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출시ㆍ배달 시장 확대도 인기 요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K-푸드가 미국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현지에서 이슈를 만들어내며 관심을 받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뉴욕지사는 “2023년은 ‘K-푸드의 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미국에서 다양한 한국 식품이 큰 사랑을 받았다”며 “특히 냉동김밥과 한국식 치킨·핫도그가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냉동김밥을 제외하고, 치킨과 핫도그는 모두 미국이 본고장인 메뉴다. 한국식으로 재탄생된 음식이 다시 미국에서 통하고 있는 것이다.
NBC뉴스가 보도한 한국 냉동김밥의 인기 [NBC 홈페이지 캡처] |
특히 냉동김밥은 최근 화제를 모았던 K-푸드다. 미국의 유명 유통업체 트레이더조(Trader Joe’s)는 경북 구미의 식품업체 ‘올곧’에서 제공받은 냉동김밥을 지난 8월부터 판매했다. 올곧은 냉동김밥 250t(톤)을 1차로 선적했으나 출시가 되자마자 빠른 속도로 매진이 이어졌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품절사태와 구매후기 게시글이 쏟아졌다.
해당 제품의 인기 비결로는 간편식인 ‘냉동’ 김밥으로 출시됐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냉동김밥은 간편하게 장기보관이 가능해 현지인이 김밥을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대중적 메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대행사 MGH의 라이언 고프(Ryan Goff) 마케팅 이사는 NBC뉴스를 통해 “냉동김밥 인기로 H마트처럼 한국 식료품점을 찾아가는 현지인이 많아졌다는 것은 의미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제 K-푸드는 한식당을 넘어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비빔밥이나 즉석밥 등 쌀가공품의 대(對) 미국 수출은 5943만달러(약 769억원)로 전년 대비 54.5% 증가했다
한국 치킨의 경우, 김치나 비빔밥, 불고기와 같은 전통 K-푸드를 제치고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 메뉴다. 2022년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가장 인기있는 한식으로 ‘치킨’을 선정하면서 외국인 응답자의 16.2%가 ‘K-치킨’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2006년 미국 맨하탄에 첫 매장을 오픈한 ‘BBQ 치킨’은 글로벌 외식 전문지 네이션스레스토랑뉴스 (Nation’s Restaurant News)가 지난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미국에 진출한 ‘본촌 치킨’도 현재 총 14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식 핫도그 [123RF] |
‘코리안 콘도그(Korean Corndog)’라 불리는 한국식 핫도그는 미국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SNS의 유행에 따라 트렌드에 민감한 뉴요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콘도그는 다른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NBC뉴스는 지난 7월 “한국식 콘도그는 뉴욕부터 캔자스주까지 히트를 쳤다”면서 아칸소, 캔자스, 미주리 등 아시아 음식에 큰 관심이 없는 지역에도 수 백개의 콘도그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식을 소개하는 유명 음식 블로그 ‘가스트로투어서울(Gastro Tour Seoul)’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인기인 한식 11종’ 목록에는 치킨과 함께 콘도그가 포함돼 있다.
박주성 aT 뉴욕지사 관계자는 “한국식 핫도그는 핫도그에 익숙한 미국 식문화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었다”며 “반죽과 속을 채우는 재료들을 다양화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K-푸드는 메뉴의 확장뿐 아니라 최근에는 배달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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