈들이 그렇다. 냉동실안에서 제대로 얼려지지 않고 물기만 더 많아진다. 단단한 형태의 치즈도 냉동하면 쉽게 바스러지기 때문에 미리 잘라놓은 후 냉동실에 넣어야 조각을 내기 쉬워진다. 수분이 많은 곤약 또한 냉동후 해동하면 탄력성이 떨어진다. 감자도 날 것 그대로를 얼리면 요리후 실망스러운 질감을 맛볼 수도 있다.

냉동보관으로 고유의 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향이 강한 향신료는 벌레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실온보다 냉동실에 넣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냉동시 습기가 생길 수 있으며, 맛이나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봉한 원두커피 역시 향이 변질된다. 개봉을 하지 않았다면 한 달 정도 냉동보관이 가능하지만 개봉한 원두는 사정이 다르다. 수분을 먹으면서 향이 달라지며 냉동실의 불쾌한 냄새까지 흡수한다.

맛과 향의 수준이 아니라 절대로 냉동실에 보관해선 안되는 식품도 있다. 날달걀은 얼리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팽창하면서 터져버리기 때문에 냉동실 안이 엉망이 될 수 있다. 또한 껍질에 들러붙었던 박테리아나 세균이 침투할 위험도 있다. 달걀을 냉동하고 싶다면 껍질을 깬 다음 밀폐용기에 담아 넣는 것이 좋다. 맥주와 콜라캔도 마찬가지다. 차가운 맥주나 콜라를 마시기위해 잠시 냉동실에 넣어두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냉동실에 개봉되지 않은 캔을 넣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물이 팽창을 하면서 캔이 폭발할 수 있다.

해동한 고기도 피해야 한다. 냉동식품 포장 뒷면에는 ‘해동 후 재냉동 금지’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아무리 냉동된 식품일지라도 박테리아가 일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동한 고기를 다시 얼리는 시간동안 증식된 박테리아가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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