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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수화물은 안 된다? 당뇨병 식단에 대한 오해와 진실
  • 2017.01.16.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당뇨병은 초기 증상에 대한 자각이 따라오지 않는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나날이 입맛이 서구화되고 있는 한국인 역시 당뇨병에서 안전하지 않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와는 거리가 먼 질병이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통해 한국인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질병을 조사한 결과 당뇨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부담’이란 실제 건강수준과 이상적인 건강 수준 간의 차이를 말한다. 한국인에겐 그 만큼 당뇨병의 위험성과 심각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에선 이미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 2명은 잠재적 당뇨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성에 대한 노출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질환과 식단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드물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당뇨병에 걸린다는 ‘미신’ 같은 이야기도 떠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아 당뇨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때다.

▶ 설탕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린다?

사실이 아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병이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당분이 몸의 여러 장기에 이용될 수 있도록 해 혈당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설탕은 체내 흡수가 빠른 단순 당류이기 때문에 설탕을 먹으면 혈당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해줄 경우 혈당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제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다. 당뇨병 환자들은 설탕을 섭취하면 곧바로 혈당 상승이 이어져 해롭다. 설탕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 설탕은 쥐약이다.

▶ 당뇨병에 걸리면 아무 거나 못 먹는다?

당뇨병에 걸리면 너무 많은 제약이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 한다는 오해도 있다. 과거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전체 칼로리를 제한하고 식품군 별로 일정한 비율이나 양을 지켜 식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엔 몇 가지 식습관 개선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고칼로리를 제한하고, 지방 함량이 낮은 식단, 염분과 당분이 많지 않은 식단을 권한다. 특히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을 제한한다. 도정된 밀가루나 곡물보다는 통곡물과 채소, 과일 위주의 식단이 좋다.

▶ 탄수화물은 먹으면 안된다?

당뇨병 환자에겐 탄수화물은 금물이라고 생각하지만 탄수화물은 사실 건강한 식단의 기초다.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하다.

미국 간호사보건연구회(the Nurses‘ Health Study)에 따르면 섬유질, 특히 곡식이나 과일에 포함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성인 당뇨병 발생 위험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선 7만2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장기간 연구에 돌입했다. 24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들 가운데 6934명에게서 성인 당뇨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탄수화물의 섭취 자체는 당뇨병 발생 위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크래커, 흰 빵, 파스타와 같이 섬유질이 적은 탄수화물이나 시리얼 등과 같은 가공된 탄수화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되지 않은 통밀이나 현미 수수 귀리와 같은 곡물은 아무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저탄수 고단백 식단으로 대체하라?

탄수화물의 경우 혈당 수치 상승에 빠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좋다는 오해도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설탕은 물론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 등 단순 당류를 제한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육류 위주의 고단백 식사를 지속하면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의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장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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