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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변화한 육류 패러다임 “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 2020.06.04.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오는 6월 5일은 유엔이 정한 ‘환경의 날’로, 올해 주제는 ‘녹색 전환’이다. 모든 분야에서 환경 가치를 담은 근본적인 패러다임(체계)의 변화를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전 세계인의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소비 형태는 이러한 가치를 담은 패러다임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것은 육류 소비다.

▶육류 소비→‘안전·건강·친환경적’ 식사로의 전환

단순히 먹기 위해서만 구입했던 육류 소비에서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육류 대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최대 육가공 수출국의 공장 중단이 계속될 경우 세계적인 육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육류 유통구조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육류 소비자의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내 붉은 육류의 공급은 감소됐으며,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미 농업 분야 협동조합은행 코뱅크(CoBank)에 따르면 지난 4월 셋째주 미국 내 소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24.5%, 돼지고기는 14.6% 하락했다.

육류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체육(Alternative meat)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속에 황금 기회를 잡은 산업이다. 박지원 연구원은 식물성 고기가 고기 섭취를 줄이려는 일반 대중까지 포섭하면서 향후 6년 동안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발달에 따른 맛·식감 등의 개선과 건강, 환경 및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 증가가 시장 성장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대체육 시장이 식물성 식단의 선택을 확장해준다는 이점이 있다”고 하면서도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가공식보다 천연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복 대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WHO는 최근 30년동안 매년 1개 이상의 인수공통감염병이 새롭게 출현하고 있으며, 이 중 75%가 야생동물에서 유래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모든 생명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식품 패러다임으로 변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근본 방안으로 자연식 섭취를 지금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ducetarian Foundation 홈페이지

▶“최적의 건강 식단은 육류가 적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은 고기를 많이 먹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릴리안 정(Lilian Cheung) 영양학 박사는 최근 CNN을 통해 “최적의 건강 식단은 육류가 적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이 더 좋다”라며 “붉은 고기가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심장병, 당뇨병 등의 질환으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자료들이 많다”고 했다.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 (2011)에 실린 연구에서는 평소 식단에서 붉은 육류를 매일 추가로 섭취한 그룹의 경우 제 2 형 당뇨병의 위험이 12 %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는 이러한 연구 사례를 들면서 당뇨병을 비롯한 각종 기저질환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서 특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국립보건원(ISS)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의 약 96%에게 지병이 있었으며, 사망자들이 앓았던 기저질환은 고혈압이 68%, 당뇨병 30%, 심장질환 28% 등의 순이다.

Reducetarian Foundation 홈페이지

▶“식물성 위주의 식사, 일상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가능”

 

릴리안 정 박사가 육류 대신 추천한 음식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생선이나 콩류, 견과류 및 씨앗이다. 다만 식물성 위주의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2와 철분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리듀스테리언 재단’(Reducetarian Foundation)의 창립자 브라이언 케이트만(Brian Kateman)는 “녹색잎 채소나 렌틸콩과 같은 콩류등 육류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이 우리 주변에는 풍부하게 있다”면서 “육류 소비를 줄이는 습관은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고기 대신 버터맛이 나는 아보카도나 이집트 콩, 버섯 등으로 식재료를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두부와 템페도 훌륭한 대체품이며, 간식으로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추천했다. 그러면서 그는 “흔히 사람들은 육류를 덜 먹는 자신의 한 끼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기대하지 않지만 사실 이는 전 세계 식품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대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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