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WHERE TO
  • 육식주의자가 가봤다…요즘 ‘핫’하다는 샐러드 레스토랑
  • 2017.04.0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가로수길은 샐러드 레스토랑의 성지다. 몇해 전 이 곳을 중심으로 샐러드 레스토랑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배드 파머스(Bad Farmers)도 그 중 하나다. 체중관리에 엄격한 모델들의 단골집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고, 인스타그램 전시용으로 각광받으며 성장했다. 매일이 무한경쟁인 가로수길에서 배드 파머스는 업계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았다. ‘1일 1샐러드’를 주창한 그 곳에 다녀왔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20분, ‘불금’다운 풍경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숱하게 봐왔던 빨간집이 불빛을 뽐내며 손님들을 반기는 곳. 입구부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손님들이 보인다. 샐러드 레스토랑의 강자 ‘배드 파머스’에 ‘채알못’(채소를 알지 못하는) 여성 3인방이 방문했다. 동행한 여성들은 30대 초반 연예 담당 기자들이다. 

배드 파머스의 규모는 크지 않다. 수용인원은 30명 안팎. “주로 2인 손님이 많다”는 직원의 이야기처럼 가게 안은 대체로 20~30대 여성 2인 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대적으로 3인 이상 손님이라면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무려 30분이 지나서야 자리를 안내받고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배드 파머스엔 현재 여섯 종류의 샐러드와 네 종류의 샌드위치, 그외 다양한 착즙주스와 온갖 슈퍼푸드를 판매 중이다. 그 가운데 샐러드로는 배드파머스, 아보콥, 쉬림프볼, 샌드위치로는 새우와 두부 마요네즈, 연어 과카몰레와 페타치즈를 시켰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놓은 메뉴판 덕분에 큰 고민 없이 메뉴를 결정할 수 있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과연 샐러드 만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엔 ‘에피타이저로 먹고 고기 먹으러 갔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샐러드는 사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음식 중 하나다. ‘사람의 손’을 덜 탄 음식이라는 점에서다. 배드 파머스는 입구부터 ‘건강식’이라는 점을 위트있게 강조한다. ‘내 몸을 구하는’ 음식으로 샐러드를 먹으라고 한다. 실제로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누군가는 체중 관리를 위해, 누군가는 일주일에 한 번쯤 망가진 몸을 정화하기 위해, 고열량 음식 섭취에 대한 죄책감을 덜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 확고한 신념이 있는 사람들에게 채식은 가장 환경에 해를 덜 끼치며 더불어 사는 방식일 수 있지만, 그것은 일부다. 또한 그 어떤 이유도 소중한 한 끼를 샐러드에 양보하기엔 허약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맛있으면 0kcal’를 주창하는 자들, 고로 ‘샐러드=맛 없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부류,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덜 먹고 술 끊어라’, 살 빼고 싶다면 ‘굶으면서 운동하라’고 말하는 극단주의자, 세상엔 ‘고기와 고기가 아닌 음식’만 존재한다는 육식주의자다. 이날 모인 3인방은 그들 중 몇 부류다.

다행히도 대기 시간에 비한다면 조리과정이랄 것이 거의 없는 샐러드는 꽤 빨리 나왔다. 배드 파머스의 샐러드는 재료는 다채롭게 올라가지만 새우와 닭가슴살을 빼면 날 것 그대로의 음식에 가깝다. 구운 요리로 닭가슴살이 있지만 물에 살짝 데친 후 오븐에 구운 정도다. 특히 샐러드답게 채소가 신선하다. 매일 아침 들어온 채소는 주방에서 바로 손질한 뒤 사용한다. 이 곳은 신선도를 생명으로 여긴다. 

아보콥은 로메인, 훈제연어, 아보카도, 로스트치킨, 방울토마토, 올리브, 달걀에 참깨된장드레싱 소스가 곁들여진 샐러드다. 익숙한 샐러드의 맛을 자랑한다. 호불호 없이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소스 맛이 샐러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배드 파머스의 최고 인기 메뉴다. 쉬림프볼은 새우에 간이 된 상태로 나온다. 탱탱한 새우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안성맞춤. 다만 요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면 피해야할 샐러드다. 샐러드에도 오이가 들어가지만, 드레싱 역시 오이 요거트 맛이다. 배드 파머스의 2위 메뉴다. 배드 파머스라는 상호가 붙은 샐러드는 체다치즈와 퀴노아가 들어간 샐러드로, 이 곳의 3위 메뉴다. 일단 샐러드는 의외로 식감이 풍부하다. 아삭한 채소는 물론 닭가슴살, 새우, 옥수수, 퀴노아 등이 제각기 입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샐러드를 먹다 목이 막히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물이든, 재미난 이름이 붙은 착즙주스를 함께 마시면 된다. 

샐러드의 화룡정점은 사실 무심히 꽂혀있는 빵 한 조각이 완성한다. 쫄깃하고 바삭한 빵을 함께 제공된 스프에 찍어먹으면 마침내 충전된 ‘탄수화물’의 맛에 온몸이 노곤해진다. 그래서 샌드위치가 필요하다. 물론 시중에 팔고 있는 샌드위치와는 다른 모양새다. 새우가 올라간 두부 마요네즈 샌드위치는 탱탱한 새우와 두부로 만들어 마요네즈라는 느낌 조차 들지 않는 소스가 조화로운 맛이다. 연어 과카몰레 페타치즈는 연어의 고소함과 양파의 아삭함, 아보카도의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졌다. 양파와 연어의 식감, 향,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초딩 입맛’들은 꺼릴 지도 모를 ‘어른의 맛’이다.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총평은 ‘건강한 맛’으로 모아진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 번쯤 이런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는 데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육식 위주의 식단, 가공식품, 패스트푸드의 습격으로 엉망이 된 몸을 정화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1인 1샐러드’에 샌드위치까지 더해지니 가격이 사악해진다. 총 5만9300원. 쉬림프볼을 제외하곤 1만 1000원 수준이나 샐러드의 경우 전채요리라는 인식에,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 탓에 가격대가 높다는 느낌을 준다.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함께 먹다 보니 배도 든든하다. 이렇게 먹으면 다이어트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느낌. 물론 포만감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배드파머스, 먹어보니…

고승희=샐러드 만으로 배가 부를까 싶었던 의구심은 깨졌다. 씹는 맛, 느끼한 맛이 적고 소스도 부족해 때때로 풀밭에 버려진 기분. 호기심이 식욕을 돋웠으나, 이내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정확히 3일 뒤 생각나는 맛. ★★★ (별 5개 만점)

장은경=푸드파이터로서 다이어트할 때, 속이 편한 한 끼를 먹어야 될 때를 제외하곤 먼저 찾아가진 못할 것 같다. 폭식했던 지난 일주일이 오늘 한끼로 용서되는 온화한 느낌이다. 채식주의자, 소식선호자들은 반기고 대식가, 육식주의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 극과 극 느낌! 마니아들을 위한 최적의 식당st. ★★

남우정=건강식을 먹고 싶거나 가볍게 식사를 하기엔 좋은 식당. 채소를 선호하지 않은 사람들도 진입장벽 없이 먹을수 있다. 플레이팅, 인테리어 등 비주얼적으로 신경써 SNS용으로 한번쯤 방문할 만하다. 하지만 한끼, 그것도 야채만 먹는데 1만원 이상이라게 비싼 편이라 가성비와 웨이팅을 생각했을때 재방문하진 않을 것 같다. ★★



shee@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