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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게으른 사람들의 레시피’ 인기
  • 2020.04.11.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홍콩에서 일명 ‘게으른 사람들의 레시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소개했다.

홍콩은 거주 면적이 좁아 전통적으로 외식을 선호해왔지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요리 실력이나 조리기구가 부족해도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나인식보’(懶人食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명 ‘게으른 사람들의 레시피’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인식보는 거창한 재료나 요리 기술 없이 구하기 쉬운 식재료와 밥솥, 전자레인지 등 간편한 조리 기구를 활용해 요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컵라면에 치즈, 유유 등을 추가해 풍미를 더하거나, 밥을 지을 때 라면과 조미 소스를 함께 넣어 짓는 것과 같은 요리법이다. 먹고 남은 컵라면 국물을 이용한 계란찜, 밥과 컵라면을 함께 넣은 볶음밥 등 따라하기 쉽고 간단한 레시피들이다. 나인식보에는 화려한 식기와 감각적인 플레이팅도 필요없다. 서류 더미, 컴퓨터, 타자기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음식들이 구성된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인 동시에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인식보 열풍에 따라 한국의 레시피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홍콩 언론인 HK01에서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 ‘괴팍한 5형제’에서 선보인 바나나+김치, 아이스크림+참기름, 컵라면+마요네즈 등 의외의 음식 궁합을 소개했다. 또한 2가지 종류의 인스턴트 면을 함께 조리해서 새롭게 즐길 수 있는 한국 라면 레시피가 소개되기도 했다. 홍콩에 진출한 한국 인스턴트 면은 대부분 라면으로, 불닭볶음면이나 치즈라면, 짜파게티 등 이색 제품을 통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홍콩에서는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위와 코로나 확산 등으로 인스턴트 면 시장 수요가 크게 증가한 상태다.

홍콩은 수입식품의 진입장벽이 낮고 유행에 민감한 시장으로 신제품의 진입과 퇴출이 빈번하다.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고수하기보다 새롭고 참신한 제품을 시도하는 것을 즐긴다. 특히 면류는 홍콩의 주식으로 라면, 국수, 파스타 등 종류가 다양하고 수요도 높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홍콩의 면 시장이 매년 4% 성장률을 보이면서 오는 2024년에는 20.5억 홍콩 달러(한화 약 3259억)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T 관계자는 “코로나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홍콩인들에게 나인식보는 소소한 재미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라며 “신제품과 트렌드에 민감한 홍콩에서 인스턴트 면류 시장은 맛은 물론, 재료나 조리법 등에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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