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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 먹어야 맛있다]유럽 카페에서 아ㆍ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기 어려운 까닭은?
  • 2016.09.28.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Do you have an iced americano?(아이스 아메리카노 있어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여행을 같이 간 일행이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단 말에 현지 카페에서 수도 없이 반복했던 문장입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No(아니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핀란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란 말에 직원은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넣어주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커피는 손바닥만한 잔에 얼음 서너개가 동동 떠있을 뿐, 우리가 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는 사뭇 거리가 먼 형태였고요.

헝가리에서도, 체코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별다방(스타벅스)’에서나 엿볼 수 있는 희귀템(희귀한 아이템)이었습니다. “나도 유럽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별다방 위치 파악하는 일이야.” 회사 복귀 후 투덜거리는 기자에게 선배가 한 말입니다.

유럽 현지 카페에서는 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힘들까요?

스타벅스 관계자는 그 이유를 ‘아메리카노’의 유래에서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메리카노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연하게 마신 데서 비롯됐습니다. 현지인들이 마시는 진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희석시키고자 한 것이 오늘날 아메리카노가 된 것입니다. 아메리카노란 단어도 이탈리아어로 미국인을 뜻합니다.

결국 오랫동안 뜨거운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을 즐겨온 유럽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밍밍하면서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익숙치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고추가루가 버무려진 매콤한 김치를 물에 담가 먹는 것과 비슷할까요?

이와 관련해 황교식 맛 칼럼리스트도 한 방송에서 영국 연방인 호주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다”면서 “향으로 마셔야 하는데 향을 날리느냐는 뜻인 것 같다. 아이스라떼는 있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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