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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세권’ 지도가 나왔다
스타벅스 ‘벅세권’만 있나.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이젠 반려동물 키우기 좋은 동네도 중요한 세권 요소다. 이른바, ‘견(犬)세권’. 그래서 TAPAS는 서울 내에 반려견 키우기 좋은 동네를 찾아보기로 했다.
■뭣이 중한디?
서울 곳곳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시민 30명에게 직접 물었다. “우리집 근처에 어떤 시설이 있으면 좋을까요?”
“반려견이 뛰어노는 게 가장 중요하죠. 드넓은 공원이요.”(정가림 씨, 24, 종로구, 복서 12년차)
“저렴한 애견호텔 같은 시설이 많아야죠.”(양모 씨, 23, 관악구, 말티즈 1년차)
“병원이 많으면 반려견을 키우기 좋아요.”(김승민 씨, 27, 관악구, 푸들 2년차)
“술을 좋아해요. 그래서 애견 동반이 가능한 펍이 있으면 좋겠네요.”(김가림, 24, 마포구, 셔틀랜드쉽독 2년차)
30명(복수응답 가능) 중 15명이 공원을, 7명이 애견호텔 등 애견 관련 시설을, 7명이 애견인 커뮤니티를, 5명이 동물병원을 꼽았다. TAPAS는 이를 토대로 ‘견세권 찾기’에 나섰다.
■서울 내 공원은 어디?
서울시에 의뢰, 동별로 위치한 공원을 전수조사했다. 총 132곳. 특정 지역에 편중되기보다는 서울시 전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우측은 해당 위치를 표시한 지도다. 좌측은 반경 1km 지역을 히트맵으로 표시했다. 즉, 1km 내에 공원이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서울 내 애견위탁시설은 어디?
애견호텔 등 애견위탁시설(동물위탁관리업종 등록 기준)은 강남에선 강남구, 강북에선 노원구가 특히 눈에 띈다. 서울시 내에서 한 개 동 내에 가장 많이 애견위탁시설이 위치한 수는 4개. 강남구에선 논현동ㆍ역삼동, 노원구에선 공릉동ㆍ상계동ㆍ월계동 등이었다. 이들 지역을 포함, 서울 내에 총 118개가 있다.
■서울 내 24시간 동물병원은 어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서울 내 24시간 동물병원은 총 69곳.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남에 밀집돼 있었다. 21곳이 강남구 내에 있다. 서울시 전체 24시간 동물병원 3곳 중 1곳은 강남구에 있는 셈. 동별로는 논현동(강남구)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치동(강남구), 반포동(서초구)이 5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등촌동(강서구), 신사동(강남구), 응암동(은평구) 등도 3곳으로 상위권.
■반경 1km 내에 공원ㆍ애견호텔ㆍ24시간 병원이 밀집한 지역은?
공원ㆍ애견위탁시설ㆍ24시간 동물병원이 표시된 반경 1km 히트맵 지도를 겹쳐봤다. 검붉게 표시된 지역이 총 7곳으로 나왔다. 이들 지역은 반경 1km 내에 공원, 애견위탁시설, 24시간 동물병원 등이 밀집된 지역이다. TAPAS가 선정한 반려견 키우기에 주변환경이 좋은 동네 7곳이다.
■내 친구는 어디에, 견(犬)구밀도
이런 인프라 시설 외에 고려해야 할 한 가지 항목이 더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마음이 편안한 지역. 즉, 반려인의 희로애락을 공유할 동료가 많은 동네다. 반려동물 등록제 기준 동별로 등록된 반려동물 등록 수를 조사했다. 동 내에 5000마리 넘게 반려동물이 등록된 동은 총 4곳. 서울 내에서 반려인 이웃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네다.
■그래서, 가봤다
인프라가 좋은 7곳, 견구밀도 상위권 4곳 등 TAPAS가 선정한 견세권 총 11곳 중에서 실제로 몇 곳을 확인해봤다. 정말 반려견을 키우기 좋은 동네인지. 병원이나 애견위탁시설 등이 밀집된 논현동, ‘견구밀도’ 1위 지역인 신림동, 강북권에서 여러 조건 상 고르게 상위권에 오른 상계동 등 3곳이다.
논현동
24시간 동물병원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논현동에서 만난 견주 박용훈(38) 씨는 “오후 11시가 넘어서 강아지가 다쳤는데, 걸어서 곧장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도 종합병원급이다. A동물병원을 직접 찾아가보니, 외과, 내과, 안과, 방사선과 분과진료는 물론 CT, MRI 등 의료기기까지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반려견이 심장질환을 겪으면 호흡곤란 때문에 빠른 처치가 중요한데, 인근 견주들이 이런 위기상황을 잘 넘기곤 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병원 관계자는 “이 지역에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운다. 새벽에 오는 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도산공원이나 학동공원 등 인근공원도 반려견 산책 코스로 인기다. ‘학동공원 애견모임’이란 단체도 있을 정도.
신림동
신림동이 견구밀도 1위를 차지한 이유로는 1인가구ㆍ자연환경 등이 꼽힌다. 신림동에서 만난 견주 김예은(25) 씨, 이선녀(38) 씨는 “도림천이 바로 옆에 있다”, “주변에 낮은 산이 있어 좋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애견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고시생이 몰려 있고 서울 내에서 물가도 저렴한 편인 신림동은 ‘1인가구 메카’로도 꼽힌다. D애견카페 대표는 “우리 카페에 방문하는 애견인의 70%는 1인가구”라고 했다.
상계동
노원역에 내리자 1분 거리에 애견 호텔링업체만 3곳이 몰려 있었다. 인근 부동산ㆍ애견시설 업체 등에 따르면, 상계동은 강북권 내에서도 손꼽히는 아파트 밀집 지역이며, 거주민도 노인층ㆍ젊은 부부가 많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애견위탁 서비스가 성행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애견 호텔링업체 관계자는 “세입자가 많고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자주 가다보니 이사 기간 동안 짧게 1~3일 반려동물을 맡기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수요가 많다보니 상계동 내에선 중대형견ㆍ소형견 전문 등 위탁 서비스 분야도 세분화되는 추세다.
■견세권 끝판왕, ‘반려견 놀이터’
11곳 지역 외에도, 이 모든 조건을 뛰어넘을 만큼 견주가 사랑하는 견세권도 있었으니. 바로 ‘반려견 놀이터’ 인근 지역이다. 서울 내에서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맘껏 뛰놀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반려견 놀이터 관리자는 “주말엔 하루 450마리가 방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반려견들은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곳곳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눈치 볼 것도 없다. 영역표시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 오후 7시께 스피커에서 인공 새소리까지 나왔다. 관리자는 “이 소리를 들으면 개들이 안정감을 얻는다고 한다”고 했다. 시베리안허스키 2마리를 데리고 온 한 견주는 “일주일 중 유일하게 목줄을 풀고 노는 시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동작구 보라매공원,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총 3곳이다.
김상수ㆍ이민경ㆍ박이담ㆍ성기윤 기자/dlcw@heraldcorp.com
-‘견세권’ 지도가 나왔다
스타벅스 ‘벅세권’만 있나.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이젠 반려동물 키우기 좋은 동네도 중요한 세권 요소다. 이른바, ‘견(犬)세권’. 그래서 TAPAS는 서울 내에 반려견 키우기 좋은 동네를 찾아보기로 했다.
[사진 출처 = 123rf] |
■뭣이 중한디?
서울 곳곳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시민 30명에게 직접 물었다. “우리집 근처에 어떤 시설이 있으면 좋을까요?”
“반려견이 뛰어노는 게 가장 중요하죠. 드넓은 공원이요.”(정가림 씨, 24, 종로구, 복서 12년차)
“저렴한 애견호텔 같은 시설이 많아야죠.”(양모 씨, 23, 관악구, 말티즈 1년차)
“병원이 많으면 반려견을 키우기 좋아요.”(김승민 씨, 27, 관악구, 푸들 2년차)
“술을 좋아해요. 그래서 애견 동반이 가능한 펍이 있으면 좋겠네요.”(김가림, 24, 마포구, 셔틀랜드쉽독 2년차)
30명(복수응답 가능) 중 15명이 공원을, 7명이 애견호텔 등 애견 관련 시설을, 7명이 애견인 커뮤니티를, 5명이 동물병원을 꼽았다. TAPAS는 이를 토대로 ‘견세권 찾기’에 나섰다.
■서울 내 공원은 어디?
서울시에 의뢰, 동별로 위치한 공원을 전수조사했다. 총 132곳. 특정 지역에 편중되기보다는 서울시 전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우측은 해당 위치를 표시한 지도다. 좌측은 반경 1km 지역을 히트맵으로 표시했다. 즉, 1km 내에 공원이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공원 [그래픽 = 이해나 디자이너] |
■서울 내 애견위탁시설은 어디?
애견호텔 등 애견위탁시설(동물위탁관리업종 등록 기준)은 강남에선 강남구, 강북에선 노원구가 특히 눈에 띈다. 서울시 내에서 한 개 동 내에 가장 많이 애견위탁시설이 위치한 수는 4개. 강남구에선 논현동ㆍ역삼동, 노원구에선 공릉동ㆍ상계동ㆍ월계동 등이었다. 이들 지역을 포함, 서울 내에 총 118개가 있다.
애견위탁 [그래픽 = 이해나 디자이너] |
■서울 내 24시간 동물병원은 어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서울 내 24시간 동물병원은 총 69곳.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남에 밀집돼 있었다. 21곳이 강남구 내에 있다. 서울시 전체 24시간 동물병원 3곳 중 1곳은 강남구에 있는 셈. 동별로는 논현동(강남구)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치동(강남구), 반포동(서초구)이 5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등촌동(강서구), 신사동(강남구), 응암동(은평구) 등도 3곳으로 상위권.
병원[그래픽 = 이해나 디자이너] |
■반경 1km 내에 공원ㆍ애견호텔ㆍ24시간 병원이 밀집한 지역은?
공원ㆍ애견위탁시설ㆍ24시간 동물병원이 표시된 반경 1km 히트맵 지도를 겹쳐봤다. 검붉게 표시된 지역이 총 7곳으로 나왔다. 이들 지역은 반경 1km 내에 공원, 애견위탁시설, 24시간 동물병원 등이 밀집된 지역이다. TAPAS가 선정한 반려견 키우기에 주변환경이 좋은 동네 7곳이다.
히트맵 [그래픽 = 이해나 디자이너] |
■내 친구는 어디에, 견(犬)구밀도
이런 인프라 시설 외에 고려해야 할 한 가지 항목이 더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마음이 편안한 지역. 즉, 반려인의 희로애락을 공유할 동료가 많은 동네다. 반려동물 등록제 기준 동별로 등록된 반려동물 등록 수를 조사했다. 동 내에 5000마리 넘게 반려동물이 등록된 동은 총 4곳. 서울 내에서 반려인 이웃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네다.
견구밀도[그래픽 = 이해나 디자이너] |
■그래서, 가봤다
인프라가 좋은 7곳, 견구밀도 상위권 4곳 등 TAPAS가 선정한 견세권 총 11곳 중에서 실제로 몇 곳을 확인해봤다. 정말 반려견을 키우기 좋은 동네인지. 병원이나 애견위탁시설 등이 밀집된 논현동, ‘견구밀도’ 1위 지역인 신림동, 강북권에서 여러 조건 상 고르게 상위권에 오른 상계동 등 3곳이다.
논현동
24시간 동물병원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논현동에서 만난 견주 박용훈(38) 씨는 “오후 11시가 넘어서 강아지가 다쳤는데, 걸어서 곧장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도 종합병원급이다. A동물병원을 직접 찾아가보니, 외과, 내과, 안과, 방사선과 분과진료는 물론 CT, MRI 등 의료기기까지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반려견이 심장질환을 겪으면 호흡곤란 때문에 빠른 처치가 중요한데, 인근 견주들이 이런 위기상황을 잘 넘기곤 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병원 관계자는 “이 지역에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운다. 새벽에 오는 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도산공원이나 학동공원 등 인근공원도 반려견 산책 코스로 인기다. ‘학동공원 애견모임’이란 단체도 있을 정도.
신림동
신림동이 견구밀도 1위를 차지한 이유로는 1인가구ㆍ자연환경 등이 꼽힌다. 신림동에서 만난 견주 김예은(25) 씨, 이선녀(38) 씨는 “도림천이 바로 옆에 있다”, “주변에 낮은 산이 있어 좋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애견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고시생이 몰려 있고 서울 내에서 물가도 저렴한 편인 신림동은 ‘1인가구 메카’로도 꼽힌다. D애견카페 대표는 “우리 카페에 방문하는 애견인의 70%는 1인가구”라고 했다.
상계동
노원역에 내리자 1분 거리에 애견 호텔링업체만 3곳이 몰려 있었다. 인근 부동산ㆍ애견시설 업체 등에 따르면, 상계동은 강북권 내에서도 손꼽히는 아파트 밀집 지역이며, 거주민도 노인층ㆍ젊은 부부가 많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애견위탁 서비스가 성행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애견 호텔링업체 관계자는 “세입자가 많고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자주 가다보니 이사 기간 동안 짧게 1~3일 반려동물을 맡기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수요가 많다보니 상계동 내에선 중대형견ㆍ소형견 전문 등 위탁 서비스 분야도 세분화되는 추세다.
■견세권 끝판왕, ‘반려견 놀이터’
11곳 지역 외에도, 이 모든 조건을 뛰어넘을 만큼 견주가 사랑하는 견세권도 있었으니. 바로 ‘반려견 놀이터’ 인근 지역이다. 서울 내에서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맘껏 뛰놀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반려견놀이터 [사진 = 이민경 기자] |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반려견 놀이터 관리자는 “주말엔 하루 450마리가 방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반려견들은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곳곳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눈치 볼 것도 없다. 영역표시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 오후 7시께 스피커에서 인공 새소리까지 나왔다. 관리자는 “이 소리를 들으면 개들이 안정감을 얻는다고 한다”고 했다. 시베리안허스키 2마리를 데리고 온 한 견주는 “일주일 중 유일하게 목줄을 풀고 노는 시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동작구 보라매공원,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총 3곳이다.
김상수ㆍ이민경ㆍ박이담ㆍ성기윤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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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