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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임신 중에 한달에 한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면 자녀가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20%나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생선에는 태아의 뇌, 언어, 청력 발달에 필수적인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요오드, 철분, 아연과 다른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미국 드렉셀 대학과 하버드 대학 공동 연구팀은 미 국립보건원(NIH)의 아동 건강에 대한 환경 영향(ECHO) 프로그램이 후원하는 연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23개 ECHO 연구 사이트에 등록된 임신부 1만800명의 생선 섭취량과 35개 ECHO 연구 사이트에 등록된 임신부 1만 2646명의 오메가-3 또는 어유 영양제 사용을 조사해, 자녀의 자폐증 진단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인 아동은 1999년부터 2019년 사이에 태어났으며, 2022년 8월까지 분석 가능한 데이터가 있는 경우였다.
자폐증 진단과의 연관성 분석에는 생선 섭취 관련 조사 대상이 3939명, 오메가-3 영양제 관련 4537명이었다. 자폐증 특성 분석에는 생선 섭취에 대한 3609명, 오메가-3 영양제 관련 3925명이 조사 대상이 됐다.
조사 대상자의 생선 섭취량은 ▷1회 미만 ▷월 1회 이상 주 1회 미만 ▷주 1회 ▷주 2회 이상 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임신 중 한달에 한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면 생선을 먹지 않을 때보다 자녀가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20%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생선 섭취량 증가와 관계없이 월 1회 이상 섭취할 경우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 중 임신 중에 생선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참가자는 약 25%였고, 오메가-3 영양제를 복용한 참가자는 훨씬 적었다.
다만 오메가-3 영양제를 복용한 경우에는 자녀의 자폐증 진단과의 연관성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태아의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가 생선 섭취보다 영양제에 부족했을 수도 있고, 첨가물 등의 방해 요소가 있었을 수도 있다”면서 “셀레늄, 요오드, 철분, 비타민 D 등 생선에 함유된 다른 유익한 영양소가 단독 또는 오메가-3와 함께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번 연구는 임산부가 섭취한 생선의 종류나 임신 중 언제 섭취했는지, 영양제에 얼마나 많은 오메가-3가 함유돼 있었는지 등은 조사할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임신 중 생선 섭취의 중요성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영양학회지 9월호에 발표됐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