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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보다 쉽다’ 가을에 시작하는 베란다 텃밭
  • 2023.11.10.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도시에서도 텃밭을 가꾸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개인주택 정원이나 분양받은 도시공원 텃밭, 또는 주말농장을 통해서다. 최근에는 전원에서 텃밭을 가꾸는 tvN 예능프로그램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의 인기에 힘입어 텃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아파트 베란다도 가능…해충많은 여름보다 가을이 수월
[123RF]

정원이나 분양받은 텃밭이 없어도 텃밭 가꾸기를 할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엔 여름보다 베란다 재배를 시작하기가 보다 수월하다. 여름에 비해 기온과 습도가 적당하며, 겨울에도 햇빛의 세기는 약한 편이지만 베란다 깊숙이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텃밭 가꾸기가 가능하다.

정영빈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연구사는 “여름철보다는 가을철 습도가 낮기 때문에 총체 벌레나 진딧물과 같은 해충이 덜 발생돼 텃밭 키우기가 보다 쉽다. 또한 여름에는 햇빛이 강하게 들어와 잎이 축 늘어질 수 있으나, 가을철에는 햇빛의 세기가 적당하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20일무와 새싹채소, 샐러드용으로 좋아”
무순(왼쪽)과 20일무 [네이버쇼핑 캡처]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가을에 재배하기 좋은 작목들은 다양하다. 상추를 비롯해 엔다이브, 케일, 청경채, 다채, 겨자채, 루꼴라, 시금치, 파슬리, 쪽파 등의 채소류가 있다. 이들은 10℃ 내외의 온도 유지가 가능한 베란다에서 겨울까지 재배할 수 있다. 물이나 병해충 관리도 쉬운 편이다.

상추의 경우 보통 모종을 심은 후 2주, 씨앗을 심은 후 5주 후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한 식물체에서 한두 장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가을에 모종을 심으면 봄·여름에 수확하는 상추에 비해 잎의 두께가 보다 두껍고 단단하며, 식감이 아삭한 편이다. 집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 상추를 바로 따서 먹는 재미도 있다.

샐러드에 이용하기 좋은 작물로는 ‘20무(방울무)’를 들 수 있다. 정영빈 연구사는 “20무는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작은 무인데, 이름 그대로 파종한 후 ‘20일만’에 수확할 수 있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수확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무순과 같은 새싹채소도 샐러드용 작물로 키우기 좋다. 새싹채소는 일반적으로 싹이 튼 후 3~9일 된 새싹으로, 어린 떡잎 상태를 말한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샐러드용으로 인기다. 정 연구사는 “잎이 나오면 어린잎으로 일찍 따서 샐러드에 올려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텃밭 가꾸기…건강 먹거리·정신건강·환경보호 기여
[123RF]

가정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은 단순한 먹거리 제공 외에도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보다 건강하게 키운 식물을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재배후 식탁까지 올라오는 이동거리가 가장 짧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 따른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줄일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건너온 수입산과 비교하면 가장 큰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환경보호에도 이로운 셈이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즐거움도 있다. 실제로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5년~2017년 유아·아동 자녀를 둔 부모에게 텃밭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부모는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가 참여 전보다 56.5% 줄었으며, 자녀 우울감은 20.9% 감소했다. 또한 가족의 유대감이 깊어지는 동시에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보다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사는 “쌀쌀해진 기온으로 외부활동이 뜸해졌을 때 집에서 작물을 키우면 재미와 성취감도 느끼면서 정서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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