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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가니카, 4년만에 매출 150배 전망…“내추럴푸드 가치가 성장동력”
  • 2017.03.29.
서울 삼청동 20평 남짓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된 한 식품회사의 먹거리 혁명이 식품 업계를 흔들고 있다. 월 매출 수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몇 년 새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100대 식품기업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내추럴푸드 기업 올가니카(ORGANICAㆍ회장 홍정욱) 이야기다. 2013년 연 매출 8억원으로 시작한 올가니카의 지난해 매출은 865억원. 올해는 매출 1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3년만에 무려 108배 성장한 것으로, 올해 전망치까지 하면 매출 150배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위탁생산을 하는 회사가 아닌, 자기 브랜드를 내세운 식품기업으로선 전례 없이 빠른 성장이다.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안성생산센터에서 ‘저스트주스’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올가니카의 성장은 돈벌이가 아닌 ‘가치’와 ‘철학’에 기초한 것이여서 더욱 값지다. 올가니카는 국내에선 척박한 ‘내추럴푸드 무브먼트(Natural Food Movement)’를 주류식품 무대로 끌어올렸다. 음식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신념을 현실화했다는 측면에서 식품을 넘어 세상에 변화를 주는, 이른바 가치 구현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창업자 홍정욱 회장은 “음식혁명의 시작은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나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는 것”이라며 “가장 좋은 먹거리는 자연의 가치를 가장 온전히 담아낸 식품”이라고 내추럴푸드의 가치를 강조했다.

올가니카는 친환경ㆍ건강식ㆍ자연식이라는 기본 가치를 지킴으로써 브랜드를 키우는 한편 경쟁력 있는 타 기업을 인수한 뒤, 이들 기업을 가치 중심기업으로 변모시켜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비가열 친환경음료에서 시작한 사업이 친환경 농산물, 내추럴스낵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간편식으로까지 폭이 넓어지고 있다.

▶ 가치를 담은 주스
올가니카의 모태는 홍 회장이 2012년 서울 삼청동에 설립한 R&D(연구 및 개발) 공방, 헤럴드에코팜이다. 당시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의 비가열 친환경주스인 ‘저스트주스’는 유기농 무농약 과일 채소만을 착즙해, 향이나 색소, 보존료 등 인공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비가열 살균방식인 초고압살균(HPP)으로 영양소를 그대로 살린 최고급 프리미엄 주스였다. 최고급 주스를 원가 수준에 팔았지만 값싼 설탕주스 농축액주스에 길들여진 대중의 손길을 단시간에 잡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적자가 쌓여갔다. 이를 일거에 되돌린 주역이 뒤를 이어 선보인 클렌즈주스. 당시엔 클렌즈주스의 개념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올가니카는 클렌즈주스의 원조인 미국 본토에서 헐리우드 배우와 슈퍼리치들의 셰프로 활약한 자연식 건강식 전문가 크리스틴 조(Christine Cho) 셰프를 영입해 제대로 된 클렌즈주스를 개발해 선보였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쓰는 클렌즈주스란 용어조차 올가니카가 국내에서 처음 쓰면서 확산된 것이다. 

국내 클렌즈주스의 역사는 올가니카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능과 가치에 대한 입소문이 돌면서 클렌즈주스는 불티가 났다. 적자를 무릅쓰고라도 좋은 식품을 팔겠다며 내놓은 애초의 저스트주스도 ‘이 회사가 내놓는 음식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높이는 데 든든한 밑거름 역할을 했다. 자연스레 ‘클렌즈주스=올가니카’의 등식이 대중에게 각인됐다.

홍정욱 회장이 올가니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식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 홀푸드 내추럴스낵에 이어 간편식까지
올가니카는 2013년 말 국내 최대의 친환경 곡물기업인 천보내추럴푸드를 인수ㆍ합병했다. 친환경 양곡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던 회사를 인수해 내추럴푸드 콘셉트에 부합하는 친환경 양곡을 더욱 키우는 한편 인수를 기점으로 스낵 분야에까지 진출했다. 주스로 시작한 내추럴푸드가 홀푸드와 스낵으로 확산된 것이다. 국내 군고구마 말랭이 시장점유율 1위인 ‘쫀득한 군고구마’가 이때 탄생했고, 국내 최초의 친환경통견과바인 ‘어네스트바’도 첫 선을 보였다.

지난 해는 간편식 전문업체인 담연을 인수했다. 내추럴푸드의 영역을 간편식까지 넓히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올해부터 ‘올가니카키친’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CU에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제공해 온 기업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도시락의 대명사인 편의점도시락에도 자연의 맛과 영양을 더해 고영양ㆍ저열량, 무첨가ㆍ저가공의 차별화된 간편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올가니카의 다음 행보다.

▶ 가치, 가치 또 가치
올가니카를 이끈 가장 큰 동력은 ‘가치’이다. 올가니카에 있어 가치란 돈벌이라는 기업의 숙명같은 유혹조차 이겨내는 버팀목이다. 돈을 벌어 가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지키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믿음을 올가니카는 갖고 있다.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가치의 이름으로 지켜낸 저스트주스를 통해 올가니카는 이를 몸소 체득했다. 

올가니카 스탠더드
올가니카의 이런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규 이상의 7가지 굳건한 가치, 즉 ‘올가니카 스탠더드’다. 천연재료의 영양과 맛은 최대한 살리고 가공과 인공재료 첨가는 최소화한다는 올가니카 스탠더드의 기본원칙은 단순한 마케팅적 수사(修辭)가 아니라 제품개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실천지침이다. 올가니카는 지금도 눈앞의 이익 보다는 가치를 지키는 것을 가장 우선하며, 올가니카 스탠더드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다.

▶ 제품혁신 DNA…단기간 유통채널 접수한 동력
가치에 더해 올가니카를 이끄는 동력은 혁신과 적극적인 투자이다. 올가니카에는 클렌즈주스 처럼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품이 많다. 채식 클렌즈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으며, 스타벅스와 공동으로 클렌즈 샐러드와 비스트로 박스를 국내 첫 출시했다. 클렌즈주스 출시를 계기로 손 잡은 크리스틴 조 셰프와는 각종 내추럴푸드 개발까지 함께 하며 가장 가치있는 제품을 누구보다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퀴노아, 고구마, 통견과 등 자연 재료만 쓰는 무첨가 저가공 스낵도 연이어 출시했으며 퀴노아, 햄프씨드 등 해외의 슈퍼푸드를 코스트코, 이마트 등에 공급해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스타벅스에서 판매중인 올가니카 제품
투자도 공격적이다.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것 외에도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의 안성공장 두 곳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로써 안성(주스), 김포(간편식), 충주(홀푸드, 내추럴스낵), 광주(친환경채소)까지 네 곳의 생산센터를 구축했다. 현재도 자동화를 위한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제2 주스공장, 제2 간편식 공장 설립과 더불어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 이뤄지고 있는 수출을 보다 키워 올해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올가니카처럼 단기간에 폭넓은 유통 채널에 진입한 것도 식품업계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가치와 혁신을 앞세운 적극적인 마케팅과 세일즈가 성과를 낸 것이다. 이마트, 코스트코 같은 대형 할인점은 물론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등 최고의 카페채널과 CU, 세븐일레븐, GS25 등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중저가 시장부터 프리미엄시장까지 불과 2, 3년 만에 전 유통채널을 아우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가니카의 다음 무대는 세계 시장이다. 이미 일본, 미국, 중국 등에 수출이 시작됐다. 

홍 회장은 “5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고의 내추럴푸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내추럴푸드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꼭 달성할 수 있는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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