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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졸중 의심되는 상황이라면…‘이웃·손·발·시선’을 살펴라
  • 2020.05.14.
아주대병원 홍지만·이성은 교수팀
‘3단계 뇌졸중 선별시스템’ 개발
의사 아니더라도 중증 여부 확인
표정·거동·발음·시선처리로 분류
편마비·언어장애 동반한 3단계땐
큰 병원서 즉시 응급수술 받아야

지난해 8월 대전소방본부 상황실에 한 소년의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엄마가 이상해요, 갑자기 쓰러졌어요” 대전 서구에서 A군(11·초등학생) 군이 엄마(33)가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119에 신고한 것이다. A군과 형인 B군(12) 군은 엄마의 상태를 침착하게 설명하는 한편 학교 등에서 배운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떠올려 엄마의 가슴과 다리를 마사지했다. 맥박과 의식이 없던 형제의 엄마는 구급대원이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맥박을 되찾았다. 만일 가족 중 누군가 혹은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이 뇌졸중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응급의학과 이성은 교수팀은 눈이 한쪽으로 쏠리는 안구편위, 걸을 수 없는 편마비, 언어장애 중 한가지라도 해당된다면 바로 119로 신고하고, 바로 막힌 뇌혈관을 뚫는 응급 혈관재개통술이 가능한 큰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중증 뇌졸중을 의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선별할수 있어= 연구팀은 4년간 뇌졸중 의심 증상으로 아주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총 1599명의 환자의 △ 임상정보(Clinical Information) △ 생체징후(Vitial Signs, 혈압·맥박·체온·호흡수) △ 초기 혈액검사 소견(Initial Labs)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1.2.3단계로 뇌졸중 아형을 분류하는 선별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뇌졸중 선별시스템은 뇌졸중에서도 중증 뇌졸중을 의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선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선별시스템은 1.2.3단계로, 1단계는 뇌졸중인지 아닌지, 2단계는 뇌졸중이 맞다면 출혈성인지 허혈성인지, 3단계는 허혈성에서 급하게 혈관재개통술이 필요한 급성대형동맥폐색인지를 단계별로 분류한다.

1단계는 △ 연령대가 젊고(40대 이하) △ 뇌졸중 위험인자(심장질환, 발작 혹은 정신과적 병력, 혈당 등)가 없고 △ 편마비가 없고 △ 초기 혈압이 낮은 경우로, 이 경우 뇌졸중이 의심되었지만 실제 뇌졸중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2단계는 △ 의식저하 △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60세 미만) △ 높은 초기 혈압 △ 뇌졸중 위험인자(심장질환, 당뇨 등)가 적은 경우로, 이 경우 출혈성(뇌출혈)일 가능성이 높았다.

3단계는 △ 안구편위(눈이 좌-우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 △ 걸을 수 없는 편마비 △ 언어장애가 동반된 경우로, 신속히 응급혈관재개통술을 통해 막힌 뇌혈관을 뚫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3단계에서 응급 혈전제거술이 필요한 급성대형동맥폐색일 가능성이 눈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으면 약 21.7배, 팔 마비가 있을시 약 2.2배, 언어장애가 있을시 2.4배 높아졌다. 이번 1.2.3단계 분류는 특히나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 많은 뇌졸중 환자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CT, MRI 등의 영상검사 전 눈으로 보이는 신체적 증상과 환자 및 보호자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병력, 생체징후, 기초검사 등을 통해 뇌졸중의 유형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꼭 알아두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관한 홍지만 교수는 “이번 선별시스템은 특히 치료에 민감한 3번째 단계를 선별하기 위한 것으로, 이 3단계를 신속하게 선별하지 못해 치료시기가 늦춰진다면 사망에 이르거나 살아남더라도 평생 장애를 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이웃·손·발·시선” 이라는 한글표어를 기억하세요=또 119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본 연구의 1저자인 이성은 교수는 “중증 뇌졸중의 경우 본인이 의사표현을 하거나 거동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의사가 판단하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의 신속한 선별이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범국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지만 교수는 누구나 쉽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이웃·손·발·시선’이라는 한글표어를 기억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하고 웃어 보세요’ ‘양 손을 들어 보세요’ ‘발음이나 언어장애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확인하세요’로 중증 뇌졸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번에 구축한 뇌졸중 선별시스템은 뇌졸중 여부와 치료 단계별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의 치료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선별시스템을 개발하여 왔으나, 복잡하거나 유형을 분류하지 못해 의료현장에서 사용에 제한이 많았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월 15일 SCI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임상 정보, 활력징후 및 초기 실험실을 통한 단계별 뇌졸중 인식 : 전자 건강 기록 기반 관찰 코호트 연구 ’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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