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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기로에 선 ‘4차 대유행’...국민은 불안하다
  • 2021.04.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심상찮다. 올해 들어 등락을 반복하며 소강 상태를 보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어느새 700명을 기록해 언제든지 1000명대로 올라설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내 백신 접종률은 100만여명이 접종을 마쳐 아직 2% 수준이다. 이 와중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혈전 위험성이 보고돼 국내에서도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60세 미만과 보건·특수학교 교사등의 접종을 보류했다가 30세 미만을 제외하고는 다시 접종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하고있다. 이미 AZ 백신을 맞은 사람은 물론, 맞아야 하는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30세 미만과 30세를 갓 넘긴 사람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이런 불안감이 해소가 되지 못한다면 향후 2차 백신 접종 거부가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본격적인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지만 국민은 1년이 넘게 이어지는 거리두기의 피로감과 백신접종 시작으로 도처에서 느슨해진 심리가 보인다. 주말 도심 한복판에 문을 연 초대형 백화점에 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많은 음식점에서는 칸막이도 없이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등 철저한 거리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춤동호회 모임에서 200여명이 모여 문을 걸어 잠그고 춤판을 벌였다는 뉴스에 시민은 ‘나만 철저히 지키면 뭐 하나’ 하는 소외감이 팽배해질 수있다.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찍자 화들짝 놀란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결론은 거리두기 격상이 보류되면서 현행과 다를 게 없다. 발표를 보면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3주간 연장하고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지만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 금지를 실시하되,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지자체별로 오후 10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했다. 또 수도권 지역의 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방 등도 지금처럼 오후 10시까지 운영이 유지된다. 다만 확산세가 심해지면 감염위험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다시 오후 9시로 앞당기는 것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광범위한 생업시설의 집합 금지나 운영 제한을 하는 경우,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선의의 피해자 발생과 이로 인한 수용성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다음주 초 이번 거리두기 조치와 별개로 ‘특단의 방역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신임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를 열고 취임 일성으로 “일률적인 ‘틀어막기’식의 거리두기는 이제는 지속하기 어렵다”며 “서울시 차원의 업종별 맞춤형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질병관리청 등 중앙정부의 방역 방침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정은경 질병청장은 “원칙에 맞게 수립했는지 검토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백신을 맞은 사람도 불안하고 아직 안 맞은 사람도 불안하고 확진자는 폭증하는데 거리두기 격상이 왜 보류됐는지도 불안하고 야당 출신의 새 서울시장이 중앙정부와 어떤 각을 세워 어떤 대책이 나올지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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