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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검진에서 ‘양호’...그런데, 급성심근경색증이라니[건강 플러스]
  • 2022.09.15.
일교차 큰 환절기 ‘심혈관질환 경계령’
찬공기 노출땐 혈압 올라가 심장에 부담
동맥경화·당뇨 등 가족력 있으면 요주의
위험인자 보유자 새벽운동·등산 삼가야
혈압약 복용, 정확한 시간 지키면 더 효과
과음한 다음날 갑작스런 아침운동 금물

초강력 태풍 힌남로가 지나가고 또다른 태풍이 온다는 소식이지만 이제 제법 찬바람이 불면서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같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나는 환절기의 계절이면 유난히 급증하는 환자가 있다. 바로 급성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 환자다. 특히 전 세계 사망 원인의 1위이자 한국인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다. 무엇보다 40~50대 돌연사의 주범이기도 하다. 심장 근육이 활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혈액공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 혈액공급을 담당하는 혈관이 심장의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해당부위가 혈류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해 손상 받게 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한다.

급사 부르는 관상동맥질환, 급성심근경색 50%는 평소 건강한 사람

인체가 활동을 별로 하지 않은 때에는 심장의 펌프 기능이 왕성하지 않아도 되므로 관상동맥의 일부가 좁아져 있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으나 흥분하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에는 심장펌프 기능이 왕성해지므로 좁아진 관상동맥에서 공급되는 혈액양으로 충분한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게 된다. 이런 상태를 ‘심장 허혈’ 상태라고 하며 가슴이 아픈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협심증’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증’은 동맥 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에 혈전이라고 불리는 피떡에 의해서 갑자기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서 생기는 병으로 심장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심각한 상태다. 이 경우에는 죽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20~30분 이상 지속되게 된다. 관상동맥 질환은 이외에 통증, 실신, 호흡 곤란 및 급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는 급성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약 50%는 건강하던 환자들이며 나머지 50%는 협심증의 증상을 가지고 있던 환자들이다. 어떤 환자는 수 일전에 시행한 건강 검진에서 운동부하검사나 핵촬영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할 경우 심장마비가 발생하여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또한 병원에 도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가장 치명적인 질환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쌀쌀해진 날씨에 심장부담가중…만성질환자는 위험 급증

환절기에 유독 이러한 심혈관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우리 몸이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서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하면, 혈관 안을 흐르고 있는 혈액의 압력, 즉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 부담이 커진다. 이 부담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에 심혈관계 질환의 환자가 유독 많아지는 것이다. 또한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인체를 흥분시키고 긴장하는 교감신경의 활동이 늘어난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인해 말초동맥들이 수축되고 혈관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심장의 부담은 늘게 되고 심혈관이 막힐 확률도 늘어난다. 따라서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혈과 질환이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환절기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서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을 가진 경우, 심혈관이 막힐 확률은 매우 높다. 당뇨환자도 예외가 아니다. 당뇨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키며, 당뇨로 인해 혈관에 노폐물이 많이 쌓임으로써 혈관의 탄성이 떨어져 혈관이 막힐 확률이 높다.

혈압의 경우 여름철이 되면 떨어졌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매년 11~1월에 급상승하여 여름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7mmHg, 이완기 혈압이 3mmHg 정도 올라가게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수축이 촉진되어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의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한다. 특히 새벽 찬바람에 노출될 경우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가 올 수도 있다.

심혈관 위험인자 가진 사람은 새벽운동·등산 조심해야
[123RF]

이러한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찬바람에 노출될 수 있는 새벽운동이나 등산을 삼가야 한다. 외출 시에는 옷을 충분히 갖춰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며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도 중요하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은 특히 주의한다. 또한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 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자신의 혈압을 체크하여,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때는 외출을 삼가며, 계속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한, 담배와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되어 혈압이 올라가므로 연말-연초 회식자리 등에서도 금연과 절주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음식에 첨가하는 소금이나 간장의 양을 반 이하로 줄여 소금의 섭취량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으며 몸무게 역시 조절해야 한다. 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추운 날이나 아침시간을 피하여, 따듯한 날 오후에 빨리 걷기,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4일, 한번 할 때 마다 30~45분씩 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로를 피하는 등 긴장을 푸는 시간을 매일 갖는다.

의사가 처방한대로 정확히 혈압약을 복용하여, 평균 135~130/85~80mmHg 미만을 유지한다.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끼면, 예를 들어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프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거나,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통증이 오는 경우에는 곧 바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바람이 차가운 날씨에 나갔는데 갑자기 왼쪽 젖가슴 부위가 조여오거나 평상시보다 호흡곤란이 심해지면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19에 바로 전화를 해서 최대한 빨리 의료진과 상담을 하거나 아니면 환자분들이 가지고 있는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응급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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