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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를 지켜라!...의료진 사투'…도움되는 곳이라면 ‘醫兵’ 봇물
  • 2020.02.27.
26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잠시 없는 사이 창밖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잠시 없는 사이 창밖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내부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제가 아직 결혼한지 얼마안된 새신랑이라 와이프가 임신했을수도 있고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하지만 지역사회 보건을 책임지는 공중보건의로써 지금같은 국가적인 비상사태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자원을 했습니다.”(대구 파견 한 공중의)

코로나19가 대구를, 대한민국을 멈춰세우자 의료진이 응답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 무수히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지금도 최일선에서 쪽잠을 자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에서만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자, 한 걸음에 대구로 내려가는 의료진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지역 의료진의 숫자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폭증하고 대구의료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확진자들이 몰려있는 병원들의 의료진들의 피로도와 인력부족이 심각해지자 전국의 의료종사자들이 대구로 자원해서 모이고 있는 것.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전국의 의료진에게 대구를 도와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정부차원에서 투입할수 있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들을 지원했지만 아직도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자발적인 지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지난 26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자원자를 모집해 대구로 파견한 공보의는 모두 210여명에 달한다. 대구에 파견된 공보의들은 선별진료소를 찾은 유증상자에 대한 검체 채취 업무외에 행정스탭들과 한 팀을 짜서 직접 전화로 상담을 받은 가정을 방문해 집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역학조사까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구에 봉사를 자원한 한 공보의는 “하루에 보통 2~30군데 가정집을 방문하는데 한 집에 갈때마다 온몸을 감싸는 무거운 방호복(레벨D 방호복)을 갈아입기를 반복해야해서 체력적으로 좀 힘이 든다” 며 “식사는 이동채취를 하다가 인근 식당에서 해결하기도하고 간식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먹고 있다” 고 전했다.

대구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공보의들은 잠도 못자고 거의 매일 야근하다시피하는 하루 일과속에서도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스터디 클럽까지 조직해서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의 열정에 대해 고마워했다.

코로나 전쟁터로 달려온 이들에게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육체적인 피로뿐 아니라 바로 ‘감염 위험’이다. 지난 22일 공중보건의 첫 파견단으로 자원해 대구에 온 공중보건의 박 모씨(30)는 현재 대구의 한 보건소에서 레벨D 방호복을 입고 2시간마다 교대하며 쉬는 날 없이 매일 50~60명 정도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박 씨는 “방호복을 입고 있어도 감염 위험은 언제든 존재한다”며 “지금 가장 열악한 점은 물품 부족으로 인해 의료진 보호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장비가 손상되지 않도록 늘 긴장상태이다”고 전했다.

진료의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 역시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간호사 선생님들이 피로도가 누적되서 열이나고 이런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간호인력도 태부족이다”며“ 방호복이 하루에 500벌이 소요되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2500벌로 5일정도 버틸수 잇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 공보의들 외에도 대구시내 의사들과 전국의 의사들이 대구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대구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지난 25일 5700명의 대구시의사회 회원들에게 ‘동료 여러분들의 궐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보냈다. 이 회장은 호소문에서 “의료인력은 턱없이 모자라 신속한 진단조차 어렵고 확진 환자들조차 병실이 없어 입원치료 대신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며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공동 운영하던 개인 의원에 이날부터 10여일간의 휴가를 내고 이후 국가지정 코로나19 치료 거점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호소문이 전파를 타자 대구시내 200여명이 훌쩍넘는 의사뿐아니라 경북,광주,인천,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동참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5일 오전 기준으로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2명, 임상병리사 22명, 행정직 40명 등이 대구 의료봉사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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