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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엔 ‘먹는’ 정신건강]① “함께 먹어야 건강” 건강 식단의 비결 ‘가족식사’
  • 2023.01.02.
팬데믹 후 떠오른 식품 키워드 ‘정신건강’
“가족 식사, 신체와 정신건강에 도움”
과식· 섭식장애 위험 ↓ㆍ영양소 식단
국내 연구 “우울증 위험도 낮아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후 식품 시장에서는 ‘정신건강’ 분야가 중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숙면’ 관련 기능성식품이나, 마음에 위로를 주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 또는 자신의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무드푸드(Mood Food)’ 트렌드가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다.

음식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이 부각되며 ‘가족 식사’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분위기다. 1인가구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나홀로 밥’을 먹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으나, 가족 식사가 신체와 정신건강에 도움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

해외 학술지 소아학(Pediatrics, 2011)과 청소년건강(Adolesc Health, 2008), 그리고 미국 영양학회의 연례회의(2012)에서 발표된 연구들의 공통 결론은 가족과 함께 일주일에 ‘3~5회’, ‘20분 정도’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보다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가족식사로 인한 긍정적 영향으로는, 아이들의 정서적 행동 문제 감소, 어휘력· 학습능력 향상, 과체중·비만 예방, 섭식장애 감소, 풍부한 영양소 섭취 등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가족이 함께 먹을 경우 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개선된다는 설문 조사결과도 있다. 국제학술지 국제환경공중보건학회지(2021)에 실린 스페인 연구에 따르면, 12~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소 가족 식사를 자주 하는 아이들은 정서적 친밀감 형성으로 섭식장애나 과식의 위험이 다른 아이들보다 적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미국심장협회(AHA)와 식생활 개선운동기구 ‘FMI 재단’ 또한 보고서를 통해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family meals)가 건강 뿐 아니라 우울증 위험을 낮추고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가족이 함께 먹는 식탁에는 배달음식이나 외식, 가공식품 보다 더 많은 채소와 과일, 그리고 설탕 등이 덜 들어간 음식이 차려지기 쉬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됐다.

‘건강식’으로 전 세계적 인정을 받는 지중해 식단 역시 가족이나 지인과의 식사를 중요시한다. 지중해식단의 기본 원리에는 올리브오일과 같은 음식뿐 아니라 대화를 하면서 식사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 포함돼 있다.

반면 혼자 먹는 음식은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대한가정의학회지(2021)에 실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경실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저녁을 혼자 먹는 사람의 우울증 발생위험은 26.6%로, 가족과 함께 먹거나(17.7%), 지인과 함께 먹는 사람(18.4%)보다 높았다. 자살 생각의 비율(11%)은 가족과 함께 먹는 사람(5.2%)의 두 배 이상으로 드러났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는 사회적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연결감(connectedness)을 충족시켜준다”며 “혼자하는 식사가 간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에게 중요한 타인과 지금 이 순간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안정은 소화 불량, 잦은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등의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의 감소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식사시 대화를 통해 경험하는 풍부한 정서적 경험 또한 신체적인 활력과 긍정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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