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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적없는 식품 구입은 끝” 포스트 코로나에 떠오른 ‘절제’
  • 2020.06.03.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상 속 ‘노멀’(normal)’은 새로운 세상에서 ‘뉴노멀’(New normal)로 바뀌는 중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뉴노멀이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에도 찾아온 것이다. 식품 분야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은 ‘뉴노멀’의 기준 가운데 하나로 ‘절제’를 꼽는다. 이제 소비자들은 쓸데없거나 탐욕에 그치는 식품 구입을 이전보다 덜 하게 됐으며,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에는 ‘절제’가 새로운 미덕의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습관 재평가하며 ‘절제’ 소비로 전환

브라질의 트렌드 연구가인 사비나 데위크는 ‘사물의 미래’(O Futuro das Coisas)사이트를 통해 “목적없이 소비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는 ‘절제 있는 소비’, ‘개념 소비’ 시대가 도래할 것을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도 최신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불필요한 품목은 줄이고, 보다 절제있고 의식있는 소비 행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유례없는 일상을 경험하면서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식량 구매의 어려움을 겪은 동시에 인류의 활동이 잠시 멈추자 환경 보호에 긍정적 영향이 미친다는 사실까지 깨달으면서 절제 소비의 가치에 집중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전 부족의 경험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심각한 불황과 실업 등을 겪은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내역서를 들여다보며 식품 구매에서도 지출을 줄여야 했다. 소비 대상과 목적을 꼼꼼히 따지는 ‘개념 소비’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소비습관의 재평가 시간을 제공했다고 분석한다.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식품은 무엇인지, 필요없는 경비는 어느 부분이었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보상 소비는 일시적 현상에서 그칠 것”

반면 최근에는 ‘보상 소비’가 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3월 쟝쑤성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점차 회복 추세로 접어들면서 중국인들은 보상성 소비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기존의 소비계획과 욕망이 일시에 분출되는 소비 현상을 말한다. 부정적 감정을 덜어내기 위한 보상 심리로 거액의 쇼핑을 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배송 플랫폼 어러마에 따르면 중단됐던 밀크티 매장 운영이 이뤄지자,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한 소비자는 한 번에 무려 77잔을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절제 소비와 반대되는 보상성 소비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

▶WEF “식량 증산보다 절제된 소비문화와 효율적 식량 시스템 정비” 제안

식품 구입에서 절제된 소비 문화는 전 세계 식량 문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기관지에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며 “탐욕적인 세계 경제 시스템이 지나친 생산과 소비의 낭비를 만들면서 현재의 식량 위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은 “코로나로 2020년 말까지 식량 위기를 겪는 사람들의 숫자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 유행)은 식량 생산과 공급 시스템을 새로 정비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와 각 기관 및 기업은 식량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정비되도록 조치해야 하며, 소비자는 더 적은 양의 음식을 구입하는 절제된 소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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