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웰빙
  • 치매 막으려면 ‘OO는 매일, OO는 일주일에 한 번 미만’
  • 2020.10.08.
-치매는 예방이 중요, 식단관리로 치매 위험 감소된다는 연구 이어져
-대시 식이요법과 지중해식단을 합친 ‘마인드 식단’이 긍정적 영향
-식단에서 통곡물, 녹색잎 채소, 베리류, 생선 섭취 늘려야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불행히도 뇌의 노화는 막을 수 없다. 다만 불필요한 가속도나 질병을 막을 수는 있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강조하듯 우리는 유전자의 노예가 아니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질병이 발현되는 힘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제어 능력은 우리 손에 쥐어진 포크에도 놓여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식단 관리는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알츠하이머와 치매 저널’에 실린 연구(2015)에 따르면 건강 식단을 잘 지키면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 발병 위험률이 최대 35% 낮아졌다. 유명 의학저널 랜셋(The Lancet) 연구에서도 평소 식습관과 운동, 두뇌 훈련에 따라 인지력 감소 및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건강한 식단의 유지는 만성질환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3일 만에 끝나버릴(?) 결심을 한 채 식단을 싹 바꿀 필요는 없다.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보고서에서 안젤라 박사(Angela L. Murad)는 “대시(DASH) 식이요법과 지중해식을 혼합한 마인드(MIND)식단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밝히면서 “간단한 식단의 변화만으로도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분석과 국내외 영양학자 및 전문의의 조언을 바탕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되는 식습관 규칙을 꼽아봤다.

▶통곡물은 매 끼

통곡물의 중요성은 매번 언급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메이요 클리닉의 안젤라 박사가 치매 예방을 위해 ‘매 끼 먹어야 할 음식’으로 언급한 것은 통곡물이 유일하다. 주식으로 현미나 잡곡, 귀리 등을 먹고, 빵과 파스타도 통밀로 바꿔 먹는 것이 좋다. 까칠한 식감도 물에 충분히 불리거나 조리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익숙해지면 특유의 고소한 풍미에 빠져들 수 있다.

▶녹색잎 채소는 매일

건강식에서 통곡물과 늘 붙어다니는 짝꿍은 녹색잎 채소이다. 풍부한 항산화물질은 뇌가 활성산소에 공격받을 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치매 발생률이 거의 0에 가까운 장수마을 그리스 이카리아섬 사람들은 이 녹색잎 채소를 매 끼 먹는다. 그것도 매우 다양한 종류를 유기농으로 직접 키워서 먹는다.

녹색잎채소 섭취를 위해 일주일 내내 초록 샐러드를 먹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겐 끓여먹고 데쳐먹고 볶아먹는 ‘시금치’ 카드가 있다. 장수 전문가인 미국의 유명 영양학박사 다릴 지오프리(Daryl Gioffre)에 따르면 마그네슘은 뇌의 기억이나 학습력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시금치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대표 채소이다.

▶생선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 역시 중요한 식재료이다. 뇌의 독성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염증을 제거해주는 역할이 바로 오메가 3지방산이며, 이는 고등어나 연어처럼 기름진 생선에 많이 들어있다. 다릴 지오프리 영양학 박사에 따르면 뇌에서 사용하는 주된 연료와 에너지원은 건강한 지방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항염증제로 기억과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것은 오메가3지방산이다. 또한 기름기가 많은 생선에는 비타민D가 많이 들어있어 혈관성 치매 등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을 먹으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뇌 손상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나왔다. 국제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 최신호에 실린 미국 콜럼비아대 연구에 따르면 생선 섭취가 가장 많은 여성의 경우 뇌의 백질(신경 섬유망이 모여있는 뇌의 속 부분)의 크기가 가장 컸으며, 생선 섭취가 가장 낮은 그룹은 평균보다 백질의 영역이 수축됐다. 백질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 기억과 생각 등의 부분에서 뇌 관련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생선 속 오메가 3지방산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

 

▶베리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마인드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자주 거론되는 단골 식이요법이다. 지난 2015년에 이어 2017년에도 마인드 식단이 치매 위험을 최대 35%까지 낮춘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마인드 식단은 통곡물과 녹색채소, 올리브유, 그리고 베리류의 섭취를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베리류에는 블루베리나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이 해당된다. 모두 기억력을 향상하는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등의 항산화물질 함량이 높기로 유명하다. 냉동식품으로 구입하면 사계절 내내 간편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리브오일, 견과류와 친해지기

올리브오일은 지중해 식단의 핵심 요소이다. 이학영 신경과 교수는 “특정 영양소가 아닌 지중해식 식단(고기가 적고 과일, 견과류, 채소 및 올리브유가 많이 포함된 식단) 자체가 치매 발생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비교적 잘 밝혀져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에도 치매 예방 음식으로 지중해식이 권고되어 있다”고 했다. 올리브오일에는 오메가3지방산 외에도 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간식으로는 호두를 비롯한 견과류가 좋다. 항산화물질과 불포화지방, 비타민 및 미네랄이 들어있어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패스트푸드, 과자는 일주일에 한 번 미만

반면 섭취 빈도를 제한해야 할 만큼 뇌가 싫어하는 대상도 있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 포화지방, 설탕등이다. 미국 보스턴대 영양학과 조앤 블레이크 교수에 따르면 포화지방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인지능력을 악화하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안젤라 박사는 “버터나 마가린의 섭취를 줄이고, 패스트푸드나 과자는 가능한 일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