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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 숙성으로 우아함 추구”…레미 베르비에 샴페인 팔머 CEO
  • 2024.10.24.
레미 베르비에 프랑스 팔머 CEO 인터뷰
오랜 숙성·샤르도네의 높은 비율이 특징
글로벌 샴페인 트렌드는 ‘제로 도자주’

레미 베르비에 프랑스 샴페인 팔머 CE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영FBC 제공]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내추럴 엘레강트(Naturally elegant).”

‘자연스러운 우아함’은 프랑스 샴페인 팔머(Palmer & Co)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였다. 최근 방한한 레미 베르비에(Rémi Vervier) 팔머 최고경영자(CEO)는 리얼푸드와의 인터뷰에서 “과장이나 과시 없이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베르비에는 와인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CEO다. 프랑스 국립 농식품 환경 고등교육원(L'Institut Agro Montpellier)에서 국가 양조학자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0년부터 10년 간 부르고뉴 지역의 와이너리인 메종 루이 라뚜르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0년부터는 팔머에서 CEO를 맡고 있다.

국내에선 아영FBC가 수입하는 팔머는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 지역에 200헥타르(ha)에 달하는 포도밭을 가졌다. 프랑스 와인 등급제 그랑크뤼에서 최고 수준의 등급을 받은 포도밭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랑크뤼는 재배 지역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1855년 나폴레옹 3세가 파리박람회 당시 도입한 제도다.

베르비에는 “주로 백악질로 이뤄진 랭스의 토양이 포도나무가 필요한 수분을 잘 공급해준다”며 “서늘한 기후와 큰 일교차도 샴페인 재배에 적합한 기후 조건”이라고 했다.

레미 베르비에 프랑스 샴페인 팔머 CEO. [아영FBC 제공]

랭스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은 맛이 강한 편이다. 보다 섬세하면서도 균형있는 맛을 위해 팔머는 긴 숙성기간을 이용한다. 팔머의 ‘우아함’은 오랜 기다림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베르비에는 “보통 샴페인 하우스에선 2년을 숙성하지만, 우리는 기본이 4년”이라며 “대용량인 매그넘 병(1.5ℓ)은 10년 이상 숙성하는 등 법적 요구 사항보다 숙성기간이 훨씬 길다”고 했다. 이어 “와인시장에서 시간은 돈”이라며 “몇 년간 출하하지 못해 비용은 더 많이 들지만 팔머의 품질은 무엇보다 시간에 기반을 둔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와인 품종의 여왕’으로 불리는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 비율이 높은 것도 팔머의 특징이다. 베르비에는 “다른 지역보다 샤르도네를 더 많이 사용한다”며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 제품은 100% 샤르도네로 생산된다”고 했다. ‘블랑드 블랑’은 팔머 브랜드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샴페인이다.

지속가능한 재배법도 팔머의 중요한 기업 철학이다. 그는 “포도밭의 90%가 국가에서 부여한 지속가능한 인증 ‘HVE(High Environment Value) 레벨3’을 받았는데, 이는 일반 유기농보다 더 큰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자연 생태계까지 보호하는 개념이다. 프랑스 농림부가 주관하는 HVE 인증에서 가장 높은 ‘레벨 3’을 받으려면 농장 전체의 생물다양성 보존과 환경보호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팔머는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위해 포도나무 외에도 넝쿨이나 일반 나무를 심는다. 와인 박스도 땅에서 썩을 수 있는 친환경 박스로 바꾸고 있다. 베르비에는 “단순히 친환경 트렌드를 쫓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부여한 환경보호 역할을 엄격히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팔머의 샴페인 제품들 [아영 FBC제공]

최근 유행하는 샴페인 양조 방식으로는 ‘제로 도자주(Zero Dosage, 무설탕)’를 꼽았다. 샴페인에 설탕을 첨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베르비에는 “설탕을 찾지 않는 ‘제로 슈거’ 트렌드와 더불어 기후위기도 제로 도자주의 유행 배경”이라고 했다. 땅의 온도가 올라가면 저절로 포도 당분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제는 당분을 추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팔머도 올해 신제품으로 제로 도자주 제품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말 모임에 마시기 좋은 샴페인을 소개했다. 다가오는 연말 파티의 핑거푸드(한 입 크기의 음식)에는 ‘브뤼 리저브(BRUT RESERVE)’와 곁들이기 좋다며 “프랑스에서 가장 많아 마시는 샴페인 중 하나”라고 했다.

메인 음식과 함께하기 좋은 와인으로는 두 가지를 말했다. 그는 “‘블랑 드 블랑’은 가리비구이와 같은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고, ‘그랑 떼루아(GRAND TERROIR)’는 스테이크 등의 붉은 고기와 먹기 좋다”고 추천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샴페인을 즐기며 환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좋은 샴페인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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