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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동포의사 윤흥노 씨, 미국서 병원열어 평생모은 은퇴자금 모교(고대의대)에 쾌척
  • 2020.09.25.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고려대학교 의학과 64학번인 재미동포 윤흥노 원장이 고려대 국제재단(IFKU: International Foundation for Korea University, Inc.)을 통해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에 $870,000(한화 약 10억 4천만 원)을 기부 약정했다고 고려대의료원측이 빍혔다.

윤 원장은 고려대 의대 졸업 후 1973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당시 베트남 전쟁으로 의사가 부족했던 미국이 외국인 의사에게 문호를 넓혀 국내 의대 졸업생 800명 중 300명이 미국행을 택했던 시절이었다. 1975년 워싱턴에서 전공의 수련 중이던 윤 원장에게 워싱턴DC의 흑인 거주지 아나코스티아의 주민들이 찾아왔다. 마틴 루서 킹 암살의 여파로 황폐해진 동네에 병원을 열어달라는 부탁이었다. 윤 원장은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1978년 아나코스티아에 병원을 열었고 지금까지 4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긴 세월동안 단 한 번도 주민들과 마찰이 없었고, 누구보다 의사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의술을 펼친다는 보람으로 살아왔다.”고 말한 윤흥노 원장은 진보적인 사회활동가로서 2017년 8월부터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지사장을, 11월부터 민족문제연구소 워싱턴 지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미 정치인들과 의원 보좌관을 만나 조국의 평화통일 당위성을 알리는 데에도 힘써왔다. 또한 워싱턴 의회도서관이나 여러 아카이브에 있는 미-일 외교문서 등 사료를 발굴하는 것도 지원해왔다.

그가 모교에 기부한 돈은 평생 모은 은퇴자금이다. “모교에는 빚을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늘 있었는데 어떻게 갚아야할까 생각하다가 인생을 정리하기 전에 미리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고 기부배경을 밝히며 “서운할 수도 있을텐데 아내가 흔쾌히 뜻을 같이해주고 조금이라도 빨리 기부하라고 권유해주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미주 교우 방문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최근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미주지역 교우들과 온라인 화상 간담회를 가지며 교우들의 안부를 묻고 한가위 인사를 전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했던 윤흥노 원장에게도 정진택 총장은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어렵게 모은 은퇴자금을 기꺼이 기부해주신 윤 교우님의 뜻을 받들어 후학양성과 모교발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술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헌신해 오신 윤 교우님께 존경을 표한다. 윤 교우님께서 전해주신 정성은 고려대의료원이 첨단의학 기술을 연구하는데 귀하게 쓰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한편, 미국에 거주하는 납세 의무자가 고려대학교 국제재단(IFKU)을 통해 기부할 경우, IRS 규정에 따라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제재단은 윤흥노 교우에게 현지 전문가를 통해 IRS Tax deduction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제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 전액은 고려대로 입금된다. 고려대 국제재단은 1997년 10월 미주 교우들의 노력으로 뉴욕에서 창설되어 지난 23년간 고려대에 8백만 달러 이상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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