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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혼용하면..결과는 ‘경악’
  • 2020.05.25.
분당서울대병원 19세 이상 남성 7505명 대상 연구
전자담배 이용자 85%가 궐련과 이중사용, 금연의지와 시도율은 높으나 흡연량 차이 없어
이중사용자 집단 대사증후군 유병률 비흡연자 比 2.79배, 일반흡연자 比 1.57배 높아
일반흡연자 대비 니코틴 의존도 및 요중 코티닌 수치 높고,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 경험율↑
이중사용자 집단에 적극적 금연치료 및 개별화된 생활습관 중재 필요

[헤럴드경제(분당)=박정규 기자] 전자담배는 심심하지만 냄새가 적고, 일반담배는 냄새가 부담이다. 요즘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흡연자가 많다. 결과는 어떨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춘영 전문의)의 연구 결과, 전자담배와 일반담배(궐련)를 함께 사용하는 흡연자집단이 일반흡연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전자담배는 전기로 발생시킨 니코틴 증기를 흡입하는 형태의 담배로, 잎을 태우는 과정이 없어 연기 및 냄새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한국 성인 남성의 전자담배 이용률은 증가하고 있으나, 많은 경우 전자담배를 독립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반담배와 혼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실내 흡연 등 상황에 맞춰 두 담배를 번갈아 피우는 것이 궐련만 이용하는 것에 비해 더 해롭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기헌 교수 연구팀이 궐련과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사용자집단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해 이러한 흡연습관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2013년-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19세 이상 남성 7505명 대상으로 이중 사용자와 일반흡연자(궐련 단독 흡연자), 비흡연자 간 비교를 통해 대사증후군을 중심으로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의 유병률을 분석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 질환 및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 고혈당, 혈중지방, 비만 등 신체 이상 상태의 집합을 의미하는데, 이를 가진 환자의 경우 심장 및 혈관 이상이 생길 위험이 배 이상 높아지며 당뇨병의 발병이 열 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심혈관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다.

연구 결과, 이중 사용자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비흡연자의 2.79배, 일반흡연자에 비해 1.57배 증가했으며, 세부적으로는 대사증후군 구성 요소인 복부비만,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또한 니코틴 의존도 및 요중 코티닌 수치가 일반흡연자와 비흡연자에 비해 증가했으며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 경험률도 높게 나타났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연구 1저자 김춘영 전문의

주목할 사항은 전자담배 이용자의 85% 이상이 이중 사용자였다. 이들의 금연 의지와 금연 시도율은 일반흡연자에 비해 높았지만 평균 흡연량의 차이는 없었다. 니코틴 의존도와 요중 코티닌 수치는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전자담배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금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경우 완전한 전환 혹은 금연에 실패해 궐련과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며 오히려 대사증후군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에 노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김춘영 전문의는 “전국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규모 표본 연구를 통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흡연인구집단의 특성을 규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기헌 교수는 “전자담배 이용자의 대부분이 이중 사용자이며 대사증후군을 비롯한 신체적·정신적 리스크가 높게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중 사용자집단이 심혈관 질환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만큼 이들에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금연 치료와 개별화된 생활습관 중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서 발행하는 국제 저널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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