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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위기는 곧 식량위기”…손광균 WFP 공보팀장
  • 2020.01.17.
-WFP “기후변화 대응못하면 2050년 식량위기 위험 20% 증가”
-음식물 낭비 줄이기는 식량위기 대응 방법중 하나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손만 뻗으면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식량위기’ 단어는 어쩐지 잘 와닿지 않는다.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먹을 종류와 양이 줄어들고, 심지어 영양소 질도 떨어진다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OECD국가중 하위권에 달할 정도로 ‘식량을 사는 나라’이다. 본격적인 식량위기가 시작된다면 최전선에서 큰 피해를 입는다. 식량문제를 더이상 멀리서 바라볼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홍수나 가뭄 등 점점 증가하는 기후변화 재난으로 기아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WFP

인류가 당면한 식량위기 이야기를 듣고자 찾은 유엔세계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me) 한국사무소에서 손광균 공보팀장은 “기후변화는 곧 삶의 위기이며, 식량위기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WFP는 83개국에서 매년 150억 끼니에 해당하는 식량제공뿐 아니라 긴급재난 대응부터 개발사업 및 환경보호 캠페인등의 활동을 벌이는 유엔 구호기관이다.

손광균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공보팀장은 “기후변화는 곧 식량위기 위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저개발 국가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홍수나 태풍, 가뭄등이 이어지면서 수년간 농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농작물을 심을 땅이 사라지면 식량의 다양성과 생산량은 줄게 되죠. WFP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2050년 식량위기 지수는 지금보다 20%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기후변화는 기아문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며, 낙후 지역의 경우 작은 날씨 변동조차도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WFP의 긴급구호 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230억 달러(한화 약 26조원)가 이러한 기후재난 때문에 사용됐다. WFP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극심한 기상현상 빈도는 1990년대 초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상승하면 기아인구는 약 1억 8900만 명이 더 늘어난다. 손광균 팀장은 이러한 식량위기를 해결할 방법중 하나로 음식물 낭비 감소를 언급했다.

사진=WFP

“WFP 조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40억 톤(t)의 식량 가운데 3분의 1은 버려지고 있습니다. 반면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는 8억 2000만 명에 달합니다. 음식 낭비 줄이기를 실천하면서, 절약한 만큼 인도주의 기관에 성원을 보낸다면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낭비로 인한 전 세계 경제 비용은 연간 1조 달러(약 1200조 원)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만만치 않다. 그는 환경부 자료를 인용하며 음식물 쓰레기의 심각성을 전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지난 2017년 기준 평균 1만 5900톤이며, 전체 음식물배출량에 대한 처리 비용만 연간 8600억 원에 달한다. 게다가 처리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885만 톤 CO2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이 발생한다. 손 팀장은 "국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양의 70%(2017년 기준)가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배출된다"라고 했다. 상점에서 팔리지 않은 채 버려지는 식품외에도 음식점이나 일반 소비자들이 먹다 남긴 음식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상승하면 기아인구는 약 1억 8900만 명이 더 늘어난다. 그래픽=WFP

“WFP 한국사무소는 지난해부터 ‘제로 웨이스트, 제로 헝거’(ZERO WASTE, ZERO HUNGER)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가정과 식당에서 먹을 만큼만 고르고, 식당들은 제공량을 조절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이죠.”

손 팀장은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일은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배고픈 세계 가족들을 도우는 일이라며 “이는 간단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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