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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루쌀까지 등장’ 치열해진 식물성 음료 경쟁
  • 2024.07.31.
‘가루쌀 음료’ 출시로 식물성 음료 경쟁 가열
두유는 정체, 아몬드·귀리 음료는 성장세
“가루쌀 음료, 정부 지원으로 활용 기대”

신세계푸드가 개발한 가루쌀 음료 ‘유아왓유잇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 [신세계푸드 제공]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식물성 음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몬드 음료와 신흥 강자 귀리(오트) 음료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가루쌀 음료’까지 가세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가루쌀로 만든 음료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유아왓유잇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는 국내 쌀 농가에 안정적 판로를 제공하고 식량자급률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신세계푸드가 대안식품으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쌀음료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으나 신제품은 쌀의 품종이 다르다. 일반 쌀가루가 아닌 ‘가루쌀’이다. 가루쌀은 농촌진흥청에서 제과·제빵 등 ‘가공용’으로 개발한 품종이다. 일반 쌀밥용이 아니라서 밥을 지으면 죽처럼 된다. 수입 밀가루를 대체하는 역할로 기대받고 있다.

곽지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는 “가루쌀은 쌀알의 단단한 정도가 일반 멥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쉽게 빻아진다”며 “물에 불리지 않고 밀가루처럼 바로 가루로 만들 수 있어 제조 과정에서 환경적·비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정책과 연계해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톤의 시장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 왔다.

가루쌀로 만든 음료 맛은 어떨까. 기존 쌀음료보다 깔끔한 맛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주된 평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루쌀에 현미유 등의 식물성 원료를 조합해 쌀 음료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며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4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을 수상하며 제품의 맛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식품&외식 선임연구원은 “가루쌀 음료는 견과류와 글루텐 성분이 없어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어도 먹을 수 있고 소화도 쉽다”며 “특유의 부드러운 단맛으로 아침대용 및 간식으로 폭넓은 활용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가루쌀 음료가 대중화되려면 소비자가 차별성을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업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음료 [123RF]

가루쌀 음료가 가세하기 전에도 이미 식물성 음료 시장 경쟁은 뜨거웠다. 확대되는 시장에서 안방 자리를 차지한 전통 음료인 두유와 젊은 세대에서 인기인 아몬드 음료, 귀리 음료의 자리 뺏기 싸움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은 최근 5년간(2018~2023)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6596억원이다. 지난 2018년(5211억원)보다 26%성장했다. 오는 2026년엔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은 단연 두유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5121억원이다. 두유를 제외한 ‘기타 식물성 음료(아몬드·귀리음료 포함)’의 1475억원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다만 시장 성장세는 약하다. 지난해 두유 시장은 2018년 대비 4.4% 증가에 그쳤다. 반면 기타 식물성 음료 시장은 동기간 380% 상승했다.

대표 음료는 아몬드 음료다. 단조로웠던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하며 가장 먼저 대중성 확보에 성공했다.

아몬드 음료는 우유, 두유보다 칼로리가 낮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체중감량 음료로 많이 쓰인다. 아몬드에 대한 한국인의 높은 선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이후 8년간 아몬드는 국내 견과류 중 선호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 관계자는 “아몬드 음료는 대두, 유당이 없고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저칼로리 대체 음료”라고 소개했다.

아몬드 음료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 제공]

아몬드 음료의 인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귀리 음료다. 시장에서 급부상하며 빠르게 편의점 음료 자리를 채웠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귀리 음료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커피전문점의 활용이 많아지면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오트라떼’를 판매하는 카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귀리 음료의 대표 성분은 베타글루칸이라는 식이섬유다. 우리 몸에서 노폐물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흡수하는 성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피칸, 브라질너트, 완두콩, 밤바라콩 등 새롭게 개발된 식물성 음료가 나오고 있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유당불내증에 예민하고 건강 및 다양한 맛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식물성 음료는 좋은 대안”이라며 “가루쌀 음료처럼 새로운 품목이 꾸준히 출시되며 향후 시장은 훨씬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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