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 주최로, 한식의 발전방안 및 글로벌 가치 다뤄
“새로운 브랜딩 작업과 한식 전문 인재 길러야”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건강식·발효·식물성’이라는 3가지 단어는 글로벌 푸드 트렌드이자 한식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러한 트렌드에 한류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한식은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한식의 발전방안을 깊이있게 논의하고자 26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삼청각에서 ‘2023 한식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일반인을 포함해 식품산업 종사자와 국내외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은 한식이 음식 영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한식 홍보 및 발전을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외국인이 한식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적합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글로벌 가치 발전’ 작업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브랜딩’과 ‘한식 인재양성’도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26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삼청각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주최로 ‘2023 한식 컨퍼런스’가 열렸다. [한식진흥원 제공] |
컨퍼런스에 참가한 양주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음식뿐 아니라 한식 공간을 즐기는 외국인도 많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운영되는 한식당 매장과 미쉐린 스타를 받은 한식 레스토랑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실제로 해외에 진출한 한식 기업과 매장수는 2009년 각각 28개·116개에서 2021년 65개·839개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미식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 스타’를 획득한 한식당 역시 2010년까지 0개 였으나, 지난해에는 21개, 올해는 27개로 늘었다.
이어진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미식 행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관광, 수출, 문화 브랜딩 등 미식 행사 개최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견이었다. 스페인 호세 카를로스 카펠 ‘마드리드 퓨전(미식행사)’ 위원장은 “한식도 다양한 국제 미식 행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미식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글로벌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의 티티드 타사나카존 ‘르두(Le Du)’ 셰프는 한식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울의 식당들을 직접 방문해보니 한식은 세계적 요리로 부상할 수 있는 가치와 잠재력이 컸다. 다양한 양념과 식재료, 그리고 전통 발효음식이 뛰어나다. 음식 자체가 휼륭하기에 이를 해외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준 ‘스와니예’ 셰프 또한 서울이 글로벌 미식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지난 10년간 미식에 대한 서울 사람들의 시선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으며, 서울을 방문한 해외 방문객들은 높은 관심으로 한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외국에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외 수출시 보다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실제로 해외 셰프들은 일본어명으로 표기된 한식 재료를 접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23 한식 컨퍼런스’ 에서 연설중인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모습 [한식진흥원 제공] |
두 번째 세션은 ‘새로운 미래 브랜딩’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홍콩의 비키 쳉 ‘베아(Vea)’ 셰프는 “미식 브랜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만큼 중요한 것은 음식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전통적인 맛과 장인정신을 통해 다른 요리와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식 인재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스페인 호세 마리 아이제가 ‘바스크 조리학교’ 이사장은 “한식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한식 전문가를 꾸준히 길러내야 한다. 교육기관의 전문과목 개설과 다양한 실습 교육, 그리고 요리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미식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이번 컨퍼런스가 한식의 따스함과 가치를 확인하는 장이 되길 바라며, 한식의 식재료와 한식만의 매력을 알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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