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봄이 되면 화사한 날씨와 함께 춘곤증이라는 불청객도 따라온다. 활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생체리듬이 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 부적응 현상으로, 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나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일상의 활기를 방해하는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운동이 필요하며, 식생활을 통해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봄의 자연에는 춘곤증 예방을 위한 제철 나물들도 마련돼 있다. 더덕, 쑥, 갯기름나물이 대표적이다. 모두 비타민 B1과 C, 무기질이 많고 입맛을 돋우는 식재료들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더덕은 봄철 입맛을 돋워주는 식재료이기도 하지만, 건강 효능이 뛰어나 한약명도 가진 약초다. 더덕 뿌리를 자르면 양젖과 같은 진액이 나와 양유근이라는 한약명이 붙었다.
더덕에는 활력증진이나 면역력 유지에 좋은 사포닌이 풍부하다. 기관지 점액 분비도 향상시키며, 비타민 B, C, 칼슘 등이 들어있어 춘곤증을 쫓는데도 제격이다.
더덕을 손질할 때는 물에 오래 담가두지 말아야 한다. 더덕의 쌉싸름한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아 나오기 때문이다. 더덕의 껍질을 벗긴 후 소금물에 10분간 담갔다 꺼내면 쓴 맛은 줄이면서 사포닌 성분을 지킬 수 있다. 조리시에는 고추장을 넣어 무침이나 구이로 요리하면 더덕의 쌉싸름한 맛과 고추장의 달짝지근한 맛이 잘 어울린다.
오래전부터 식재료와 약초로 이용되어 온 쑥은 몸 안의 장기들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쑥의 기름 성분인 시네올(cineol)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시원한 맛을 내는데, 항균과 해독 작용도 한다.
봄에 나는 쑥의 어린순은 쑥떡, 쑥버무리, 쑥전, 쑥국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고 성숙한 쑥은 약으로 쓰인다. 쑥으로 만든 대표 간식으로는 쑥버무리가 있다. 쌀가루에 소금, 물, 설탕을 섞은 후, 쑥과 콩, 밤을 넣고 버무려서 찜기에 20분 정도 찌면 완성이다.
갯기름나물 무침[농촌진흥청 제공] |
식방풍으로 알려진 갯기름나물은 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감기, 기침, 두통 등의 치료 약재로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갯기름나물의 잎 또는 뿌리 추출물에서 항염증, 항비만과 관련된 우수한 효능이 보고됐다. 또한 갯기름나물에는 비타민 B, C, 칼륨등이 풍부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조리시에는 소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굵은 줄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갯기름나물의 어린순은 맛이 쌉쌀하고 달짝지근하면서 향긋하다. 흔히 살짝 데쳐서 양념에 무쳐 먹으나, 쌈, 무침, 장아찌, 전으로 먹어도 풍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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