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전염병의 대유행 시기임에도 유럽의 한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디저트 모양이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검정 원형에 붉은색 뾰족한 뿔이 여러군데 나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모양을 그대로 만든 디저트이다.
이 디저트는 체코 프라하 중심지에 위치한 블랙마돈나(Black Madonna) 카페에서 지난달부터 판매됐다. 크기는 테니스 공 보다 약간 작으며, 중심인 원형은 초콜릿 크러스트와 코코아버터로 구성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뾰족한 스파이크(단백질)는 화이트 초콜릿과 말린 라즈베리로 만들어졌다. 중앙에는 피스타치오와 라즈베리 퓨레(식품을 체에 걸려 농축시킨 걸쭉한 형태)로 채워진다. 디저트 이름 역시 ‘바이러스’이다.
카페의 마케팅 담당자는 현지 매체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카페의 매출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크게 하락했었다”며 “하지만 이는 새로운 모양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모양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디저트를 직접 만든 올가 버드닉(Olga Budnik)은 “올해 봄, 코로나19로 카페가 폐쇄되는 동안 디저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인터넷에서 찾은 바이러스 사진을 보고 디저트 모양으로 구현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코로나 스파이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색감은 어떤 식재료로 나타낼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준비했다고 했다. 버드닉은 “국가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듯이 우리 매장 또한 코로나로 인한 사업의 침체위기를 맞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코로나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 디저트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코로나가 ‘달콤함’으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영향 때문일까. 카페는 앞으로 ‘코로나 백신’을 주제로 한 디저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알코올이 살짝 가미된 것으로, 감귤류와 리큐어(liquer, 혼성주)를 활용한 디저트다.
블랙마돈나 카페처럼 코로나19로 매출이 급락한 카페나 음식점들은 새로운 메뉴 개발이나 유통 방법, 서비스 확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중이다.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외식업계의 혁신적 시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