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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이현규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안전국장]아침식사 거르지 말자―죽 이야기
  • 2019.01.31.
1인 가구, 맞벌이부부, 청소년 영양과잉, 고령화 등의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식습관과 식품소비 형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성인은 하루 필요에너지(19~29세 남성기준 2,600kcal, 여성기준 2,100 kcal 권장)와 영양소를 다양한 식품군으로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 적절한 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보건복지부 2017년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국민 전체 아침식사 결식률이 15년 26.2%, 16년 27.3%, 17년 27.6%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연령대별로는 만 19~29세가 52%로 가장 높은 결식율을 보이고 있으며 만 30~39세가 37.1%, 만 10~18세가 31.1%로 그 다음 높은 결식율을 보이고 있다. 20대와 30대가 아침결식률이 높은 주요 원인으로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과 청소년기부터 아침을 거르는 식생활 습관 등으로 기인된다.

아침 결식을 할 경우, 점심과 저녁에 과식·폭식을 야기하여 하루 전체의 칼로리 섭취량은 세끼를 나눠 먹는 것보다 오히려 늘어난다. 이는 과체중·비만으로 이어지고 당뇨병 위험과 혈당 상승 등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일본 나고야대 연구팀은 2주간의 아침결식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아침식사를 거르면 지질대사의 이상 작용으로 지방조직이 증가하고 체중도 늘어난 것을 밝혀냈다.

독일의 당뇨병센터 연구팀은 항상 아침을 먹는 사람들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33% 더 높고, 1주일에 4번 이상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은 55% 더 높다고 했다.

따라서 현대인의 아침 결식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바쁜 아침에 간편하며 부드럽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죽’이 하나의 해결 방안이다. 전통적으로 많은 가정에서는 아침 식사로 죽을 먹어 왔었으나,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샌드위치나 햄버거, 차가운 음료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현대인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난 직후, 위장의 기능이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소화가 어렵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되면 위장의 움직임이 위축될 수 있다. 반면에 아침에 따뜻한 죽을 먹으면 위와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신체 곳곳으로 빠르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소화에 용이하고 영양적으로 우수한 죽을 활용하는 것은 예로부터 이어진 것으로, 조선시대 궁중에서도 임금의 이른 아침식사로 죽을 올리고, 건강이 악화될 때 영양식으로 권하였다고 한다. 또한 문헌에도 죽의 우수성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조선 순조 때 실학자 서구가 쓴 임원경제십육지(林園經濟十六志)중의 죽십리(粥十利)가 그 것이다. 내용에는 “죽은 열가지, 즉 기운을 돕고, 혈색을 돕고, 안락하게 하고, 수명을 늘리고, 말을 잘하게 하고, 풍을 없애고, 음식을 잘 내리게 하고, 말소리가 맑아지고, 주림을 제하고, 갈증을 없앤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죽은 곡류를 기반으로 하여 재료와 형태에 따라 200여종이 있으며, 소화가 용이하고, 재료로는 여러 가지 야채류, 고기류, 해물류 등이 혼합되어 있어서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열량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죽은 소화 흡수 기능이 저하되거나 영양불균형인 현대인의 균형적인 영양 섭취를 도울 수 있는 식품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소화가 잘 되어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죽을 주식의 하나로 선택하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 죽을 활용하는 것도 아침 결식과 영양 불균형 등의 문제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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