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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료 아닌 식품을 만듭니다”…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
  • 2019.10.02.

-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건강한 음식 먹여야”

-‘100% 휴먼그레이드, 0% 합성보존제’ 생산에 대한 확고한 신념

-이젠 펫푸드도 글로벌 트렌드 따라 세련되고 건강한 제품이 대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사원증을 목에 걸고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으로 당당히 들어선다. 사람이 아닌 푸들 ‘사랑이’의 출근 모습이다. 사랑이는 민동기(사진) 하림펫푸드 대표의 반려동물이다. 대표이사 아빠를 둔 사랑이의 특별 대우가 아닌가 싶었지만 하림타워 사무실로 들어서자 견주와 함께 출근한 반려동물들이 여러 있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양한 펫푸드까지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진정 반려동물들이 주인공 대접을 받는 곳이었다. 펫푸드를 만드는 기업다웠다.

“오랫동안 함께해야 할 가족이니까요” 건강한 펫푸드 개발에 앞장선 기업이라고 하자 민동기 대표의 답변은 간단했다. 그래서 하림은 “사료 아닌 ‘식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의 건강한 고집은 글로벌 트렌드와 일치하기도 한다. 사람의 음식처럼 펫푸드 또한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프리미엄 제품이 더욱 주목을 끌 것이라는 것이다.

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이사. 민 대표는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건강한 음식을 먹여야 한다”며 “100% 휴먼그레이드, 0% 합성보존제 생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였다. [사진=육성연 기자]
사원증을 목에 달고 출근한 반려견 ‘사랑이’와 '연유'. 회사 직원들은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이 가능하다. [사진=육성연 기자, 하림펫푸드 제공]

▶펫이 아닌 ‘가족’, 사료 아닌 ‘식품’=대표이사실 탁자에는 여러 제품들이 놓여있었지만 유독 한 제품이 눈에 띄었다.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종이재질, 한 손에 들만한 작은 사이즈, 혀를 내민 강아지 대신 문구만 적힌 심플함. 게다가 제품설명같은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이 제품명이라니. 흥미를 끌 만한 요소는 충분했다.

“갓 지은 밥처럼 펫푸드도 가장 맛있고 신선하게 먹일수 있다면 어떨까요. 펫푸드도 신선도가 유지되는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

이제 음식의 신선도는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니다. ‘2019년 O월 O일’. 작기만 했던 생산일자가 제품명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일 생산한 사료를 다음날 받아볼 수 있으며, 생산일 선택도 가능하다. 소용량 또한 빠른 시일내에 소비를 권장하려는 목적이다. 디자인 역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19’에서 위너상을 수상하며 인정을 받았다. “사람의 음식인지 펫사료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네요.” 저절로 튀어나온 감탄에 민 대표는 경영철학을 설명했다.

하림펫푸드의 ‘더리얼’, ‘밥이 보약’, ‘가장 맛있는시간 30일’ 제품들. [사진=육성연 기자]

“가족이 먹을 음식이므로 우리는 ‘식품’을 만듭니다. 국내 최초로 ‘휴먼그레이드’ 용어를 사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죠. 사람도 인공첨가물 음식을 가급적 피하듯, 반려동물에게도 먹이지 않겠다는 고집입니다.”

합성보존제는 물론 원료부터 제조·유통 등의 전 과정이 식품 수준으로 만들어진다. 고기부산물의 육분(고기를 갈아서 수분을 없앤 가루) 대신 생고기를 사용하는 것도 차별화된 전략이다.

식품을 만들어서일까. 마케팅팀에는 유명 레스토랑 경력의 셰프가 메뉴 개발등을 연구한다. 직원들은 시식을 한 강아지의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다. 최근에는 미슐랭이 아닌 ‘개슐랭’도 진행했다. 닭고기 스테이크와 아이스크림 등 코스요리를 선보인 행사로 ‘펫 휴머나이제이션’을 재미있게 풀어낸 기획이다.

최근 하림펫푸드는 식재료로만 구성된 코스 요리인 ''더리얼 개슐랭 식당' 행사를 열었다.[사진=하림펫푸드]

▶프리미엄 국내 제품의 진실=문제는 품질에 따른 가격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민 대표는 “수입산에 익숙해진 일부 소비자들은 막연하게 국내산이 더 저렴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기도 하다”며 “하지만 하림펫푸드 제품의 고품질과 ㎏당 가격은 기존 국내외 주요 제품들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했다. 비싸게 보일지는 몰라도 가성비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식품용 원료만을 고집, 합성보존제 무첨가의 철칙은 그 편견을 뒤집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식품 공장의 개념이다보니 제조시설상 투자와 관리 비용이 많이 듭니다. 사람 음식과 같은 등급의 원료를 구매하고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원료 품질은 고집스럽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하림펫푸드 제품들은 모두 식품용 원료로 생산된다. [사진=하림펫푸드]

▶‘사람이 먹는 음식’과 동일시하는 트렌드=어려움도 있지만 매출은 급성장중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출시 첫 해인 2017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5배 성장이 목표다. 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기대해 볼 수 있는 잠재력이다.

“작년 미국 펫푸드포럼박람회 보고에 따르면 2017년 사료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2011년에 비해 46%가 올랐습니다. 프리미엄 트렌드가 이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비싸기만 한 제품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웰빙 마인드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가공의 최소화·농장의 자체적 운영이란 뜻의 ‘팜투볼’(Farm to bowl) 트렌드는 사람이 먹는 푸드 트렌드인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에서 이어졌다. 육분이나 합성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프리프롬’, 햄프씨드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도 트렌드에 가세했다. 모두 내(사람)가 먹는 기준으로 펫푸드를 고른다는 흐름으로, 반려동물을 사람과 동일시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와 같은 맥락이다.

“세련미를 높이기 위해 사람 음식을 쫓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가 트렌드를 표현한 말이다. 민 대표는 “구매는 사람이 하지만 소비는 반려동물이 하는 펫푸드야말로 모두를 만족시키기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고 말한다. 그 어려움을 잘 알기에 ‘건강한 음식’ 수준을 열심히 쫓고 있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펫푸드 트렌드의 핵심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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