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유럽에선 다양한 요리 활용
호박꽃 튀김 [123RF]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지난 2022년 미국 매체 CNN 트래블은 ‘가장 맛있는 튀김’ 목록에 이탈리아 ‘호박꽃 튀김’을 포함시켰다. 스페인의 츄러스, 한국의 치킨 등과 함께 선정된 요리다.
실제로 유럽에선 ‘호박꽃’을 요리에 애용한다. 호박 열매 외에 ‘호박잎’만을 주로 이용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파스타는 물론, 호박꽃을 올린 피자부터 호박꽃 볶음, 호박꽃 파이까지 각종 요리와 디저트에 사용된다.
특히 이탈리아 호박꽃 요리는 유명하다. 현지에선 ‘호박꽃을 먹기 위해 호박을 키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여행전문가들은 “메뉴판에 ‘피오리 디 주카(fiori di zucca·호박꽃)’가 보이면 주저 말고 시켜라”라고 추천한다. 이탈리아 여행을 간다면 호박꽃 요리를 꼭 먹어봐야 하며, 만족감이 높아 주문 시 실패할 확률도 적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호박꽃 튀김’은 현지인이 즐겨먹는 인기 메뉴다. 호박꽃에 가벼운 반죽을 입혀 튀겨낸다. 꽃 속에 크림치즈나 허브, 쌀 등을 채워 튀기기도 한다. 이탈리아 북부에선 리코타치즈를 넣은 호박꽃 튀김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호박꽃의 화사한 모양은 시선도 사로잡는다. 김석진 JW메리어트호텔 ‘카페원’ 셰프는 “호박꽃은 이탈리안 요리를 장식하는 가니쉬(Garnish·외형이 돋보이도록 음식에 곁들이는 것)로 많이 활용된다”며 “음식에 올리면 아름다운 요리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영양소도 풍부하다.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항산화물질 베타카로틴이 다량 들어있다. 다만 수확이 쉽지 않아 현지에선 귀한 식재료로 통한다. 요리용 호박꽃은 봉오리 상태여야 하는데, 호박꽃이 아침에 활짝 피므로 이른 새벽에 꺾어야 한다. 이마저도 금방 시들어 버린다.
호박꽃을 올려 피자를 만드는 모습 [123RF] |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호박꽃을 만두나 전 등으로 즐겨먹었다. 특히 ‘호박꽃 만두’는 임금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여름 별미 중 하나였다. 호박꽃 속에 다진 고기와 채소를 넣어 빚는다.
가정에서도 호박꽃을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레시피는 오븐에 굽는 ‘호박꽃 구이’다. 바삭하면서 은은한 달콤함을 즐길 수 있다. 한국식 요리인 ‘호박꽃 만두’는 우선 부침가루를 무친 호박꽃에 속재료를 넣고 부추로 묶는다. 물이 끓어오른 찜기에서 10분 정도 찌면 된다. 이 외에도 호박꽃을 부침개로 만들거나 각종 전 위에 호박꽃을 올려도 좋다.
요리 시에는 꼼꼼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봉오리가 닫혀있는 호박꽃은 안에 이물질이 들어있기 쉽다. 식초를 탄 물에 담가둔 후 흐르는 물에 살며시 흔들면서 씻는다. 쓴맛을 내는 꽃의 기다란 수술도 모두 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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