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아래, 사상 최고의 폭염 온도가 기록됐다. 환경부는 올여름 폭염이 기후변화 영향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밝혔으며, 다국적 기후분석 연구단체인 ‘세계기후특성(WWA)’ 연구팀 역시 “이번 여름 열파는 기후변화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하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번 폭염을 겪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더이상 잔잔한 수준이 아니다. 마이클 만 미국 펜스테이트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 소장의 말대로 “우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은 그 완벽한 예”이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저지른 환경오염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이다. 슈퍼푸드라 일컫는 식품들이 연일 등장하고,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아픈 지구에서는 그 어떤 것도 건강하게 먹을수 없다. 오염된 땅과 물, 대기, 무너진 생태계에서 온전한 먹거리를 얻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아픈 지구를 회복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신기한 것은 건강한 지구에서 안전한 음식을 먹기 위한 해결책도 우리의 음식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무너지는 생태계 균형, ‘6번째 대멸종 시작’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지구 역사에선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대부분의 생물들이 지구에서 사라진 대멸종은 주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일어났지만, 최초로 인간 스스로 멸종을 앞당기고 있는 시기가 바로 현재이다. 환경오염을 통해서다. 현재 지구의 온도는 19세기에 비해 약 1도가량 높아졌으며, 지금보다 1.6도 더 오르면 지구 생명체의 18%가 멸종하고, 최종적으로 6도 이상 오르면 대멸종이 완성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무너지면 인류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지구상의 많은 생물종은 현재 멸종위기 상태이다. 2010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지구 생물종의 31%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글로벌 자연보호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생물의 다양성은 지구 생명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열대우림의 파괴도 지구 생멸종에 타격을 준다. 먹이사슬이 붕괴돼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들이 발생한다. 주요 요인으로는 축산업이 지목받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중남미에서만 삼림의 70%가 가축 사육용으로 개간됐다고 분석했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목초지나 동물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농지 개간으로 숲이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수질을 악화시키며, 물과 식량의 소비를 증가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온실가스로 뜨거워진 대기→채식위주로 고기 줄이기
온실가스의 배출로 오존층이 파괴된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자외선이 그대로 땅에 닿으면 식물이 열매를 잘 맺지 못해 먹을거리가 줄어들며, 대기 오염은 더욱 심해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배출량의 14.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조사에서는 이보다 높은 51%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소가 곡물을 소화시킬 때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3배나 높다. 자동차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이러한 근거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기 섭취를 줄일경우 지구환경은 어느정도로 나아질까. 네덜란드환경평가국의 연구(2009)에 따르면 만일 전 세계가 하버드공중보건의대에서 권장하는 식단에 따라 육류소비를 줄인다면 오는 2050년까지 유럽연합 장기기후완화 목표의 70%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완전 채식주의 식습관이 확대되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분의2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쓰레기더미 바다→플라스틱 식품포장 줄이기
축산업의 비료와 분뇨가 바다로 들어가면 해양오염의 문제도 발생한다. 또한 축산폐수에는 유기물이 많기 때문에 이를 먹이로 하는 미생물이 증가돼 산소가 소비되면서 바다에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해양 온도도 문제다. 뜨거워진 바다에는 산소 농도가 떨어져 해양생물들이 호흡 스트레스를 받는다. 올해 미국의 조지아공과대학은 1958~2015년 기간 동안 바다의 산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산소 농도가 예상보다 2~3배 빠르게 줄어들면서 현재 해양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고래나 바다거북 사체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일도 더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다. 지난 6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플라스틱 쓰레기 폐기량이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3억톤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그 중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47%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EU(유럽연합)는 오는 2021년까지 빨대·커피 막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10종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정부의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다. 무분별하게 늘어가는 일회용 식품 포장에 대한 주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농약으로 오염된 땅→유기농 식품 늘리기
땅의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는 수질과 토양, 생물의 다양성을 해치고, 농부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식품의 선택은 유기농이다. 유기농은 단순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의 화학합성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재배방식을 뜻한다. 유기농법은 토양오염을 방지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해준다. 또한 유기농 토양 물질은 이산화탄소까지 효과적으로 흡수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키는 등 지속적인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미국의 세계유기농소비자회(OCA)에 따르면 농경지 약 50억 ha (헥타르·1㏊=1만㎡)를 유기농업화하고 약 42억ha의 부실 산림지역을 녹화한다면, 온실가스 대기오염도를 적어도 50ppm을 저감해 자연 기후상태를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우리의 음식 선택에 달려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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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영향은 더이상 잔잔한 수준이 아니다. 마이클 만 미국 펜스테이트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 소장의 말대로 “우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은 그 완벽한 예”이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저지른 환경오염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이다. 슈퍼푸드라 일컫는 식품들이 연일 등장하고,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아픈 지구에서는 그 어떤 것도 건강하게 먹을수 없다. 오염된 땅과 물, 대기, 무너진 생태계에서 온전한 먹거리를 얻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아픈 지구를 회복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신기한 것은 건강한 지구에서 안전한 음식을 먹기 위한 해결책도 우리의 음식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무너지는 생태계 균형, ‘6번째 대멸종 시작’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지구 역사에선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대부분의 생물들이 지구에서 사라진 대멸종은 주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일어났지만, 최초로 인간 스스로 멸종을 앞당기고 있는 시기가 바로 현재이다. 환경오염을 통해서다. 현재 지구의 온도는 19세기에 비해 약 1도가량 높아졌으며, 지금보다 1.6도 더 오르면 지구 생명체의 18%가 멸종하고, 최종적으로 6도 이상 오르면 대멸종이 완성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무너지면 인류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지구상의 많은 생물종은 현재 멸종위기 상태이다. 2010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지구 생물종의 31%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글로벌 자연보호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생물의 다양성은 지구 생명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열대우림의 파괴도 지구 생멸종에 타격을 준다. 먹이사슬이 붕괴돼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들이 발생한다. 주요 요인으로는 축산업이 지목받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중남미에서만 삼림의 70%가 가축 사육용으로 개간됐다고 분석했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목초지나 동물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농지 개간으로 숲이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수질을 악화시키며, 물과 식량의 소비를 증가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온실가스로 뜨거워진 대기→채식위주로 고기 줄이기
온실가스의 배출로 오존층이 파괴된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자외선이 그대로 땅에 닿으면 식물이 열매를 잘 맺지 못해 먹을거리가 줄어들며, 대기 오염은 더욱 심해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배출량의 14.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조사에서는 이보다 높은 51%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소가 곡물을 소화시킬 때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3배나 높다. 자동차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이러한 근거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기 섭취를 줄일경우 지구환경은 어느정도로 나아질까. 네덜란드환경평가국의 연구(2009)에 따르면 만일 전 세계가 하버드공중보건의대에서 권장하는 식단에 따라 육류소비를 줄인다면 오는 2050년까지 유럽연합 장기기후완화 목표의 70%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완전 채식주의 식습관이 확대되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분의2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쓰레기더미 바다→플라스틱 식품포장 줄이기
축산업의 비료와 분뇨가 바다로 들어가면 해양오염의 문제도 발생한다. 또한 축산폐수에는 유기물이 많기 때문에 이를 먹이로 하는 미생물이 증가돼 산소가 소비되면서 바다에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해양 온도도 문제다. 뜨거워진 바다에는 산소 농도가 떨어져 해양생물들이 호흡 스트레스를 받는다. 올해 미국의 조지아공과대학은 1958~2015년 기간 동안 바다의 산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산소 농도가 예상보다 2~3배 빠르게 줄어들면서 현재 해양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고래나 바다거북 사체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일도 더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다. 지난 6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플라스틱 쓰레기 폐기량이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3억톤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그 중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47%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EU(유럽연합)는 오는 2021년까지 빨대·커피 막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10종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정부의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다. 무분별하게 늘어가는 일회용 식품 포장에 대한 주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농약으로 오염된 땅→유기농 식품 늘리기
땅의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는 수질과 토양, 생물의 다양성을 해치고, 농부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식품의 선택은 유기농이다. 유기농은 단순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의 화학합성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재배방식을 뜻한다. 유기농법은 토양오염을 방지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해준다. 또한 유기농 토양 물질은 이산화탄소까지 효과적으로 흡수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키는 등 지속적인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미국의 세계유기농소비자회(OCA)에 따르면 농경지 약 50억 ha (헥타르·1㏊=1만㎡)를 유기농업화하고 약 42억ha의 부실 산림지역을 녹화한다면, 온실가스 대기오염도를 적어도 50ppm을 저감해 자연 기후상태를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우리의 음식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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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