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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산 딸기, 넌 다 계획이 있구나’…달콤한 두 가지 성장
  • 2020.03.02.
 
-식품업계, 음료와 베이커리ㆍ뷔페등을 통한 딸기 전쟁 돌입
-10년 사이 한국 품종 급증하며 지난해 보급률 95.5%, 2018년 채소 생산액중 1위
-수출도 꾸준히 증가, 전 세계 7위 딸기 수출국
-다양한 신품종의 개발로 제 2의 도약 기대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식물학적으로는 채소에 속한다. 하지만 탐스런 붉은빛에 향긋함까지 갖춘 딸기는 과일로 우겨보고 싶은 채소이다. 이맘때쯤면 더욱 화려하게 돌아온다. 각종 음료와 디저트, 베이커리, 뷔페 등을 통해 활용도를 뽐내는 그야말로 ‘딸기 전성시대’이다. 이 시기에 한국 품종 딸기는 놀라운 두 가지 성장으로 더욱 돋보인 활약을 펼친다. 일본 품종에서 의존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한국 품종의 보급률은 급증했고, 지난 2018년에는 채소중 생산액 1위를 차지했다. 불과 10년 남짓한 시간동안 판도를 뒤집은 것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우수 품종의 개발로 해외서 ‘달콤한 딸기’라는 평을 얻으며 ‘수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본 품종 밀어낸 대박 품종 ‘설향’=하우스 재배가 퍼지고 일찍 수확할 수 있는 품종의 개발로 1월부터 초봄까지는 딸기 맛이 가장 좋은 계절이 됐다. 이승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겨울 딸기는 낮은 온도 재배와 긴 성숙기간으로 당분 함량은 높고 신맛은 덜하기 때문에 맛과 품질이 봄 딸기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촌진흥청의 조사에서도 겨울 딸기의 평균 당도(12.5 브릭스)가 5월부터 나오는 봄 딸기의 평균 당도(10 브릭스)보다 높았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겨울 딸기 품종은 거의 대부분 한국 품종이다. 여기에는 일본 품종을 밀어낸 역전극 스토리가 숨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생산 딸기의 90%는 일본 품종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종자 개발에 나서면서 우리 품종의 보급률은 해마다 급증했고, 그 결과 지난 2005년 9.2%에서 지난해에는 95.5%까지 높아졌다. 10년 만에 이뤄낸 놀라운 성장 결과다.

가장 큰 공을 세운 ‘대박’ 품종은 ‘설향’이다. 이승호 농업연구사는 “10년 전에는 아카히메 등 일본 품종이 주류였으나 2005년 겨울철 하우스용으로 개발된 ‘설향’을 필두로 40종의 우수 품종이 개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지난해 국내 품종별 점유율을 보면 ‘설향’이 87.6%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설향은 달콤새콤한 맛과 풍부한 과즙을 선사한다. 재배농가에게는 친환경 재배까지가능한 고마운 품종이다. 생육이 왕성하고 흰가루병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대박’ 품종이라 불릴만하다.

농촌진흥청 제공

▶‘한국 딸기는 달콤’ 잘 나가는 한국 품종= 우리 품종을 심은 농가의 생산액도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딸기의 연간 생산액은 지난 2005년 6457억원에서 지난 2018년에는 1조30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채소중 1위 에 달하는 생산액 수치다.

농촌진흥청 제공

늘어난 생산량과 우수 품종의 개발은 수출확대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 딸기 품종은 동남아시아의 딸기 수출을 석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딸기 수출량은 지난 2015년 3678톤(t)에서 지난 2018년에는 4895톤으로 상승했다. 수출액 역시 신선딸기 수출은 2015년 3197만1000달러(한화 약 387억 원)에서 지난해 5264만7000달러(한화 약 637억원)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현재 한국은 아시아 2위(2018년 기준)의 딸기 수출국이며, 세계 순위 7위(1위는 중국)로 우뚝 섰다. 수출국가는 지난 2015년 19개국에서 지난해 26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는 달콤한 한국산 딸기가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유행을 끌 정도이다. 파인애플, 망고 등의 열대과일과 달리 겨울에 수확되는 한국 딸기품종은 대체할 수 있는 경쟁상품이 적어 희소성이 높다. 더욱이 사과, 배, 멜론 등은 중국산 경쟁상품이 있지만 딸기는 한국산이 가격과 품질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이다. 박혜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캄보디아 지사 관계자는 “한국산 딸기는 ㎏당 26달러(한화 약 3만 원)로 판매될 정도로 고가이지만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설향’이 국내 소비를 책임지고 있는 반면 ‘매향’은 수출전용 품종으로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딸기 한류’를 이끄는 주역이다. 설향보다 당도는 다소 떨어지나 뛰어난 저장성으로 수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 딸기 품종이 '매향'에 의존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도와 당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수출 품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계획은 있다. 딸기 산업 제 2의 도약을 위한 우수 신품종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며, 다행히 최근 주요 수출국에서는 좋은 반응도 얻기 시작했다. 매향과 설향의 교배조합을 통해 육종된 신품종인 ‘금실’은 과피가 단단해 쉽게 물러지지 않으며, 복숭아 향까지 난다. ‘아리향’은 기존 재배 품종보다 50% 이상 크고, 28%가량 단단해 선물용으로 좋다. 이외에 색이 붉은 ‘미소향’이나 과실이 크고 무거운 ‘킹스베리’ 등 다양한 신품종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 딸기보다 큰 사이즈의 킹스베리 [사진=BGF 리테일]

▶유통가는 지금 딸기 마케팅 전쟁=국내에서도 딸기 소비 시점이 앞당겨지며 나날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식품업계에서는 향긋한 딸기 모시기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특히 매년 새로운 식재료와 결합되는 딸기 음료는 봄을 기다리는 소비자 심리가 가장 높게 반영되는 분야다.

최근 딸기 신제품 4종을 선보인 공차코리아

시즌마다 딸기 음료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공차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출시된 딸기 신메뉴 4종은 한 달만에 100만 잔을 돌파하며 자체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이지현 공차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딸기 신메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126% 이상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며 “색이 화려할 뿐 아니라 봄을 닮은 산뜻한 맛을 지녔기 때문에 흥행을 보증하는 식재료”라고 했다. 또한 “우유와 결합하면 달콤한 맛을, 탄산수와는 산미를 통한 청량감을 주는 등 결합되는 식재료마다 바뀌는 매력이 인기 요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트렌드로는 “향미좋은 밀크티나 청량한 티에이드에 활용한 음료가 1020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제과 또한 최근 ‘딸기 맛집’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요거트와 커스터드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외에 호텔이나 베이커리점등에서도 각종 디저트에 딸기를 올려놓기 분주하다.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딸기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신품종을 통한 새로운 딸기 결합 메뉴들이 주목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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