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말하는 지구를 살리는 식탁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이제 음식은 단지 요리하고, 먹고, 마시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일은 지구의 환경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 역시 ‘지속가능한 방식’이 아니라면 지구가 현재의 식품 소비를 감당하지 못하리라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기존의 식품 생산과 소비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의 위험이 마지노선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셰프들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많은 셰프들은 그들의 부엌에서 지구의 환경을 고민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음식을 나누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서울고메2018에선 ‘지구를 살리는 미래의 식탁’이라는 주제로 포럼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이틀간 진행된 행사에선 스페인과 페로 아일랜드, 호주에서 날아온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환경을 고민한 그들의 요리 철학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요리를 선보였다.
호주에서 온 ‘브레’ 레스토랑의 댄 헌터(Dan Hunter) 셰프는 레스토랑과 함께 23에이커의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와 동물복지 방식으로 사육한 가금류는 레스토랑의 요리에 활용된다.
댄 헌터 셰프는 “브레는 전통적 콘셉트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이다. 땅과 식물, 채소를 이해하고자 하는 호주의 전통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라며 “요리를 하면서 늘 지속가능성, 환경, 사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에는 오너 셰프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곳에선 단지 친환경 요리를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곳이 바로 댄 헌터 셰프의 레스토랑이다. 그는 농장 안에 작은 댐을 만들어 빗물을 모아 농작물을 키우는데 쓴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남은 음식은 퇴비로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댄 헌터 셰프는 “많은 사람들이 점점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 환경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작은 섬인 ‘페로 아일랜드’에서 한국을 찾은 미쉐린 스타 셰프 파울 안드리아스 지스카(Poul Andrias Ziska)는 ‘로컬푸드’를 추구하는 셰프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레스토랑을 시작했던 당시 페로 아일랜드는 식재료 수급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는 “처음 레스토랑을 열었을 때 페로 아일랜드에선 시장이 없어 생선을 구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었고, 농작물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지난 10년간 농부, 어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철학을 공유하며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파울 지스카 셰프는 지속가능한 어업과 축산업의 중요성을 특히나 강조했다. 그는 “소를 키우는 것보다 연어 등 물고기를 양식하는 일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며 “페로 아일랜드에선 어부들과 지역 커뮤니티가 협업해 남획을 방지하고 바다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페로 아일랜드에선 양을 방목해 키우는데 1년에 딱 한 번 도축할 수 있다”며 “잡은 양은 바로 먹지 않고 부위에 따라 3개월에서 7개월까지 해풍에 발효한 뒤 먹는다”고 설명했다.
‘미식의 나라’ 스페인 마요르카섬 최초의 미쉐린 스타를 받은 ‘마카레나 데 카스트로’(Macarena de Castro) 셰프는 이 지역의 전통적인 레시피를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요리한다.
마카레나 셰프는 “지중해 섬은 관광지로 유명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며 “우리의 레스토랑에선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자란 작물을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마카레나 셰프의 철학이다. 그는 “자연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자연과 함께 자연이 주는 것을 제공한다는 단순한 접근법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구와 미래의 식탁을 고민하는 셰프들은 ‘실천’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댄 헌터 셰프는 “친환경 농작물을 생산하고 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라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 남은 음식과 채소로 퇴비를 만드는 것 모두 그냥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환경적으로 친화적인 선택을 하고 그렇게 행동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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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이제 음식은 단지 요리하고, 먹고, 마시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일은 지구의 환경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 역시 ‘지속가능한 방식’이 아니라면 지구가 현재의 식품 소비를 감당하지 못하리라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기존의 식품 생산과 소비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의 위험이 마지노선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셰프들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많은 셰프들은 그들의 부엌에서 지구의 환경을 고민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음식을 나누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고메2018 ‘지구를 살리는 미래의 식탁’ 포럼에 참석한 댄 헌터, 파울 안드리아스 지스카, 마카레나 데 카스트로 셰프(왼쪽부터) |
최근 막을 내린 서울고메2018에선 ‘지구를 살리는 미래의 식탁’이라는 주제로 포럼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이틀간 진행된 행사에선 스페인과 페로 아일랜드, 호주에서 날아온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환경을 고민한 그들의 요리 철학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요리를 선보였다.
호주에서 온 ‘브레’ 레스토랑의 댄 헌터(Dan Hunter) 셰프는 레스토랑과 함께 23에이커의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와 동물복지 방식으로 사육한 가금류는 레스토랑의 요리에 활용된다.
댄 헌터 셰프는 “브레는 전통적 콘셉트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이다. 땅과 식물, 채소를 이해하고자 하는 호주의 전통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라며 “요리를 하면서 늘 지속가능성, 환경, 사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에는 오너 셰프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곳에선 단지 친환경 요리를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곳이 바로 댄 헌터 셰프의 레스토랑이다. 그는 농장 안에 작은 댐을 만들어 빗물을 모아 농작물을 키우는데 쓴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남은 음식은 퇴비로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댄 헌터 셰프는 “많은 사람들이 점점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 환경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작은 섬인 ‘페로 아일랜드’에서 한국을 찾은 미쉐린 스타 셰프 파울 안드리아스 지스카(Poul Andrias Ziska)는 ‘로컬푸드’를 추구하는 셰프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레스토랑을 시작했던 당시 페로 아일랜드는 식재료 수급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는 “처음 레스토랑을 열었을 때 페로 아일랜드에선 시장이 없어 생선을 구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었고, 농작물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지난 10년간 농부, 어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철학을 공유하며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파울 지스카 셰프는 지속가능한 어업과 축산업의 중요성을 특히나 강조했다. 그는 “소를 키우는 것보다 연어 등 물고기를 양식하는 일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며 “페로 아일랜드에선 어부들과 지역 커뮤니티가 협업해 남획을 방지하고 바다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페로 아일랜드에선 양을 방목해 키우는데 1년에 딱 한 번 도축할 수 있다”며 “잡은 양은 바로 먹지 않고 부위에 따라 3개월에서 7개월까지 해풍에 발효한 뒤 먹는다”고 설명했다.
‘미식의 나라’ 스페인 마요르카섬 최초의 미쉐린 스타를 받은 ‘마카레나 데 카스트로’(Macarena de Castro) 셰프는 이 지역의 전통적인 레시피를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요리한다.
마카레나 셰프는 “지중해 섬은 관광지로 유명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며 “우리의 레스토랑에선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자란 작물을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마카레나 셰프의 철학이다. 그는 “자연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자연과 함께 자연이 주는 것을 제공한다는 단순한 접근법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구와 미래의 식탁을 고민하는 셰프들은 ‘실천’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댄 헌터 셰프는 “친환경 농작물을 생산하고 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라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 남은 음식과 채소로 퇴비를 만드는 것 모두 그냥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환경적으로 친화적인 선택을 하고 그렇게 행동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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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