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노인에게 암보다 더 무서운 건 ‘낙상 골절’
  • 2024.01.16.
30대 이후부터 골밀도 점차 낮아져
폐경 여성·70대 이상 남성 관리 필요
사고시 수술 지연땐 합병증 가능성 커
낙상 방지 환경조성·근력강화 운동 필요

노령층 낙상의 대부분은 집안에서 일어난다. 낙상 사고로 인해 척추, 고관절 등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폭설이 내리는 날도 잦아지고 있다. 폭설이 내린 후에는 차가 달리는 도로보다 눈이 잘 녹지 않아 빙판길로 변하는 인도가 더욱 위험하다. 집밖에 거의 나가지 않는 노령층은 집안에서 움직임도 조심해야 한다. 노령층 낙상의 대부분은 집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는 노인의 근육 활동이 더욱 움츠러들고 관절도 쉽게 굳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쉽게 미끄러지거나 걸려 넘어질 위험이 높다. 낙상 사고로 인해 척추, 고관절 등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낙상이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넘어져서 뼈와 근육 등에 손상을 입는 사고를 말하며, 65세 이상의 노인 중 약 30%가 매년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뼈의 양이 감소하고 뼈의 강도가 약해진 골다공증 환자는 낙상으로 인해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낙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령층, 낙상 시 2차 골절 위험 커=뼈 건강의 대표적인 척도는 골밀도다. 골다공증은 뼈 건강의 적신호를 나타내는 질환 중 하나다. 박소영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우리 몸의 뼈는 30대 초반 최대 골량이 형성된 이후에 지속해서 골소실이 발생하는데 뼈를 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폐경과 노화”라며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뼈 안에 구멍이 많아져 골밀도가 낮아지고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2차 골절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단순 골밀도의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아닌, 골절 위험도를 낮추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박 교수는 “골절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뼈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뼈를 건강하게 보호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 여성, 70세 이상 남성과 그 외 젊은 45세 이하 조기 폐경, 이차 무월경 등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고관절 골절의 약 30%, 2년 내 사망=골다공증성 골절은 손목척추·고관절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고관절 골절은 환자의 약 30%가 2년 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는만큼 매우 위험하다.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통증으로 인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힘들다 보니 장기간 움직임 제한으로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의 치료 원칙은 수술을 통해 환자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골절 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고령층이라면 전신마취 위험성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거나, 의료진이 지연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수술을 빠르게 강행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훨씬 더 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관절 골절 환자 대다수는 고령이다 보니 여러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입원 후 24시간 이내에 교정이 가능한 전신적인 문제만 해결한 후, 지체하지 않고 최대한 조기에, 그리고 강력하게 고정이나 인공관절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고관절은 한순간도 쉬지 못하는 관절이기에 수술 후에는 바로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체중부하를 포함한 보행 운동을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 교수는 “빙판길을 피해가는 등 낙상을 최소화하는 행동도 매우 중요하지만, 평소 골다공증을 관리하고 근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비타민D를 적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골절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예방운동 병행하면 도움=낙상의 많은 경우가 집안에서 발생한다. 특히 미끄러운 욕실이나 거실·주방, 침대에서 내려올 때 사고빈도가 높다. 낙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골절 중 척추 압박골절은 폐경기 여성 중 약 25%에서 경험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고 고관절이 골절된 환자는 50~60%가 회복된 후에도 생활 제한과 보행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안재기 인제대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낙상은 환경적인 요인과 생체기능 감소 등의 요인이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주위 환경 요인을 개선하고 신체기능 검사와 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낙상은 집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집안 환경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 곳곳에 넘어지지 않도록 책, 옷, 신발 등의 물건을 치우고 장판은 고정해 놓는 것이 좋다. 또 화장실이나 샤워실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매트나 고무판을 깔고 내부에 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하면 미끄러져 넘어질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 미끄러지지 않는 실내용 신발을 신고 집 조명을 항상 밝게 유지하면 낙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낙상 예방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 부위의 근육, 힘줄, 인대 등을 늘려주는 운동을 통해 관절의 가동범위를 증가시키고 유연성도 향상시킴으로써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근력과 균형 감각을 높여 낙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안 교수는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복용하는 경우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어 진료를 통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며 “시력이 나빠지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시력을 검사하고 교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