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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人 승선 선박 해적 억류 ‘상황 종료’…긴박했던 열흘, 정부 대응 빛났다
기니만에서 해적에 억류된 유류운반선,3일 새벽 아비장항 무사 도착
24일 오전 연락 두절된 선박…정부 ‘심각’ 경보 발령 후 24시간 대응
해적 “가만두지 않겠다” 유류 3000t 갈취해 달아나…19명 선원 안전
박진, ‘방한’ 가나 국방장관에 협조요청·이탈리아 해군, 에스코트 호위
기니만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억류됐다 풀려난 B-오션호.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해적에게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인 승선 유류운반선이 우리 시간으로 3일 새벽 원래 출발지인 코트디부아르 아비장항에 무사히 도착하면서 ‘상황 종료’ 됐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우리 시간으로 3일 오전 2시49분쯤 아비장항에 입항했다. 코트디부아르 현지 사법당국에서는 해당 선박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편 선원들에 대한 합동신문을 통해 자세한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우리 국적 선원 2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7명이 별다른 부상 없이 안전을 확보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자칫 납치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었던 만큼 상황이 발생한 11월24일부터 최종 안전을 확인한 3일 새벽까지 열흘 간 정부는 긴장 속에서 유관국들과 공조했다.

해적 “더 전화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비상경보 ‘심각’ 발령·24시간 대응

마셜제도 국적의 싱가포르의 4000t급 유류운반선 B-오션호는 우리 시간으로 11월24일 오전 7시쯤 코트디부아르 남방 200해리에서 연락이 두절됐었다.

선사는 선박과 연락이 닿기를 기다리다가 납치가 의심되는 상황으로 판단, 24일 오후 6시40분쯤 해양수산부와 우리 공관에 피랍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했다.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이센터는 사건 접수 후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했고, 외교부는 신속대응팀 인력을 파견했다.

해수부에서는 즉시 B-오션호와 통화를 시도했다. 가까스로 선박과 통화가 연결됐을 때는 선박을 억류한 해적이 전화를 받아 “더 전화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억류 정황이 확실해졌다. B-오션호에는 무장인원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해적에 바로 제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곧바로 유관기관들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비상경보를 ‘심각’으로 발령, 해수부와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국방부 등 유관부처와 24시간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코트디부아르와 나이지리아, 가나 대사관과 라고스 총영사관이 현장 대응반을 설치하고 주재국과 정보를 접촉해 수색과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박 장관은 상황이 발생한 다음날인 25일 방한 중인 도미니크 니티울 가나 국방장관과 통화해 협조를 요청했다. 가나 국방장관이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니티울 장관은 한·아프리카 방산협력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이었다.

박 장관의 요청을 받은 니티울 장관은 곧바로 가나 해군참모총장에게 연락해 수색 협조를 당부했다. 가나는 다국적해양조정센터(MMCC)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해적 대응을 함께하는 국가다.

억류 해제 사실이 확인된 것은 25일 오전 11시55분쯤이다. 해당 선박은 코트디부아르 남방 9해리가량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은 선박에서 석유 약 3000t을 탈취하고 추적을 회피할 목적으로 선박의 통신시설과 기본 운항시설 등을 파괴한 후 빠져나갔다. 선장이 해적들이 미처 파괴하지 못한 선박 비상전화로 선사에 연락을 한 것이다.

정부는 사건 해역 인근에서 주로 활동하는 우방국 이탈리아 해군에 도움을 요청했고, 26일 이탈리아 해군이 B-오션호에 접근, 19명 선원 전원의 안전을 확인했다. 이탈리아 해군은 예인선이 올 때까지 안전을 위한 에스코트를 맡았고, 3일 오전 2시49분쯤 선박은 아비장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방한’ 가나 국방장관에 협조 요청한 박진…‘우방국’ 이탈리아 해군 에스코트도

박 장관은 이번 상황에 도움을 아끼지 않은 이탈리아와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에 외교부 장관 명의의 감사 서한을 보냈다.

외교부는 기니만은 2020~2021년에만 다섯 차례의 우리 국민 해적 피랍 사건이 발생하는 등 관련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만큼, 기니만 지역 공관장 회의를 내년 초 개최하기로 했다. 비슷한 위험이 잦은 공관장들이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들 지역 재외공관에 수산업계 안전 지침을 내려보낼 생각”이라며 “해수부와 함께 우리 국적 선박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타고 있는 선박에 대해서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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