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한 달에 두 번 학생에게 ‘채식 급식’ 운영
국방부도 올해부터 ‘비건 식단’ 제공
균형잡힌 영양소 구성도 고민해야
대체식품과 제철식품의 활용, 메뉴의 다양화도 필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이제라도 줄여보자”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육식 자제’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50년 탄소중립’(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시나리오를 확정하면서 식단의 변화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정책 대응과 함께 학교나 지자체, 군대 등에서도 채식 식단 제공이 확산되고 있다.
채식 급식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
‘저탄소 시대’를 맞아 학교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그린급식(탄소배출을 줄이는 채식 급식)’ 전환을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서울의 모든 학교는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두 번 채식 급식을 시행중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올해부터 월 2회 채식 급식을 제공하며, 울산의 모든 학교에서도 월요일마다 ‘고기 없는 식단’을 운영한다.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 |
국방부도 채식을 요구하는 병사에게 ‘비건(vegan, 완전채식)식단’을 제공한다. 올해 2월부터 병역 판정 검사시 ‘채식주의자’ 표시란을 추가, 이들의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다. 국방부 급식방침에 따르면 채식인 장병 등이 식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부대 여건을 고려해 김, 연두부, 곡물 시리얼, 야채비빔밥 등의 대체품목을 제공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지급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군대 내 채식 식단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은 채식 전투식량을 따로 배급하며, 부대 식당에 샐러드바를 운영하고, 여건 상 어려운 경우에는 수당을 지급한다. 핀란드와 이스라엘군도 채식 식단을 제공한다.
채식 식단이 각 분야로 확산되면서 보완해야 할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채식을 제공한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온전한 ‘건강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영양소 균형과 메뉴 구성 등의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원복 채식연합 대표는 “서울시를 비롯한 광주, 대구, 인천 등 여러 지자체에서 채식 급식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채식은 건강식이지만 ‘잘 짜여진’ 영양소 구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통조림 등)가공식품 보다 ‘자연식물식’ 위주로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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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또한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순한 콩·두부 요리에서 벗어나 표고버섯 탕수육처럼 다채로운 메뉴를 먹을 수 있도록 점차 지원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원복 대표는 “대체육이나 제철 식품을 사용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고기를 대신할 대체 식품의 활용은 이전보다 쉬워진 상태다. 육류뿐 아니라 닭고기와 계란, 해산물까지 대체품이 출시되고 있다. 비건 식단의 경우에는 피스타치오나 완두콩, 퀴노아, 이집트콩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주요 아미노산이 적절량 들어있어 ‘완전 단백질’로 인정받는 식물성 식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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