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니뇨, 안데스 빙하 감소, 강우패턴 변화가 문제“
- ”2050년 사막, 해안 지대 감자, 아마존 바나나가 사라진다“
[리얼푸드=페루(리마) 고승희 기자] 남미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 페루는 ‘다양성의 보고’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페루 농업부 차관은 “전 세계엔 150개 지역에서 나타나는 계절이 존재한다. 그 중 페루는 120개 지역의 다양한 계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맥 지대인 안데스, 정글 지대인 아마존, 리마를 중심으로 한 사막 지대는 페루가 가진 ‘독특한 지형’이다. 여기에 태평양을 마주하는 해안 지대도 끼고 있다. ‘천혜의 환경’을 가진 ‘축복받은 땅’이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계절은 “날씨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작용”(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한다. 지금 페루는 눈에 띄게 나타나는 기후변화로 정부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페루에서 기후변화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세 가지다. 엘니뇨 현상, 안데스 빙하의 감소, 강우 패턴의 변화다.
올 2~3월엔 엘니뇨로 인해 피해가 컸다. 곤잘로 데하다 로페즈(Gonzalo Tejada López)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 페루 본부 지역 기술 조정관(Coordinador Técnico Regional)은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향후 4만 년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난화 등 기후 변화들이 엘니뇨 현상을 더욱 강력하고 자주 발생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니뇨는 잉카 문명 때부터 발생한 기상 이변이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차관은 “과거엔 9~10년 주기로 오던 것이 지금은 3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기는 더 짧아지고 있다.
태평양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로 인해, 강우 패턴의 변화도 불러왔다. “페루의 우기는 원래 10월부터 4월까지인데, 지금은 12월부터 3월까지 내리고 있다”(곤잘로 데하다 연구원). 이 시기 강우량도 급격히 늘었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장관은 “5년 전엔 50~60㎜가 내린 반면, 지금은 900~1000㎜나 내려 2~3월에 홍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페루 북부 피우라 지역엔 하루동안 무려 252㎜의 비가 쏟아졌다. 수십 명이 실종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북쪽 지역이 홍수로 인한 피해가 극심할 때 남쪽 지역은 비가 전혀 오지 않아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 가뭄 지역은 만성 물 부족에 시달린다. 페루 농업부에 따르면 가뭄의 타격을 받은 농업 지역은 전체의 75.25%이며 축산업 지역은 74.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맥 지역도 그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고온 현상이 극심해 안데스 빙하의 20%는 이미 사라졌다. “해안가의 기온은 10년 전 평균 13℃에서 현재 18℃로 상승”(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했다. FAO에 따르면 페루는 2050년까지 적게는 2℃~많게는 6℃까지 전국의 평균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결국 농작물의 재배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곤잘로 데하다 연구원은 “온난화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강우 패턴의 변화로 인해 농작물을 수확하는 계절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생산량의 감소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농작물의 수출량 감소와 식량 안보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정부와 FAO에선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의 최고점을 예측”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상황을 예측해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FAO는 아미까프(AMICAF)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사라질 위험이 있는 지역의 농작물”과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의 농작물” 지도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작물은 대체로 사막과 해안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리마와 이까 지역에서 수확되고 있는 감자(Papa)을 비롯해 아마존에서 재배되는 바나나(Platano), 토마토(Tomate), 양파(Cebolla), 아바(Haba, 리마콩), 커피(Cafe), 노란 옥수수(Maiz Amarillo), 완두콩(Arveha)과 북부지역 쌀(Arroz)도 포함돼 총 10가지다. 지역별로 살아남는 작물은 총 8가지다. 고지대인 쿠스코서 재배되는 바나나와 유카, 콩류(Frijol), 보리(Cebada), 유까(Yuca). 아바(Haba, 리마콩), 카카오(Cacao), 노란 옥수수(Maiz Amarillo) 등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안데스 산맥 지역이다.
곤잘로 데하다 연구원은 “2050년을 기점으로 이 농작물들이 하나씩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의 목적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끔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지역을 이동해가며 농작물을 생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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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 지대인 안데스, 정글 지대인 아마존, 리마를 중심으로 한 사막 지대는 페루가 가진 ‘독특한 지형’이다. 여기에 태평양을 마주하는 해안 지대도 끼고 있다. ‘천혜의 환경’을 가진 ‘축복받은 땅’이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계절은 “날씨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작용”(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한다. 지금 페루는 눈에 띄게 나타나는 기후변화로 정부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페루 농업부 차관 |
올 2~3월엔 엘니뇨로 인해 피해가 컸다. 곤잘로 데하다 로페즈(Gonzalo Tejada López)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 페루 본부 지역 기술 조정관(Coordinador Técnico Regional)은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향후 4만 년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난화 등 기후 변화들이 엘니뇨 현상을 더욱 강력하고 자주 발생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니뇨는 잉카 문명 때부터 발생한 기상 이변이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차관은 “과거엔 9~10년 주기로 오던 것이 지금은 3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기는 더 짧아지고 있다.
태평양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로 인해, 강우 패턴의 변화도 불러왔다. “페루의 우기는 원래 10월부터 4월까지인데, 지금은 12월부터 3월까지 내리고 있다”(곤잘로 데하다 연구원). 이 시기 강우량도 급격히 늘었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장관은 “5년 전엔 50~60㎜가 내린 반면, 지금은 900~1000㎜나 내려 2~3월에 홍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페루 북부 피우라 지역엔 하루동안 무려 252㎜의 비가 쏟아졌다. 수십 명이 실종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북쪽 지역이 홍수로 인한 피해가 극심할 때 남쪽 지역은 비가 전혀 오지 않아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 가뭄 지역은 만성 물 부족에 시달린다. 페루 농업부에 따르면 가뭄의 타격을 받은 농업 지역은 전체의 75.25%이며 축산업 지역은 74.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맥 지역도 그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고온 현상이 극심해 안데스 빙하의 20%는 이미 사라졌다. “해안가의 기온은 10년 전 평균 13℃에서 현재 18℃로 상승”(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했다. FAO에 따르면 페루는 2050년까지 적게는 2℃~많게는 6℃까지 전국의 평균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곤잘로 데하다 로페즈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 페루 본부 지역 기술 조정관 |
이에 정부와 FAO에선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의 최고점을 예측”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상황을 예측해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FAO는 아미까프(AMICAF)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사라질 위험이 있는 지역의 농작물”과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의 농작물” 지도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작물은 대체로 사막과 해안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리마와 이까 지역에서 수확되고 있는 감자(Papa)을 비롯해 아마존에서 재배되는 바나나(Platano), 토마토(Tomate), 양파(Cebolla), 아바(Haba, 리마콩), 커피(Cafe), 노란 옥수수(Maiz Amarillo), 완두콩(Arveha)과 북부지역 쌀(Arroz)도 포함돼 총 10가지다. 지역별로 살아남는 작물은 총 8가지다. 고지대인 쿠스코서 재배되는 바나나와 유카, 콩류(Frijol), 보리(Cebada), 유까(Yuca). 아바(Haba, 리마콩), 카카오(Cacao), 노란 옥수수(Maiz Amarillo) 등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안데스 산맥 지역이다.
곤잘로 데하다 연구원은 “2050년을 기점으로 이 농작물들이 하나씩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의 목적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끔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지역을 이동해가며 농작물을 생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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