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ㆍ인공첨가물 높은 탄산음료, 성장발육에 해로워
-감정조절 및 지적 발달에도 영향 미쳐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학교 내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도 현재 학교 내 탄산음료 자판기 설치를 규제하고,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탄산음료 판매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의 손에 탄산음료가 쥐어진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저 ‘좋지 않다’는 학부모들의 인식만으로는 막무가내로 조르는 아이를 막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허락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 중인 아이에게 탄산음료가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좋은 음식을 먹이는 일도 좋지만, 아이들의 성장발육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
탄산음료의 과잉 섭취는 성인보다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어린이들의 신체 기관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뼈 성장과 정서적,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평생 지속될 수 있다. 뉴욕대 의과대학의 레오나르도 트라산데 박사는 “인공첨가물은 모든 사람들의 건강에 나쁘지만, 특히 성장기 아이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숙면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집중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2013)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 카페인 섭취의 주원인은 탄산음료이다. 식약처가 발표한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최대 권고량은 몸무게 1㎏ 당 2.5㎎(밀리그램)이지만 지난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 시판중인 탄산음료에는 7∼43㎎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무게가 20㎏인 아이의 경우, 하루 한 캔만 마셔도 카페인의 절반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 더욱이 아이들은 성인보다 카페인에 민감하다. 소량만 섭취해도 수면장애를 비롯해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신경과민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또한 수면 부족은 다음날 고칼로리 음식섭취를 늘려 비만 유발과 집중력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호주의 연구도 있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숙면 외에도 탄산음료는 뼈 성장에 해롭다. 카페인과 인산, 설탕 성분 때문이다. 먼저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크레이턴대학 골다공증 연구소는 탄산음료 속 카페인이 다량의 칼슘을 체외로 배출시켜 결과적으로 뼈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칼슘 배출’, ‘산성’ 등의 단어와 함께 많이 언급되는 인산도 마찬가지다. 과잉 섭취 시 칼슘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작용으로 뼈 성장을 방해하며, 산성 성분이기 때문에 치아를 부식시켜 영구치가 만들어지는 시기에는 좋지않다. 설탕 역시 칼슘흡수를 방해한다. 한참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이러한 성분들은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탄산음료를 과잉 섭취할 경우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성장 지연을 초래하거나 체지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소아 비만과 소아당뇨=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은 매년 늘어나는 소아 비만 문제와도 연결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어린이의 하루 당분 섭취량은 35g이하이지만 일반적으로 탄산음료 한 캔(250㎖)에 들어있는 당분은 대략 20~32.5g이다. 1~2개만 마셔도 하루 당분 권장량은 훌쩍 넘긴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아비만 청소년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거나 각종 성인병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반면, 소아비만은 지방 세포 수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게다가 소아 비만은 성장판과 관절에 무리를 가해 성장호르몬 분비까지 방해하며, 여성의 경우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소아비만이나 소아당뇨,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토피 등을 앓는 아이들 수가 급증한 것은 탄산음료를 비롯한 정크푸드 소비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감정조절ㆍ지적 발달에도 악영향=정서와 지적발달의 문제도 있다. 강재헌 교수는 “탄산음료의 지나친 섭취가 아이들의 뇌 발달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주의력 결핍이 우려된다. 실제로 아동 297명에게 6종류의 인공첨가물이 포함된 음료를 6주간 마시게 한 결과, 주의력 유지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졌다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연구가 있다. 아울러 인공색소와 향료, 방부제 등이 ADHD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들도 여러 있다.
또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어린쥐에게 설탕을 한 달간 섭취하게 한 결과, 학습과 기억능력이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어린시절 손상된 뇌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과 인도 영양국립연구소 공동연구팀 역시 “아이 때부터 설탕이 함유된 단 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뇌 발달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정서발달에도 좋지 않다. 영국 서리대학의 닐 워드 교수는 특정한 인공착색료가 아이를 난폭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닐 교수는 “인공착색료가 포함된 탄산음료를 자주 마신 아이들은 매우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으며, 몇몇 아이들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의학전문가들은 설탕 섭취 후 달라진 혈당치 회복을 위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과정에서 공격성이나 낮은 자존감 등 급격한 정서변화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AAP)은 “각종 인공첨가물이 어린이들의 호르몬 시스템의 변화와 연관돼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어린시절 한번 길들여진 입맛은 성인이 되어도 쉽게 고치기 힘들다. 아이캔(ICAN) 영양연구소의 박현진 영양학 박사는 “탄산음료 맛에 익숙해진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기 어려우므로 이는 장기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산음료의 섭취를 가볍게 넘기기에는 아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생각보다 크며,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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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학교 내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도 현재 학교 내 탄산음료 자판기 설치를 규제하고,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탄산음료 판매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의 손에 탄산음료가 쥐어진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저 ‘좋지 않다’는 학부모들의 인식만으로는 막무가내로 조르는 아이를 막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허락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 중인 아이에게 탄산음료가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좋은 음식을 먹이는 일도 좋지만, 아이들의 성장발육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
탄산음료의 과잉 섭취는 성인보다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어린이들의 신체 기관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뼈 성장과 정서적,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평생 지속될 수 있다. 뉴욕대 의과대학의 레오나르도 트라산데 박사는 “인공첨가물은 모든 사람들의 건강에 나쁘지만, 특히 성장기 아이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숙면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집중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2013)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 카페인 섭취의 주원인은 탄산음료이다. 식약처가 발표한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최대 권고량은 몸무게 1㎏ 당 2.5㎎(밀리그램)이지만 지난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 시판중인 탄산음료에는 7∼43㎎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무게가 20㎏인 아이의 경우, 하루 한 캔만 마셔도 카페인의 절반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 더욱이 아이들은 성인보다 카페인에 민감하다. 소량만 섭취해도 수면장애를 비롯해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신경과민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또한 수면 부족은 다음날 고칼로리 음식섭취를 늘려 비만 유발과 집중력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호주의 연구도 있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숙면 외에도 탄산음료는 뼈 성장에 해롭다. 카페인과 인산, 설탕 성분 때문이다. 먼저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크레이턴대학 골다공증 연구소는 탄산음료 속 카페인이 다량의 칼슘을 체외로 배출시켜 결과적으로 뼈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칼슘 배출’, ‘산성’ 등의 단어와 함께 많이 언급되는 인산도 마찬가지다. 과잉 섭취 시 칼슘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작용으로 뼈 성장을 방해하며, 산성 성분이기 때문에 치아를 부식시켜 영구치가 만들어지는 시기에는 좋지않다. 설탕 역시 칼슘흡수를 방해한다. 한참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이러한 성분들은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탄산음료를 과잉 섭취할 경우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성장 지연을 초래하거나 체지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소아 비만과 소아당뇨=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은 매년 늘어나는 소아 비만 문제와도 연결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어린이의 하루 당분 섭취량은 35g이하이지만 일반적으로 탄산음료 한 캔(250㎖)에 들어있는 당분은 대략 20~32.5g이다. 1~2개만 마셔도 하루 당분 권장량은 훌쩍 넘긴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아비만 청소년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거나 각종 성인병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반면, 소아비만은 지방 세포 수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게다가 소아 비만은 성장판과 관절에 무리를 가해 성장호르몬 분비까지 방해하며, 여성의 경우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소아비만이나 소아당뇨,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토피 등을 앓는 아이들 수가 급증한 것은 탄산음료를 비롯한 정크푸드 소비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감정조절ㆍ지적 발달에도 악영향=정서와 지적발달의 문제도 있다. 강재헌 교수는 “탄산음료의 지나친 섭취가 아이들의 뇌 발달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주의력 결핍이 우려된다. 실제로 아동 297명에게 6종류의 인공첨가물이 포함된 음료를 6주간 마시게 한 결과, 주의력 유지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졌다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연구가 있다. 아울러 인공색소와 향료, 방부제 등이 ADHD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들도 여러 있다.
또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어린쥐에게 설탕을 한 달간 섭취하게 한 결과, 학습과 기억능력이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어린시절 손상된 뇌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과 인도 영양국립연구소 공동연구팀 역시 “아이 때부터 설탕이 함유된 단 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뇌 발달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정서발달에도 좋지 않다. 영국 서리대학의 닐 워드 교수는 특정한 인공착색료가 아이를 난폭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닐 교수는 “인공착색료가 포함된 탄산음료를 자주 마신 아이들은 매우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으며, 몇몇 아이들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의학전문가들은 설탕 섭취 후 달라진 혈당치 회복을 위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과정에서 공격성이나 낮은 자존감 등 급격한 정서변화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AAP)은 “각종 인공첨가물이 어린이들의 호르몬 시스템의 변화와 연관돼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어린시절 한번 길들여진 입맛은 성인이 되어도 쉽게 고치기 힘들다. 아이캔(ICAN) 영양연구소의 박현진 영양학 박사는 “탄산음료 맛에 익숙해진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기 어려우므로 이는 장기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산음료의 섭취를 가볍게 넘기기에는 아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생각보다 크며,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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