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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펠트밀, 국내 대체육…맛있는 건강식을 위한 선택”…서당 ‘썬더버드’ 셰프
  • 2020.11.23.
-청담동 건강식 레스토랑 ‘썬더버드’의 서당 총괄 셰프 인터뷰
-국내 대체육 활용한 비건 메뉴 개발, 호응 얻으면서 메뉴 확대중
-스펠트밀, 현미떡 등 혈당지수와 칼로리 낮춘 식재료 사용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클린 식단’ 확대가 목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5가지가 없다. 설탕, 밀가루, 버터, 크림, 튀김등 죄다 맛있는 것들이 레스토랑에 없다. 그런데도 평일 점심에는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건강식 레스토랑 ‘썬더버드’(sunthebud)의 모습이다. 주방에서는 밀가루를 대신하는 스펠트밀과 고기 아닌 대체육, 우유 자리에 앉은 아몬드밀크, 비트로 만든 케첩, 스마트팜으로 키운 채소, 단백질 면 등 새로운 식품들이 기존 식재료를 거침없이 밀어낸다. 메뉴판만 읽어 내려가도 푸드테크(foodtech, 식품과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와 최신 푸드 트렌드를 엿볼 수 있을 정도다. 이곳의 서당 총괄 셰프에게 직접 들은 메뉴 개발 이야기는 비건 시장이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스토리였다.

서당 ‘썬더버드’ 총괄셰프는 “건강한 식재료와 조리법 개발을 통해 맛있는 건강식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썬더버드]  

▶국내 대체육 이용한 비건 버거, 비건 라인으로 확대=외식전문기업 SG다인힐의 ‘썬더버드’에서 총괄 셰프를 맡은 그는 미국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후 국내에서는 8년 전 SG다인힐에 입사해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활성화 된 미국의 비건 시장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메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우리 매장에서도 비건 메뉴가 없었으나 지난해 국내 대체육 제조업체를 알게 되면서 비건 버거를 만들었어요. 고객의 호응을 얻으면서 현재는 지속적으로 메뉴를 늘리고 있습니다.”

비건 메뉴의 주연급인 대체육은 가장 시선을 끄는 재료였다. 유명한 제품들도 있지만 그의 선택은 다소 이름이 낯선 국내 신생업체의 ‘언리미트’(unlimeat) 제품이었다.

“맛이 가장 결정적이었어요. 제품을 받고 불고기 양념을 해서 먹어봤는데 일부 대체육에서 느껴졌던 퍽퍽한 질감이 없고 자연스러운 고기 맛이 났죠. 특히 햄버거 패티처럼 분쇄된 경우에는 고기 입자와 거의 비슷해요. 함박스테이크, 비빔밥등에 넣고 있는데 ‘언리미트 스테이크 덮밥’과 ‘언리미트 샌드위치‘는 판매량이 높은 인기 메뉴로 자리잡았습니다.”

대체육 '언리미트'와 스펠트밀을 이용한 ‘언리미트 필라치즈 샌드위치’, '언리미트 비건 버거, '언리미트 스테이크덮밥' (왼쪽부터) [사진=썬더버드]

대체육을 제공받는 스타트업은 ‘지구인컴퍼니’로, 제품은 콜레스테롤과 GMO(유전자변형식품)가 없는 100% 식물성 고기이다. 영국에서 ‘올해의 스타트업 400개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주목받고 있다. 언리미트로 만든 비건 시리즈 메뉴들은 비건을 넘어 이제 일반인이 골라먹는 이곳의 대표 메뉴가 됐다. 대체육 외에도 비건 식재료는 다양했다. 견과류와 씨앗으로 만든 수입산 비건 치즈 또한 파마산, 체다, 모짜렐라 치즈 등이 있으며, ‘바질페스토 파스타’에서는 우유 대신 아몬드밀크가 들어간다. 그는 “식물성 우유 중에서도 칼로리가 낮은 아몬드밀크를 선택했으며, ‘아몬드브리즈’ 제품은 국내 판매가 시작된 초창기부터 사용해왔다”고 했다.

혈당지수와 칼로리를 낮춘 ‘썬더버드’의 메뉴들. 모든 메뉴에는 설탕과 밀가루,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사진=썬더버드]

▶맛있는 건강식을 위해 선택한 식재료들=비건 메뉴를 포함한 모든 메뉴의 기본원칙은 ‘Low GI, No Sugar, Low Fat (혈당지수와 기름사용을 낮추고, 설탕을 배제)’이다. 아무리 건강식이라지만 이태리 요리 셰프에게 설탕과 버터, 크림을 금지한 것은 손발을 묶어놓은 것처럼 어렵게 보였다. 하지만 서당 셰프는 이를 대체할 식재료들을 줄줄 나열하기 시작했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칼로리를 낮추기 위한 식재료를 열심히 찾았죠. 현미와 귀리, 퀴노아로 밥을 짓고, 샌드위치 빵은 스페인산 스펠트밀(spelt, 고대밀의 종류)을 천연발효시켜 만듭니다.”

낯선 용어가 재등장했다. 이번엔 스펠트밀이다. 유럽에서는 많이 사용하지만 국내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통밀도 영양소가 우수하지만 베이커리류에서 회색빛의 스펠트밀을 선택한 이유는 ‘맛’이었다. 그는 “펠트밀의 식감이 통밀보다 훨씬 부드럽다”며 “일반 밀보다 혈당지수와 칼로리가 낮고,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로메인이나 타이바질등은 흙없이 농사짓는 수경재배 채소를 사용하며, 떡볶이 떡은 업체에 따로 주문해서 공급받는 100% 현미떡이다. 면 요리도 남다르다.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베네핏츠’의 ‘식단면’을 활용해 다양한 면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두 단백질과 통밀로 만든 면발은 밀가루면보다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도 보충된다. 조리법도 튀김 대신 수비드(정확한 온도의 물로 가열해 조리) 방식을 사용한다.

모두 서당 셰프의 목표인 “맛있는 클린 식단”을 위한 노력들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후에도 매장의 방문객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집중하려는 소비자에게 ‘맛있는 건강식’만큼 매력적인 메뉴는 없다. 외식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은 ‘건강식’과 ‘맛있다’라는 개념이 가까워지도록 혁신적 개발이 더욱 강조되는 시기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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