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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32회 아산상 대상,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7년간 봉사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
  • 2020.10.19.
-의료봉사상, 19년간 파키스탄 사막지역 주민들 돌본 민형래 차초로병원 원장
-사회봉사상, 84년간 노인·장애인 등 소외계층 보금자리 되어준 성모자애원
-11월 25일(수)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시상식 개최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수여하는 제32회 아산상 대상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7년간 현지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병원과 유치원, 초등학교를 설립하고 봉사해 온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여,72세)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25일(수)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열린다.

아산상을 수상하는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에게는 상금 3억 원이 주어지며,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 7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여혜화 수녀는 필리핀 간호대학에서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소록도에서 3년간의 봉사활동을 마친 후 1993년에 1인당 국민소득 160불로 경제적으로 매우 빈곤한 아프리카 우간다 파견을 자원했다. 수녀회에서 최초로 우간다에 파견된 여혜화 수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무 기반도 없는 지역에서 힘든 생활이 예상되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돌아올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혜화 수녀는 우간다 진자지역에 병원의 역할을 하는 성 베네딕도 헬스센터를 세우고 산부인과와 치과, 에이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간호사도 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어 간호사인 여혜화 수녀는 초기에 직접 진료와 치료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현지 의사들이 매일 외래환자 200여 명을 진료하고 있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는 출산이 그 어떤 질병보다 위험하고 영아 사망률 또한 높았다. 여혜화 수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 가장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산부인과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데 힘을 쏟았다. 평생 치과진료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환자를 위해 치과진료도 시작했다.

우간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한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사진 오른쪽)

여혜화 수녀는 병원 외에도 성 베네딕도 유치원, 초등학교를 세워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수녀원, 농장, 양어장 등으로 구성된 우간다 공동체의 총 원장을 맡아 직접 사탕수수 농사를 짓고 민물고기 치어를 기르며 공동체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간다 공동체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여 수녀는 다른 수녀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와중에도 묵묵히 공동체를 지키며 현지의 모든 활동을 이끌어왔다. 우간다에 파견된 외국 수녀가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의무 파견기간인 4년만 채운 후 돌아갔다. 지금까지 현지에 남아있는 한국인 수녀는 여 수녀가 유일하다.

아산상 의료봉사상에는 19년간 파키스탄 사막지역에 종합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며 인술을 실천해온 민형래 원장(남, 54세)이 선정됐다.

고신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반외과 수련을 하던 민형래 원장은 1999년에 네팔에서 2개월간 의료봉사를 하였고, 2001년부터는 파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2003년에는 파키스탄 사막지역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위해 학교와 기숙사를 겸한 호스텔을 세웠고, 2006년에 지인이 후원해 준 종잣돈 7만 달러가 작은 불씨가 되어 7년동안 4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2013년 신생아실과 수술실, 검사실, 50여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인 차초로병원((Love & Trust Hospital)을 개원했다.

파키스탄 환자를 진료 중인 민형래 원장

민형래 원장은 병원 설립 초기부터 10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로 치료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차초로 병원에는 매일 100여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만여 명의 지역주민이 의료혜택을 받았다. 차초로병원은 수준 높은 진료를 펼치고 있고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현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산상 사회봉사상에는 장애인, 노인, 노숙인 등을 위한 복지시설을 세우고 84년간 소외계층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이 선정됐다.

성모자애원은 프랑스 출신의 남대영(본명 루이 델랑드, 1895~1972) 신부가 1920년대 한국에 파견된 후 소외계층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되었다. 남대영 신부와 초기에 공동체 봉사활동을 함께 했던 수녀들이 1936년 눈길에 쓰러진 할머니와 고아 2명을 데려와 공동체 내에서 보살피기 시작하면서 성모자애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성모자애원의 노숙인 요양시설 나자렛집 가족들 야유회 모습

193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구호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성모자애원은 고아, 노인 등 갈 곳 없는 이들을 공동체로 데려와 직접 보살폈으며, 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와 한센인을 위한 마을을 조성하는 등 시대별로 필요한 복지사업을 전개해나갔다. 현재는 대구와 경북 영천, 포항에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2곳, 노인 전문 요양시설 2곳, 노숙인 요양시설 1곳과 무료급식소 1곳 등 총 6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선도적인 사회복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에는 각각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아산재단은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에서도 9명(단체 포함)을 선정해 각각 3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아산재단은 내년부터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의 상금을 각각 2억 원으로 증액해 수상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제정됐다. 올해 설립 43주년을 맞는 아산재단은 ‘우리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이념을 계승하기 위하여 봉사와 나눔정신을 실천한 분들을 수상자로 선정해 오고 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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