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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전문의칼럼] 복통, 설사에 항문 질환까지 있는 아이라면? 소아 크론병 의심해야
  • 2022.08.16.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박소원 교수

여름철은 장염이 유행하기 쉬운 시기다. 여름철 장염은 더운 날씨에 음식이 변질되면서 발생하는세균으로 인한 세균성 장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심한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들이 설사, 복통을 호소한다면 보통은 장염을 의심하기 마련이지만 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1개월 이상 장기간 이어지며,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횟수가 잦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크론병이 있기 때문이다.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로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 되어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젊은층 유병률이 높아 환자의 절반 가량이 20-30대이며, 전체 환자 4명 중 1명은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된 증상으로는 장기간 지속되는 복통, 설사와 함께 급격한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을 들 수 있다. 더불어, 소아청소년기 환자의 경우 40-50%가 진단 당시부터 항문 주변의 누공이나 농양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설사, 복통과 함께 항문 질환이 생긴다면 반드시 크론병을 염두에 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크론병은 예전에는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으로 꼽혔지만 최근 치료 방법이 발전하면서, 조기에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 손상의 누적을 막고 일상생활을 큰 지장없이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는 크론병은 성인에 비해 진단 당시부터 중증인 경우가 많고, 성장기인 만큼 신체적, 정서적으로 적절한 성장과 발달이 올바르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성인의 치료 방법과 큰 차이는 없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염증을 조절하는 항염증제 및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이 중 스테로이드제는 장기적으로 복용 시에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 단기적으로만 사용하고,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으로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차단해 기존 약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일반 음식을 일체 먹지 않으면서 특수 식이만을 6-8주 간 섭취하도록 하는 완전경장영양법도 효과적이다.

전통적으로는 항염증제로 치료를 시작해 경과를 보면서 좀 더 강력한 약제를 처방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생물학적제제와 면역조절제를 동시에 처방한 후 염증과 증상이 호전되면 서서히 관리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치료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좀 더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ECCO) 가이드라인에서도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가 광범위한 침범 부위, 심각한 성장 저하, 항문 주위 질환 등 불량한 예후 인자들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진단 초기부터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크론병은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담당 의사를 신뢰하고 치료 뿐만 아니라 식이습관,생활습관 등까지 함께 충분히 상의하고 관리한다면 아이들에게 질환이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언젠가는 건강한 일상생활을 되찾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박소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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