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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당지수 높은 음식, 피부에도 안 좋아”…이현주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
  • 2022.03.15.
이현주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 인터뷰
특정 영양소 ‘결핍’되면 피부질환 발현
혈당지수 높은 음식ㆍ술ㆍ과식도 피부에 악영향
비만은 건선 발생률 높여
알레르기 있다면 전문의 진단이 먼저
균형잡힌 건강 식단, 피부와 건강에 최선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뾰로지 날까봐 빵을 못 먹겠어”

피부 트러블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는다는 말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하소연이다. 과연 음식은 얼마나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이현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는 “식습관과의 관련성이 가장 많이 연구된 피부질환은 여드름”이라며 “식생활이 서구화되면 여드름 발생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빵이나 햄버거 등의 서구식 뿐 아니라 현재 한국인의 식생활 문제 또한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됐다. 혈당을 높이는 음식과 술, 그리고 과식이 바로 그것이다.

특정 영양소의 결핍, 피부에 영향 미쳐
이현주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과 음주, 과식은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현주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 강북삼성병원 피부과에서 진료를 맡고 있다. 음식과 피부과의 연관성을 묻자 그는 역사적 사례로 괴혈병을 들었다. 현재는 교과서에서만 보던 질병이 됐지만, 과거에는 원인이 음식에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무서운 병이었다.

“괴혈병은 오랜 시간 배를 타는 선원에게 나타나던 증상으로, 비타민 C가 결핍되면 생깁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먹지 못하면 비타민C가 3개월 내에 고갈되는데요. 이로 인해 피부가 두꺼비처럼 변하거나 출혈반(범위가 넓은 반점모양 출혈)등이 나타납니다. 다른 비타민 종류나 아연, 철, 셀레늄 등이 결핍되어도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어요”

최근에는 장 내 미생물과 관련된 연구도 활발하다. 이 교수는 “평소 식생활이 장 내 미생물군과 피부의 소통 수단이 되면서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고 했다.

 

피부에 좋지 않은 식습관…단 음식 · 술 ·과식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아닌, 특정 식품도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까. 이 교수에게 “빵과 단 음료가 피부에 좋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답은 ‘혈당지수(GI 지수)’에 있었다.

 

“해외 연구에서는 유제품이나 단 음료, 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 것과 여드름 발생이 높은 관련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슐린유사성장자-1(IGF-1)경로를 통해 피지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죠. 또한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산소를 늘리고, 염증을 유발해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드름이 있다면 정제 탄수화물처럼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피해야 하고, 우유 및 유제품의 과다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술 역시 피부에 좋지 않았다. 알코올은 피부 수분을 빼앗고 알코올의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혈관을 확장시켜 피부를 붉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알코올을 장기간 섭취시에는 비타민 결핍으로 피부 증상을 유발하거나 간질환, 간부전으로 가려움증, 습진 등의 피부염이 동반될 수 있다”고 했다.

 

환자 중에는 식품첨가물이 피부 증상으로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음식 알레르기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환자는 외식을 하면 두드러기가 난다고 호소했다. 이에 교수는 “식품첨가물, 보존료가 없는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라”고 권유했고, 이후 환자의 증상은 좋아졌다.

 

식품의 종류 뿐 아니라 ‘많이’ 먹는 것도 연관이 있었다. 특히 ‘비만은 건선의 선행요인’이라는 말에 눈길이 쏠렸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여러 대사질환과 함께 피부 질환도 나타날 수 있어요. 체중이 늘어나면 건선 발생률도 높아지고,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죠. 반대로 건선 환자가 체중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어요. 실제로 신선한 과일 · 야채와 오메가 3가 풍부한 해산물 등을 주로 먹는 지중해 식이를 할 경우, 건선의 중증도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특정 알레르기, 음식 조절 앞서 전문의 진단이 먼저

먹는 음식이 피부에 영향을 주지만, 무조건 음식으로만 피부 질환을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정확한 진단이 먼저라는 얘기다.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식이로 인한 악화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소아가 특정 음식을 과도하게 피하면 영양 불균형 문제가 생기므로 전문의의 진료 및 검사가 필요합니다”

 

영양제 보충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잘 먹고 있는’ 일반 성인이라면 일부 영양소가 ‘부족’ 할 수는 있으나, ‘결핍’ 되어 피부 질환으로 나타날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아연이 결핍되어 피부염이 나타난다면 보충제로 증상이 좋아지나, 체내 아연이 충분한 일반인이라면 보충제는 피부 건강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피부를 위한 식습관은 대체 무엇일까. 이 교수는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에 맞춰 신선하고 안전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건강과 더불어 피부에도 도움되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늘 듣는 말이지만 실제로 지키기가 결코 쉽지 않은 ‘균형잡힌 건강한 식단’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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