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미국(캘리포니아 에스칼론) 김태영 기자] 9월의 캘리포니아는 ‘평균 기온 20도의 서늘한 날씨’라는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무색했다. 두툼한 점퍼까지 챙겼지만, 눈을 뜰 수 없는 뜨거운 햇살과 등줄기로 흘러내리는 땀은 캘리포니아의 이상 기후를 증명했다. 기상 관련 어플리케이션에서 알려주는 샌프란시스코의 9월 5일 현재 날씨는 섭씨 37도. 캘리포니아의 다른 지역은 41도까지 올랐다. 이날 캘리포니아는 4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 2014년 주 정부는 마당의 스프링클러 사용과 세차할 때 물 낭비를 금지하는 사상 최초의 규제안을 마련하는 등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 주 전 지역의 97%가 가뭄권에 들었다. 2017년 초 가뭄은 어느정도 해갈됐지만, 뒤이어 폭염이 닥쳐왔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와인을 만들어야 하는 포도송이들은 건포도처럼 바짝 말랐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이변은 자연이 스스로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시기의 종말을 의미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식품농무부(California Department of Food & Agriculture)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체 농작물의 생산액은 지난 몇년 간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이에따라 캘리포니아 지역 농작물의 총 수출규모 역시 2013년 215억 달러(한화 24조600억원)에서 2015년 206억 달러(한화 23조600억원)로 하락했다.
▶가뭄과 폭염으로 재배조건이 변하고 있다 = 기후변화와 관련된 아몬드 재배 현황과 대책 등을 취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에스칼론의 ‘빈스트라 파밍(Veenstra Farming)’ 아몬드 농장을 찾았다. 곧게 뻗은 도로 사이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아몬드 나무들은 갓 수확을 끝내고 쉬고 있었다.
“여기는 땅이 비옥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아몬드 재배 최적의 환경을 갖춘 중앙 계곡, 센트럴 밸리 지역이에요.”
농장에서 만난 캘리포니아 아몬드협회에서 지속가능 농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다니엘 빈스트라(Danielle Veenstra) 수석전문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지역은 아몬드를 재배하는 데 최적의 자연 환경을 가졌다. 겨울에 접어들어도 나무에 손상을 주지 않을 정도의 적당히 추운 날씨다. 게다가 서리가 심하지 않아 갓 피어난 연약한 아몬드 꽃이 보호받을 수 있다. 따뜻하고 건조한 여름은 아몬드 씨 열매의 성장과 수확을 위한 완벽한 기후 조건이다.
하지만 가뭄이나 폭염 등의 기상 이변은 천혜의 환경을 위협한다. 이같은 이변이 자주 발생한다면 앞으로 양질의 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몬드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날씨다. 폭염으로 말라가는 캘리포니아의 토양은 이미 아몬드의 생육에 필요한 물의 확보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아몬드 1알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은 1.1갤런(약 4.2ℓ). 약 7000개~8000개의 아몬드를 품은 나무 한 그루의 경우 약 2만9000ℓ~3만3000ℓ의 물이 쓰인다. 미국농무부(USD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의 총 규모는 87만 에이커(2014년기준ㆍ3520㎢)로 이를 캘리포니아 전체 아몬드 농장(1에이커당 120그루 기준)으로 확대하면 필요한 물은 무려 3조5000억ℓ에 달한다. 물 부족이 지속되면 아몬드보다 더 물이 필요한 오렌지, 호두 등 캘리포니아 주요 농산물의 재배상황(그래픽 참조)은 더욱 심각해진다.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지난 몇년 간 지독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에 물을 주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목욕 시간을 줄이는 사례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심각한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캘리포니아주 전체에 대해 물 사용량을 25% 줄이는 제한 급수를 지시했다. 다니엘 씨는 “제한 급수 대상에서 농가는 제외됐으나 절대적인 물의 양 부족으로 여러 작물을 동시에 키워온 농장에선 아몬드에 물을 주기 위해 다른 나무를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몬드 나무는 한 번 심으면 25년 정도 재배할 수 있어 다른 나무들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심각한 가뭄으로 아몬드의 비재배면적(그래픽 참조)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이는 아몬드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쳐 2015년 생산금액은 53억달러(5조9000억원)로, 2013년 63억 달러(한화 7조500억원)의 85%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도 한창이다. 학계에선 바닷물의 소금기를 빼고 식수로 전환하는 ‘해수 담수화’와 대형 유전의 폐수를 농업용수로 이용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방법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라온다.
미국 유학당시 캘리포니아의 농업을 면밀히 관찰했다는 임영아 농촌경제연구원 부 연구위원은 “캘리포니아는 아몬드, 헤이즐넛 같은 생육 과정에 물의 역할이 중요한 작물이 많은데, 이 지역도 앞으로 가뭄과 같은 이상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문에 미국도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몬드 수분에 절대적인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간은 4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수분(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붙는 일)을 담당하는 곤충은 바로 ‘꿀벌’이다. 세계 농업 기구가 꿀벌의 생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자가 수분이 불가능한 아몬드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 전적으로 꿀벌의 도움이 필요하다. 찾아간 시점이 9월이라 아쉽게도 빈스트라의 농장에서는 꿀벌의 수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다니엘은 “보통 꿀벌은 아몬드 나무에 꽃이 피는 2~3월에 볼 수 있다”며 “이곳 캘리포니아에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분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꿀벌도 위협하고 있다. 2014년 미국의 꿀벌 40%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미국 정부는 꿀벌의 일부 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최근 연구학자들은 니코틴계 신경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지구온난화, 전염병 바이러스, 전자파 등 꿀벌을 위협하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임영아 부 연구위원은 “수분의 매개체인 꿀벌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며 “결국 벌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미국의 아몬드같은 작물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가뭄은 하룻동안 자신의 몸무게 중량의 물을 마시는 꿀벌의 영양을 위협한다. 꿀벌에게 ‘물’은 생존과 더불어 벌집을 냉각시키는데 필요한 필수 물질이기도 하다.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아몬드 수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꿀벌이 물을 마실 수 없으면 제대로 된 수분이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에선 꿀벌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꿀벌이 움직이는 곳 사이사이 수건에 물을 적셔서 꿀벌들이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며 “물을 찾아 멀리 가기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물을 마르지 않게 채워줬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문제점은 꿀벌은 스스로 먼 지역을 이동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먹이를 찾는 스카우트 꿀벌이 겨우 4km 정도만 움직일 뿐, 일반 꿀벌들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2.4km에 불과하다”며 “1월 말에 캘리포니아에 온 꿀벌들이 죽지 않고 수분을 마쳐야 양봉업자들이 꿀벌을 이동시킨다”고 설명했다. 꿀벌이 건강해야 워싱턴 주의 사과, 플로리다의 감귤, 동부지역의 블루베리 등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 만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꿀벌에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 다른 주에서 재배하는 사과, 감귤, 블루베리 등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종의 ‘나비효과’이자 ‘도미노 현상’인 셈이다.
과학계에서는 꿀벌의 멸종에 대비해 최근 ‘꿀벌 로봇(Robot-bee)’을 개발하고 시연하기도 했다. 꿀벌 로봇에 대해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기술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지만 자연에서 제공하는 완벽한 천연 꿀벌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꿀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tedkim03@heraldcorp.com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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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 에스칼론의 아몬드 농장 ‘빈스트라 파밍(Veenstra Farming)’. 양쪽에 보이는 것이 아몬드 나무다. [사진=김태영 기자] |
종잡을 수 없는 기상이변은 자연이 스스로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시기의 종말을 의미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식품농무부(California Department of Food & Agriculture)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체 농작물의 생산액은 지난 몇년 간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이에따라 캘리포니아 지역 농작물의 총 수출규모 역시 2013년 215억 달러(한화 24조600억원)에서 2015년 206억 달러(한화 23조600억원)로 하락했다.
지난 몇년 간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
▶가뭄과 폭염으로 재배조건이 변하고 있다 = 기후변화와 관련된 아몬드 재배 현황과 대책 등을 취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에스칼론의 ‘빈스트라 파밍(Veenstra Farming)’ 아몬드 농장을 찾았다. 곧게 뻗은 도로 사이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아몬드 나무들은 갓 수확을 끝내고 쉬고 있었다.
“여기는 땅이 비옥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아몬드 재배 최적의 환경을 갖춘 중앙 계곡, 센트럴 밸리 지역이에요.”
농장에서 만난 캘리포니아 아몬드협회에서 지속가능 농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다니엘 빈스트라(Danielle Veenstra) 수석전문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가 수확을 앞둔 아몬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
하지만 가뭄이나 폭염 등의 기상 이변은 천혜의 환경을 위협한다. 이같은 이변이 자주 발생한다면 앞으로 양질의 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몬드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날씨다. 폭염으로 말라가는 캘리포니아의 토양은 이미 아몬드의 생육에 필요한 물의 확보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아몬드 1알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은 1.1갤런(약 4.2ℓ). 약 7000개~8000개의 아몬드를 품은 나무 한 그루의 경우 약 2만9000ℓ~3만3000ℓ의 물이 쓰인다. 미국농무부(USD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의 총 규모는 87만 에이커(2014년기준ㆍ3520㎢)로 이를 캘리포니아 전체 아몬드 농장(1에이커당 120그루 기준)으로 확대하면 필요한 물은 무려 3조5000억ℓ에 달한다. 물 부족이 지속되면 아몬드보다 더 물이 필요한 오렌지, 호두 등 캘리포니아 주요 농산물의 재배상황(그래픽 참조)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래픽=최현주 |
그래픽=최현주 |
미국 유학당시 캘리포니아의 농업을 면밀히 관찰했다는 임영아 농촌경제연구원 부 연구위원은 “캘리포니아는 아몬드, 헤이즐넛 같은 생육 과정에 물의 역할이 중요한 작물이 많은데, 이 지역도 앞으로 가뭄과 같은 이상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문에 미국도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몬드 수분에 절대적인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간은 4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수분(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붙는 일)을 담당하는 곤충은 바로 ‘꿀벌’이다. 세계 농업 기구가 꿀벌의 생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자가 수분이 불가능한 아몬드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 전적으로 꿀벌의 도움이 필요하다. 찾아간 시점이 9월이라 아쉽게도 빈스트라의 농장에서는 꿀벌의 수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다니엘은 “보통 꿀벌은 아몬드 나무에 꽃이 피는 2~3월에 볼 수 있다”며 “이곳 캘리포니아에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분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꿀벌도 위협하고 있다. 2014년 미국의 꿀벌 40%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미국 정부는 꿀벌의 일부 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최근 연구학자들은 니코틴계 신경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지구온난화, 전염병 바이러스, 전자파 등 꿀벌을 위협하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임영아 부 연구위원은 “수분의 매개체인 꿀벌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며 “결국 벌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미국의 아몬드같은 작물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가뭄은 하룻동안 자신의 몸무게 중량의 물을 마시는 꿀벌의 영양을 위협한다. 꿀벌에게 ‘물’은 생존과 더불어 벌집을 냉각시키는데 필요한 필수 물질이기도 하다.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아몬드 수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꿀벌이 물을 마실 수 없으면 제대로 된 수분이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에선 꿀벌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꿀벌이 움직이는 곳 사이사이 수건에 물을 적셔서 꿀벌들이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며 “물을 찾아 멀리 가기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물을 마르지 않게 채워줬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문제점은 꿀벌은 스스로 먼 지역을 이동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먹이를 찾는 스카우트 꿀벌이 겨우 4km 정도만 움직일 뿐, 일반 꿀벌들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2.4km에 불과하다”며 “1월 말에 캘리포니아에 온 꿀벌들이 죽지 않고 수분을 마쳐야 양봉업자들이 꿀벌을 이동시킨다”고 설명했다. 꿀벌이 건강해야 워싱턴 주의 사과, 플로리다의 감귤, 동부지역의 블루베리 등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 만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꿀벌에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 다른 주에서 재배하는 사과, 감귤, 블루베리 등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종의 ‘나비효과’이자 ‘도미노 현상’인 셈이다.
과학계에서는 꿀벌의 멸종에 대비해 최근 ‘꿀벌 로봇(Robot-bee)’을 개발하고 시연하기도 했다. 꿀벌 로봇에 대해 다니엘 빈스트라 수석전문가는 “기술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지만 자연에서 제공하는 완벽한 천연 꿀벌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꿀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tedkim03@heraldcorp.com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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